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멸의 신성가족 -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 ㅣ 희망제작소 프로젝트 우리시대 희망찾기 7
김두식 지음 / 창비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직도 갈 길은 멀고도 힘들다.란 표현이 책을 다 읽고 난 내 첫느낌이다.
불멸의 신성가족, 대한민국의 사법 패밀리를 지칭하는 말이라는 데부터 아. 철통같은 방어벽으로 그 안을 들여다는 것은 아예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란 뉘앙스가 풍긴다.
하지만, 전에 읽은 헌법의 풍경에서 보여줬던 우리나라 사법부가 그런 곳이구나.하고 짐작하게 했다면 이 책에서는 성역이란 그 곳을 둘러싼 커텐을 조금 젖히고 본 책이라 할 수 있다.
그야말로 저자는 극단적 표현으로 자신을 바퀴벌레쯤이나 여겼었다가 사시통과를 통해 사람으로 거듭한 존재라는 시작부터가 예상을 뛰어넘는다.
무려 7천명의 사람들과 직접 인터뷰한 녹취록을 분석하고 분류하는 질적연구라는 연구방법을 동원한 많은 시간과 노력의 산물, 자체로도 그 의미가 큰 책이 아닐 수 없다.
직접 일선의 계신 분들, 판사와 검사, 기자와 브로커, 그리고 경찰 심지어 마담뚜까지 생생하고 진솔한 얘기를 통해 민국 사법부가 가진 특성을 비싸고 맛없는 빵으로 비유하면서 검찰이란 말만 들어도 저도 모르게 기가 죽게 만드는 이유를 의사 소통의 단절, 시간과 비용 때문에 미리 겁을 먹게 하는 현실,그리고 근본적으로 약자의 편에 인색한 불리한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무조건 대한 민국 85.8퍼센트의 입장이 아니라 14.2퍼센트의 사법의 입장에서도 그들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중에 지나친 업무량과 원만한 이데올로기를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 법조인인이라는 특성인 신성가족의 일원으로 된 그들이 겪게되는 일종의 순차적인 단계에서 빠지게 되는 유혹에서 견뎌내기 어려운 점을 여덟까지로 든다. 그 중에서 사법시험을 통과를 입문으로 사법부 내에서 서열경쟁과 관료제, 결혼시장에서 모습들, 도제식 양성시스템등은 드라마에서나 불 수 있었던 일들, 권위주의 산실들을 볼 수 있었다.
바늘구멍보다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 사법부의 입성과 나와서는 변호사 개업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사법의 서열에 얽힌 문제점등은 그 안의 사람들도 역시 그리 녹록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을 거란 생각도 들게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런 관행을 우리 시민을 하루라도 깨고 좀 더 당당한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다가가기를 당부하고 있다.
우리시대의 희망찾기라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민주화이후의 민간 사회개혁의 대명사 희망제작소의 역작이었던, 날 것의 목소리를 통해 본 대한민국의 또하나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