천년습작 - 김탁환의 따듯한 글쓰기 특강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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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처음 책을 만났을 때 나는 왜 따뜻한이 아닌 따듯한 문구가 눈에 밟히던지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천전히 읽어 내려가면서 계속 생각나는 따듯한 글쓰기란 무엇일까를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이 생겼다. 


 따끈한 커피가 생각나기도 하고 과연 그런 글쓰기는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도무지 짐작조차 하지 못해지만 책을 다 덮고서야 바로 김탁환이란 작가의 자상함, 차분한 어조로 하나씩 끄집어 내어 오래 오래 잊을 수 없는 문구들이 묻어나기 때문이란 걸 알 수 있다.



 글을 쓰기 위해 작가가 읽어내린 그 무수한 책들, 간혹 내가 읽어 내린 책도 눈에 들어 온다. 그저 나는 재미로 또는 베스트라서  조건이 붙은 그저 단순한 읽기에 지나지 않은 그런 책들이 작가 김탁환에게는 영감이 되고 습작의 바탕이 되었던 책들이다.

 

p65 

 작가가 되는 것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되는 것이다. 글쓰는 것 말고는 어떤 일도 자기한테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평생동안 멀고도 험한 길을 걸어갈 각오를 해야 한다. - <빵굽는 타자기 >,6면

 
 얼핏 겁을 주는 문구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리 노력해도 선택되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다란 일종의 협박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끊임없이 읽고 또 읽고 등장인물과 하나가 되어 쓰고 또 쓰기위해 마라톤을 하는 하루키나 검은 석유(커피)를 들이키며 밤낮이 뒤바뀐 생활로 자신을 바쳐 써야 하는 발로크, 수천 수만권의 책을 읽으면서 구상하는 작가의 삶은 사실 생각만으로도 겁이 난다.

 

p251

 밤을 새워 소설을 읽은 후, 뜨거운 커피 한 잔을 후후 들이키며, 턱밑까지 차오른 감동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해, 나는 이 소설을 썼다. 나의 잠을 앗아간 소설들처럼, 내가 쓴 소설이 새벽까지 읽힐 수만 있다면, 어떤 고통이라도 감내하리라. <불멸>은 "이 소설을 읽은 후 인생을 찬찬히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라는 놀라운 엽서 한 장과 맞바꾸기 위해 쓰여졌을 따름이다. - <불멸> 작가의 말

 

 

 강의를 다 듣고 함께 읽어야 할 목록은 내게 또하나의 숙제로 남는다. 그리고 다시 이 천년습작을 읽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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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다리 세진이 - MBC 휴먼다큐멘터리 [사랑] 방영 로봇다리 세진이
고혜림 글 / 조선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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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다큐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 때  OO24시 같은 프로를 즐겨보았던 적이 있다. 저마다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에 특히 아이들에 이야기를 보면 절로 눈물을 쏟기에 어느 순간 끊게 되버렸다.
 
   그런 내가  지난 번 우연히 휴머다큐 사랑을 보게 되었는데, 마침 박태환 선수를 만난 세진이가 자신의 작은 명함한장을 내밀며  하체장애를 가진 세진이가 박선수와 신나게 수영하는 모습을 보고서 깜짝 놀랐다.
 
    하체의 힘을 충분히 가져야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수영을 저렇게 잘할 수 있는지 나는 그 아이의 모습을 한참을 보게 만들었다.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을까
 
    방송을 처음부터 본 것이 아닌 사람으로서 세진이가  가슴으로 낳은 입양아였다는 사실에 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눈물 때문에 시야가 흐려지게 했고 두번째에야 비로소 감정을 다스리고 읽어날 수 있었다.
 
   강인한 엄마와 아들이라고 아니 억척스런 자식교육을 위한다고 하는 엄마의 일기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감동적인 글이었다.
 
 
   장애를 보는 편견을 넘어서기 위해 이 가족이 견뎌내야 했던 일들, 같은 민족이라는 게 부끄러울 뿐이다.
 
   노사연의 노래,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
 
  라는 노래가 생각나게 하는 책이었다.
 
  세진이와 엄마 그리고 누나 은아. 이 세사람의 만남은 거의 운명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내 배속으로 열달을 같이 호흡하고 세상에 나오게 된 친자식에게서 때로는 마음의 상처를 받아 속상해 울었던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챙피한 생각이 들게 되었다.
 
   앞으로 지금까지 보여 줬던 세진이의 모습이 분명히 2012년에 열리는 런던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딸 수 있게 응원할께
 
 세진아 그리고 어머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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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지 않은 삶
최영미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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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 지속 지속되고 있다고 느낄 때는 아침에 눈을 떴을 때와 하루를 마감하고 잘때다.  
 삶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왔을때는  이미 저 멀리 가버리고 사진 앨범에서나 그랬었지라고 추억하는 나의 삶이란 이생을 하직할 눈을 감기전까지는 현재 진형행일 테니.


  다시는

  시를 쓰지 않으마
  불을 끄고 누웠는데....
  옆으로 , 뒤로, 먼지처럼 시가 스며들었다.  

                                        다시는 - 최영미. <도착하지 않는 삶>


  <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시인 최영미님의  새로나온  시를 읽는 동안  삶이 즐거움으로 만끽하는 시간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소녀시절에 가져 봄직한 떨리는 순간은 어느새 덤덤해지고 아무일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다가 맘에 드는 노래나 시를 읽어보는 일은 꼭 필요한 일이다.

   시를 읽고 감상젖어 있어보기도 오랜만이다.


  최영미시인의 이번 시집 도착하지 않은 삶은 그녀의 일상생활이 느껴지는 시들로 가득하다.  시가 아니라 그림을 보고 있는 착각을 일으킬 시들도 만날 수 있었다. 

   ? 제목인 시는 시인의 마음을 나타내주는  질문과 답을 들어볼 수 있었다.  시인은 왠지 고상한 질문과 답을 할 거야라는 나의 생각에 톡톡 튀는 답변들이었다.

 조카들과의 유쾌한 시간들을 말해주는 시들, 일상적인 일들이  시의 주제가 되는 그녀의 시들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그녀만의 장점들인 것이다.

  변함없이 일상의 반복이지만  삶의 지속되고 또 그자체로 의미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시와의 만남이었다


  나는 시를 쓴다.

  ...

  안전하게 미치기 위해
  내 말을 듣지 않는 컴퓨터에 복수하기 위해

  치명적인 시간들을 괄소 안에 숨기는 재미에
  부끄러움을 감추려,시를 저지른다.
 
                                   나는 시를 쓴다. - 최영미 <도착하지 않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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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쇼 - 세상을 지켜온 작은 믿음의 소리
제이 엘리슨 지음, 댄 게디먼 엮음, 윤미연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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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보다 집중해서 듣게 되는 라디오에서 나오는 고요하고 평온한 분위기의 낭독이라..  아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찰 일이다.  라디오쇼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This is believe>,  내가 믿는 이것이란 주제로 각양 각색의 사람들이 들려주는 자신이 살아가면서 믿는 신념이 담긴 철학적인 에세이집이다.
  

   1950년대   폭발적인 인기와 명성을 누렸지만 50년만에 다시 부활하는 또 한번의 영광을 안게 된 프로그램,  하지만 읽은 동안은 연도를 무시해도 좋을 만큼 인간의 삶이란 주제만 봐서는 구별하기 힘들다.

 

  이름만 들어도 어! 할 수 있는 유명인사들, 아인슈타인, 헬렌켈러에서 부터 빌게이츠 콜린파월에서 부터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자신만의 이야기기 나온다.

 

    한 때  가방안에 넣어가지고 지하철에서 읽었던 좋은 생각이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전해주 것처럼 라디오 쇼 역시 그 안에 담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진실이 담겨 있기 때문이리라.

 

    아이를 잃고 슬픔을 극복하면서 집착을 버린여인의 이야기, 직업이 요리사인 사람에게 바비큐가. 장례식에는 꼭 참여하여야 하는다는 사람, 진한  어머니의 사랑이 전해지게 했던 자식교육을 믿음의 우선으로 꼽은 사람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에서 나온 인생철학이다. 글 말미에 글쓴이의 직업이나 약력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한 편이 대략  편지 한 장 분량의 글을 직접 방송에서 육성으로 들려준 사람들의 사진과 잠언등도  볼 수 있다.  문장하나하나가 잠언이 될 수 있을만큼 가슴에 와닿기도 한다.

 

   부록으로 라디오쇼에 직접 원고를 응모하는 방법이 나온다. 조건이  까다롭기는 하다. 하지만  혹시 당선이 되어 방송의 출현할 기회가 생기기에 내 영어실력을 부족하기 그지없지만, 뜻있는 사람들의 많은 응모가 있을지 그래서 당선작도 낭독되는 날도 기대가 된다.

 

p127

 

   만약 우리가 아이들에게 말할 때처럼 아이들의 말에도 귀를 귀울인다면 어떻게 될까요? 또는 한 세대가 폭력 없이 존중받으며 자라난다면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나는 이 '지구라는 우주선'에서 어떤 일들이 가능할 수 있는지 우리가 전혀 모르고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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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신성가족 -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 희망제작소 프로젝트 우리시대 희망찾기 7
김두식 지음 / 창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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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갈 길은 멀고도 힘들다.란 표현이 책을 다 읽고 난 내 첫느낌이다.
 
 불멸의 신성가족, 대한민국의 사법 패밀리를 지칭하는 말이라는 데부터 아. 철통같은 방어벽으로 그 안을 들여다는 것은 아예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란 뉘앙스가 풍긴다.

 

 하지만, 전에 읽은 헌법의 풍경에서 보여줬던 우리나라 사법부가 그런 곳이구나.하고 짐작하게 했다면 이 책에서는 성역이란 그 곳을 둘러싼 커텐을 조금 젖히고 본 책이라 할 수 있다.

 

 그야말로 저자는 극단적 표현으로 자신을 바퀴벌레쯤이나 여겼었다가 사시통과를 통해 사람으로 거듭한 존재라는 시작부터가 예상을 뛰어넘는다.

 

 무려 7천명의 사람들과 직접 인터뷰한 녹취록을 분석하고 분류하는 질적연구라는 연구방법을 동원한 많은 시간과 노력의 산물, 자체로도  그 의미가 큰 책이 아닐 수 없다.

 

  직접 일선의 계신 분들,  판사와 검사, 기자와 브로커, 그리고 경찰 심지어 마담뚜까지  생생하고 진솔한 얘기를 통해 민국 사법부가 가진 특성을 비싸고 맛없는 빵으로 비유하면서 검찰이란 말만 들어도 저도 모르게 기가 죽게 만드는 이유를 의사 소통의 단절, 시간과 비용 때문에 미리 겁을 먹게 하는 현실,그리고 근본적으로 약자의 편에 인색한 불리한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무조건 대한 민국 85.8퍼센트의 입장이 아니라 14.2퍼센트의 사법의 입장에서도 그들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중에 지나친 업무량과 원만한 이데올로기를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 법조인인이라는 특성인 신성가족의 일원으로 된 그들이 겪게되는 일종의 순차적인 단계에서 빠지게 되는 유혹에서 견뎌내기 어려운 점을 여덟까지로 든다. 그 중에서 사법시험을 통과를 입문으로 사법부 내에서 서열경쟁과 관료제, 결혼시장에서 모습들, 도제식 양성시스템등은 드라마에서나 불 수 있었던 일들, 권위주의 산실들을 볼 수 있었다.

  

    바늘구멍보다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 사법부의 입성과 나와서는 변호사 개업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사법의 서열에 얽힌 문제점등은 그 안의 사람들도 역시 그리 녹록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을 거란 생각도 들게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런 관행을 우리 시민을 하루라도 깨고 좀 더 당당한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다가가기를 당부하고 있다.


 우리시대의 희망찾기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민주화이후의 민간 사회개혁의 대명사 희망제작소의 역작이었던,  날 것의 목소리를 통해 본 대한민국의 또하나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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