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화살 - 대한민국 사법부를 향해 석궁을 쏘다 우리시대의 논리 12
서형 지음 / 후마니타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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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가 기억하는 김명호교수의 모습은  TV속에서 난데 없는 취재진의 인파에 무엇인가를 외치는 모습이다.  하지만 자막에는 판결에 앙심을 품고 담당 판사를 찾아서 석궁으로 보복한 사건이란 문구가 있었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석궁을 쏘는 엄청난 일까지 할 수 있었을까.

 

  인터뷰 형식으로 쓰여진 부러진 화살(2009.6 휴머니스트)는 김명호 교수의 석궁사건과 관련한 2여년 기간의 법적공방을 다룬 책이다.

 

  석궁사건의 발단이 된 성균관대  부교수 재임용 탈락을  법에 호소한 사건부터 이보다 앞선 성대 입시 문제오류를 지적한 처음부터가  김교수와 관련된 잘못 끼워진 그 첫단추였음을 알게 해 준다.

 

   나는 처음부터 읽지 않고 우선 뒤쪽에 나와 있는 판결문부터 읽기 시작했다.  법에 관련한 어려운 단어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고 판결문을 읽은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 쉽지 않으리라는 미리 예감 했던 터라 조금씩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그의 재임용 탈락에 관한 이유에  다분히 주관적이다 것과  결정적인 증거인 부러진 화살이 분실된 데에 그 어떤 명확한 이유를 들지 않는 부분이었다. 아니 해명도 없었다.

 

   이상하다는 느낌을 들면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읽기 시작했는데  사법 피해자들이라는 사람들의 일인시위현장을 인터뷰한 것을 시작으로 법원 앞에서 벌어지는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현장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본론으로 돌아가 김명호교수의 그 간의  10년이란 세월동안 겪었을 그 사건의 처음, 성대 입시 문제 오류사건이 발단이 되어 재임용에 탈락이 되고 잠시 떠난 미국에서도 억울했던 이야기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있었던 법에 호소하는 것에 시시비비를 가려줄 거라 믿었던 데 오히려 그의 분함을 극에 달하게 했던 법정에서의 공방까지  마치 내가 그 현장에 있었던 것 같은 흥분까지 같이 느낄 수 있었다.

 

  끝까지 법대로 하십시오를 외치는 김교수와  시종일관 침묵하는 모습의 법정 그리고 4년구형을 선고하는 결말까지 시종일관 긴장하게 한다.

 

  영화소재로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양심적이고 정의로 똘똘뭉친 변호사와 이들의 이유를 차분히 듣고 있다가 판결을 내리는 판사까지 모두 현실과는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끝으로  석궁사건을 보는 여러 시선들에서는 무조건 김명호 교수를 편드는 사람들만 있지 않다라는 것,   김교수의 태도를 지적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들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변하고 있는 법현실까지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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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의 절반은 뉴욕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마치야마 도모히로 지음, 강민정 옮김 / 서해문집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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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금융의 중심지이고, 미국 문화의 중심지, 패션, 극장, 텔레비전 방송, 음악의 여러 유행들이 이곳에서 생긴다는 뉴욕을 모른다는 사실, 그것도 미국인의  절반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말도 안되는 말이 어디있어.

 

   이 책은 늘 동경의 대상인 미국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과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이 쓴 글이라는 점, 서문에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보고 들은 어처구니 없는 뉴스들을 모아 놓은 것이란 양해를 구한  문구가 눈에 들어 선태하게 되었다.

 

   아마 이 글이 쓰여진 시기는 미국 대통령이 오바마가 아닌 부시 정권 시절이라 그 어느 정권보다 사건을 몰고 다녔던 시절이니 많큼 이야기도 참 다양하다란 느낌이다.

 

   무엇보다 관심이 갔던 부분은 아무래도 경제면이었다. 지난 연말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도 그 여파가 미쳤고 그 여파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서브프라임(비우량)대출의 이야기가 유독 시선을 끌었다.  IT거품이 붕괴 된 후, 투자은행들은 주택 거품을 타깃 으로 삼고 주택 대출을 증권화해서 파생금융상품으로 만들어 버려서 높은 리스크를 조각내서 다른 상품으로 분산하는 방식으로 희석시켜 결국 전 세계 시장을 흔들어 버린 사건의 실체를 알 수 있었다.

 

   선진국 중에서 유일하게 건강보험이 없는 나라, 그것은 세계 최강국인 미국입니다.  영화 <식코>의 통해  건강보험 민영화가 가져온 실태가 얼마나 비합리적인지 보여주고 있다.  그것도 이미 가입이 되어 보험료를 내고 있는 상태에서도  이런 저런 이유로 받지 못하는 사회, 결코 남의 일이라 간주해서는 안될 말처럼 들렸다.

 

   미국의 연간 옥수수 생산량은 2.5톤. 경작 면적은 약 38만 평방킬로미터. 일본의 총면적보다 넓다!  익히 알고 있는 사실처럼 들린다. 워낙 땅덩어리가 큰 나라이니 당연한 걸  가지고 비판한다할 수 도 있다. 하지만 그 옥수수가 자신도 모르게 먹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우리와 상관없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도 수입하게 된 소, 바로 그 소의 사료로 옥수수가 들어가고  흔하게 먹는 콜라의 시럽은 옥수수 시럽이 감자 튀김은 옥수수유로 튀긴 것을 먹는다. 미국인들의 비만애기가 생명을 위협한다는 것 역시 우리에게도  결코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보다 몇년 아니 몇십년 앞서 간다는 선진국의 모습들은 늘 부럽고 그런 사회에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꿈꾸지만 사실 그 안에도 우리가 모르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문제들을 갖고 있는 걸 알게 된 계기가 되어주기도 하고 우리나라가 그런 문제들까지 답습하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는 경고가 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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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야? 사실이야? - 알쏭달쏭 상식 바로잡기
가이 캠벨 지음, 김은령 옮김 / 조선북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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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물음표가  큼직한 것이 유난히 눈에 띄는 표지다.
 
  끊임없이 왜? 하고 질문을 하는 아이와 실랑이를  하다보면 저절로 드러나게 되는 엄마의 무식함, 감출 수 없는 것은 기침과 하품만이 아니었다.
 
  인체, 음식, 동물, 우주, 문화에 대한 오해 와 진실을 알게 해주는 진짜야 사실이야(2009.6 조선북스)는 알쏭달쏭한 상식을  궁금중을 해결해 준다.
 
 책속에 또다른 즐거움은 진실 혹은 거짓코너와 OX퀴즈는 상식더하기 역할을 해주고 아는 게 힘은 잠시 쉬어가는 코너 같은 역할을 한다.
 
 흔히들 물이 없는 곳은 사막이 아니라 일년중 강수량이 적은 곳은 지칭하는 말이었고 따라서 세계에서 가장 큰 사막은 사하라 사막이 아니었다.
 
 또 즐겨 먹었던 아이스크림의 31이란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그 아이스크림 가짓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한달(31)내내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니 더 재밌었다.
 
 우리아이가 가장 관심을 보인 것은 전자렌지에 관한 것이었는데  그렇지 않아고 무엇이나 전자렌지에 넣고 데워보려고 해서 나를 놀래키는 아이가 정말 얼음을 넣고 돌리려 해서 말리느라 애 좀 먹었다.
 
 전에  알기로 뽀빠이가 즐겨 먹었다던 시금치가 사실은 전쟁터에 비타민 보급이 어려운 나머지 고안해 낸 일종의 홍보효과여서 그렇지 사실 비타민은 시금치보다는 브로콜리가 많다라는 사실을 들은 적이 있는데, 당근 역시 눈에 좋다라는 말은 영국이 개발해낸 공중 요격 레이더를 감추려고 일부러 신문기사를 통해 나온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에 이제 당근 먹이기 어려운 엄마로서 더 어려워질 처지에 놓였다.
 
  이밖에도 알고 있었지만 다시 확인 하게 된 사실, 몰랐었던 사실 등등 아이와 같이 재밌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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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서아 가비 - 사랑보다 지독하다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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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삶의 일부처럼 느껴지고 하루에 한 번은 꼭 만나게 되는 휴식의 다른 이름, 바로 커피다. 
 
 커피에 관한 책이라니 저절로 손과 눈이 가는 책이다. <노서아 가비> (2009.7 살림)는 러시아 커피를 뜻한다고 한다.
 

 소설로 탄생하기에 그 모티브가 된 사건은 고종의 커피에 치사량의 아편을 넣은 사내 김홍륙의 일화다. 지은이의 말처럼 어떤 사실적인 이야기를 나열할 수도 있지만 경쾌한 사기극을 만들고 싶었던 생각에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시켰다.  나에게는 사랑과 사람에게 배신당한 주인공 따냐의 삶이 슬프다라고 생각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회오리 바람처럼 이리저리  결국 한 번 떠난 조선을 돌아오지 못하고 다시 타향으로 떠나야 했던 여인의 일생이 말이다.

 
 역관의 딸로 남들보다 다른 문화에 접할 기회가 많았던 주인공 따냐, 하지만 한순간 아버지가 천자의 하사품을 몰래 빼돌리고 도망치다 죽음을 맞게 되고 집안이 몰락하면서 꽃다운 나이 열아홉에 도망을 가게 된다. 
 

 낯선 땅 러시아에서 러시아어와 전각 기술을 가진 그녀만의 기법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면서 때로는 남을 사기도 치게 되면서 러시아 귀족들을 속여 땅을 팔기까지 한다.
 

 그러던 중에 만나게 된 이반, 그녀의 일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며 사랑이었고 끝까지 같이 있지 못했던 사람이다.

  명성황후의 시해 사건으로 거처를 러시아 공관으로 옮긴 고종의 안위를 보호하기 위해 러시아 황제를 만나러 온 조선의 사신들과 교류하게 된 이반의 계략에 그녀까지 합세하게 된 따냐, 죽을 고비를 넘기지만 무사히 조선으로 올 수 있었다.
 

 어느새 조선의 통역관으로 일하고 있던 이반은 김종식이란 이름으로 바뀌어 있고 약속했던 장소에 나오지 않은 걸 의심하지만 오직 사랑으로 그를 믿고 따르면서 그에 뜻대로 고종황제의 바리스타의 일도 받아들인다.

 
 그러나, 서서히 드러나는 이반의 다른 얼굴들이 긴장하게 된다. 그의 모습은 진정 어떤 것일까하고..
 
 아버지의 죽음과도 연관이 있고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조비의 죽음, 이병길의 갑작스런 변고까지 끊임없이 의심을 갖고 있지만 어느 하나 확실한 대답은 없고 답답하기만한 따냐. 결국 황제의 환궁을 둘러싸고 이를 반대하는 베베르와 이완용까지 자신들의 이익에 눈이 먼 어둡고 복잡한 구한말의 현실이 보이는 가운데 고종황제의 암살목적으로 일으킨 커피에 아편을 탄 사건을 일으킨 이반의 음모가 밝혀지면서 왕을 구한 따냐는 다시 러시아로 떠나게 된다.

 
 까맣고 쓴 커피를 아침식사 전에 드셨다던 고종황제와 타냐의 대화에서  잠을 자지도 그렇다고 마음 편히 기대 곳 없어 러시아 공사관에 기거해야 헀던  왕의 고뇌가 느껴졌다.
  

작가의 커피에 대한 정의가 한 편의 시다.
 

커피는 달고 쓰고 뜨거운 기억의 소용돌이다. 커피는 맛보지 않은 욕심이며 가지 않은 여행이다. 커피는 끝나지 않는 당신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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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김인만 지음, 윤희동 그림 / 예림당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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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많고 글자는 적은 글에 익숙해 버려서인지 우리집 아이들은 내가 읽어 주는 글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대화문구에만 관심이 가는가 보다. 아직 초등학교 1학년, 그리고 4살이니 그럴 법도 하다. 아니 오히려 같이 읽은 어른들에게 더 교훈적이란 생각이 들게 된다.
 

     첫번째 이야기, <생방송 효자를 찾습니다>는   효라는 유교적인 우리의 아름다운 효 문화가 어느새 매스 미디어의 볼거리 잔치로 전락했음을 보여주는 글이었다.  해마다 연말에 그 해 효자에게 상을 주려는 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각가 살기 바쁘다는 핑게 자주 찾아 뵙는 것은 고사하고 효자손이 효자상을 받는 상황이  현대인들의 단면을 보여주는 글이었다.

 

   어렸을 때 나는 시장에 간 엄마를 찾으러 무턱대고 집을 나섰다가 길을 잃은 적이 있다. 당시 나이가 우리 작은 아이 (만3세) 또래니까 정말 겁도 없다란 말이 딱 맞는데, 그날 바로 나를 찾지 못했다면 아마 나는 지금 부모님을 찾는 방송에 나가 있을지도 모른다.

 

     예전에 나의 아차 하는 실수로 고아가 되었다면 아마 다른 인생을 살고 또 우리 아이들을 만나지 못했을 거란 생각에  두 번째 이야기<골목길 국밥집>에서는  나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졌다.

 

    욕잘하는 골목길 국밥집에 경찰관 아저씨가 한 아이를 데리고 오는데 할머닌 말을 꺼내기도 무섭게 호통만 치신다. 밥줄에 서라고 말이다. 결국 국밥집 할머니가 고아인 그 아이의 후원을 하시는 줄 몰랐던 신참 경찰관의 실수라는 것, 그리고 아이가 할머니를 위해 고무장갑을 훔쳤다는 사실이 나오지만,  아이에겐 야단쳐 줄 가족이 없다란 사실에 모두 말을 꺼내지 못한다.

 

  세번째 이야기 <고맙습니다>에서는 제법 상준이를 따라하는 우리집 두 아이들, 고맙습니다. 인사까지 하면서 말이다.   천방지축 처럼 구는 상준이를 걱정하는 엄마에게 시골 시아버지가 다른 건 필요 없고 하루에 고맙습니다란 말을 세번씩 하라고 알려주신다. 꽃을 보고도 나비를 보고도 인사하던 상준이가 어느날 혼자 집을 보다 도둑아저씨와 마딱드리는데,  순진한 상준이를 보고 혼자 있을 자신의 딸아이를 생각한 도둑은 이내 마음을 고쳐 먹고 길을 나선다는 이야기이다.

 

 이밖에  어떠한 역경에도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는  쇠똥구리의 이야기,  가난하지만 엄마를 위해 비오는 날 시골집을 찾아간 막내딸과 사위의 이야기가 칡뿌리처럼 곱씹을 수록 단맛이 나는 동화 5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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