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원
니콜라스 스파크스 지음, 김진주 옮김 / 퍼플레인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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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트북>,  치매에 걸려 기억을 잃은 아내에게 사랑했던 시간들을 얘기해주는 영화는  저자의 실제 장인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었다 한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선 나도 저런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아니 사랑이란 정말 위대하다라는 내게 심어준 영화였다.
  
   애잔하고 가슴 찡하게 했던 <노트북>의 저자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신작,  <럭키 원>(2009.7. 퍼플레인) 자신의 운명을 찾아나선 사나이의 이야기다.

  쿠웨이트 전쟁터에서 우연히 주운 사진 한장이 가져온 행운, 미신이라고 그저 우연이라고 치기에는  주인공 로건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

  친한  동료들의 죽음을 옆에서 지켜보고도 자신이 살아 있을 수 있다는 그 기막힌  행운은 바로 그 사진이 가져다 주었다는 친구 빅터의 말도 모두 믿기질 않았지만 전쟁터에서 돌아와 어이없는 빅터의 죽음까지 그를 매일밤 괴롭히는 플래시백까지 겪게되고 혼란을 거듭하다 결국 사진의 주인공을 찾아 미국의 절반을 걸어서 찾아 간다.

  콜로라도에서 햄프턴까지 긴 시간을 충견 제우스와 도보여행을 마치고 도착한 곳에서 드디어 만나게 되는 사진의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사실 아들 벤과 할머니 나나와 함께 사는 이혼녀였다.

  전남편 키스 클레이튼의 존재가 약간 걸끄러운 정도가 아니라 그녀에게 행복이란 단어를 잊게 만들어준 장본인이다.

  사진의 진짜 주인이었던 엘리자베스의 오빠, 드레이크는 그녀가 의지하고 사랑했던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를 대신에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 온 로건이 아닐까 그래서 그들은 사랑에 빠지게 된 게 아닐까라는 생각하게 된다.

  사랑을  소유라고 착각한 클레이튼,  그녀의 새로 만나는 사람마다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모두 방해하고 스토킹까지 하는 나쁜남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과거 전쟁이 벌어지던  전장의 모습이  잔인하고 지옥과도 같은 모습이라면 사랑을 얻은 로건과 엘리자베스의 만남은 천구과도 같아 보인다.  

  
   그가 찾은 것은 절친한 친구의 죽음 후 삶의 의미를 불어 넣은 여인을 만나고  논리적으로 이해 할 수 없는 그녀와의 사랑에 빠지는 지극히 아메리칸 스타일의 한 편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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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마르크스 Bye, 자본주의
강상구 지음, 손문상 그림 / 레디앙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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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고 자부해 왔는데  숲속에 앉아 있으면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본다고 사실 잘 모르고 살고 있었다.

 지은이가 마르크스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30년을 넘게 살고 있으면서도 부끄럽게도 아직 한번도 <자본론>을  읽어보지 못했다. 아니 읽으면 안되는 줄 알았다.

 가방을 뒤져 나오면 바로 어디론가 끌려간다는 그 책이 마음편히 읽어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희미한 웃음을 지으려니 그 어렵다는 자본론을 이렇게 마주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왠지 판도라의 상자를 열려고 문앞에 서 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인류사를 뒤흔든 <자본론>을 가장 쉽게 풀어 쓴 책, Hi 마르크스 Bye자본주의는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해 할 수 없는 경제이야기의 그 처음을 알게 해준다.
 

 주류경제학을 배우고 익힌 나머지  자본주의적 논리에 익숙한 상태에서 처음에는 지은이의 설명이 잘 와닿지 않기도 했지만 겉모습과 달리 지배자의 악랄한 착취와 더불어 나오게 된 자본주의가 나오게 된 배경, 아무리 일해도 가난하다는 현대의  워킹푸어라는 신조어가 나오게 된 이유까지 지금 현실을 잘 이해하는 데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돈이 세상을 지배하는 자본주의가 드러내지 않아 늘 고민하게 했던 화려하고 의미심장한 문구에 가려져 있던 참모습을 보여준다.

 # 착한 자본은 없다. - 자본의 본성

  자본가의 최대 목적은 이윤추구다. 자본가가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이유가 돈을 안주는 잉여 노동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노동자는 자신이 만든 가치 중에 일부만 임금으로 받고 나머지 잉여가치는 빼앗기기 때문에 결코 자본가가 될 수 없다.

 # 자본의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 사람을 덜 쓰고 기계를 더 쓰는 것은 실업자 증가는 필연이며 자본주의가 계속되는 한 실업도 계속된다.

  세상에 오르지 않는 것은 아이들의 성적과 남편의 월급이라는 헛웃음이 나오는 말이 있다. 확 와닿기도 하지만 매달 통장에 그 날짜에 꼬박꼬박 들어온다는 자체에 만족하고 있었는데 자본의 그 무서운 얼굴에 알고도 속은 느낌이 든다.

  내가 하는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대접받는 그런 사회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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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집에 있을걸 - 떠나본 자만이 만끽할 수 있는 멋진 후회
케르스틴 기어 지음, 서유리 옮김 / 예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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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남편따라 주말마다 휴가때마다 전국을 누비면서 다니고 있는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이런 내가 우겨서  다른 때와 달리 올해에는 남들이 다 간다는 강원도로 다녀왔다. 반대편 차선이 꽉 막힌 것을 보면 희열을 느낀다는 남편의 말을 무시하고 우리가 꽉 막힌 차선에 서 있었던 올해 휴가는 내게는 아주(?) 기쁜 일이었다고 할 수 있다.
 

 늘상 남들이 잘 안가는 곳만 다니다 보니 사람들에게 시달리는 법은 없어서  좋은 점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휴가는 사람들이 북적대는 곳으로 한 번쯤은 휴가지에 온 것같은 느낌을 들고 싶어서였기 때문이다.

 

 남들이 들으면 이상하네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묻지마 여행을 다녀본 사람으로서 나름 터득한 방법이라면 일단 무조건 마음을 조금은 느긋하게 먹어야 한다는 점이다.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면서 제일 먼저 내가 생각하는 말은 "그냥 집에 있을 걸" 이다. 어차피 잘 알고 가는 곳도 아닌데다 미리 체크를 꼼꼼히 한다해도 늘상 생기는 난관은 있게  마련이어서 걱정을 달고 다니는 성격이라 이 책을 본 순간 어 이거 내얘기인데 라는 동질감이 생겼다.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참, 세상에 나같은 또 있었군.하는거울을 들여다 본 느낌이다. 그것도 지구 반대쪽에 살고 있는 사람이 어쩜 이리도 닮을 수가 있는 걸까.

 

 여자 알랭드 보통이라는 케르스틴의 매력은 평범해 보이면서도 특별한 일들을 유쾌하게 풀어낸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친구들과 떠나는 여행에서 서로 아웅다웅하는 모습, 아이들을 빼고 꿈같은 휴식을 위해 간 곳에서 늘어놓은 시어머니 험담이, 어렸을 적에 사촌과 가족여행에서 겪었던 일화 그중에서도 화장실때문에 일어난 외할머니의 기발한 아이디어는 시트콤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운전하느라 힘든 사람 옆에서 혼자 낄낄 대고 읽었던 책,< 그냥 집에 있을 걸> 남의 속도 모르고 있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읽어 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이니까.

 

 

 혹시 휴가를 피치 못해 가지 못한 사람들이나 혹시 지금 지루할 것 같은 여행이 기다린다면 꼭 가지고 가야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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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4
서머싯 몸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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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싯 몸의 작품을 처음 만난건 이제 대학에 막 들어간 새내기때였다. 청춘이란 곱디 고운 시절의 문앞에서 세상의 걱정을 모두 짊어 지고 갈 것처럼 항상 어두운 얼굴을 하고 다녔던 그 때, <인간의 굴레에서>는 내게 막연하게만 느꼈던 삶이란 이런거야 라는 답을 알려 주는 것 같아 영원한 팬이 되버렸다.
 

  고전이란 늘 현시대와는 동떨어진 문화적 시대적 배경을 다루고 있는데 반해 한 사람의 일생 전체를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언제 읽어도 두렵지 않게 만든다.

 

 지난 해 역시 내 주위에서 일어난 사건들은 모두 20대 방황하던 그 시기 못지 않게 나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 투성이었다. 왜 이런 일이 내게만 일어나는 거지. 난 왜 매번 운이 없지등등.

 

 문득 다시 그때처럼 어떤 답을 구할 수 있을까 싶어 서머싯 몸의 작품을 찾던 중에 만나 <인생의 베일>도 재밌게 읽고 공감했었다.

 

 그리고 올해에는 인간의 굴레에서, 달과 6펜스와 함께 서머싯 몸의 장편소설중의 하나라는 <면도날>(2009.6 민음사)는 내게 눈을 번쩍뜨게 만든다.

 

 처음부터 자신이 관찰자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몸,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어떤 결말도 없다. 어떤 큰 기대를 하지 말라는 단호함이 벌써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증을 더 하게 만든다.

 

 자신의 교양을 무엇보다 과시하기 바쁜 사람 엘리엇을 만난 몸은 그로 인해 여동생 가족과 알게 된다.  시대적 배경이 1차세계대전이 끝나고 경제 공황이 일어나기까지의 시간동안 이들 가족에 변천사와 함께 주인공 래리의 인생여정이 들려주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엘리엇의 조카 이사벨의 약혼녀, 래리는 공군에 자원 입대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만나게 된다. 전쟁에서 전우의 죽음은 래리로 하여금 트라우마(정신적 외상) 상태로 어떤 일에도 관심이 없고 오직 독서와 편안함만을 추구한다. 결혼을 하고 싶어하는 약혼녀의 이해를 구하기에 둘의 생각은 너무도 달랐고, 결국 파혼하게 되는데..

 

 각자의 삶에 충실하게 살아가던 중 10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고 다시 만난 이사벨은 래리의 절친이며 예전부터 이사벨을 사모하던 증권회사 사장 아들인 그레이와 결혼하였지만 경제 대공황으로 파산을 하면서 거처할 곳을 마련해준 엘리엇의 배려로 파리로 오면서 래리와 다시 만나게 된다.

 

  여전히 래리를 사랑하는 이사벨, 그리고 그녀의 마음을 꿰뚫고 있는 몸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래리와 만나 그간의 여행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책장이 언제 넘겼졌는지 잊게 만든다.

 

  이야기의 축은 래리의 세게 곳곳을 다니면서 겪었던 일들이 대부분이지만 거기서 만난 그를 둘러싼 여인들의 이야기들도 재밌다.

 

  사랑하는 남편과 자식을 모두 잃고 약물과 술에 의지에 살아가던 소피와 결혼을 마음 먹은 래리에게 이사벨의 질투가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오고야 마는데..

 

 

  두툼하다.

 

  그러나 시간이 언제 가는지 모르게 만드는 서머싯 몸의 명쾌한 문체, 그리고 제목만큼이나 날카로운 주인공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의 표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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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내가 잊고 있던 단 한 사람
정채봉 지음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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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작고하셨지만 늘 우리 곁에 계신 것처럼 느껴지는  정채봉선생님의 글은 이른 아침 맑은 물에 얼굴을 담궜을 때의 청명함이다. 
스무살 어머니. 물에서 나온 새, 날고 있는 새는 걱정할 틈이 없다등등 그분의 글은 모두 섭렵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팬이지만 이번에 다시 만나는  <나, 잊고 있던 단 한사람> (2009.5  코리아 하우스)는  그분의  병상에서  지내셨던 일기를  알 수 있는 책이다.

  어른을 위한 동화를 쓰시던 분이라 짧은 글이  주는 감동은 긴 소설을 읽고 난 뒤의 그 것보다 때로는 배가 되기도 한다. 현실에서 지나치고 무시해버려서  나라는  존재조차 잊고 살던  각박한 세상에  한줄기 빛처럼 삶에 힘이 되기도 한다.
 

  주룩 주룩 내리는 비가되버린 눈물을 감추지 못하게 하는 병마와의 사투 일기,  딸과의 맥주 한잔은 세상에 이제 남겨질  딸과의 이별을 예고 하는 장면이 연상되게 하여 슬프고  긴 수술을 잘 견뎌내고 창밖으로 지나가는 지하철조차도   모두 경이롭게만 보이게 하는 병상에서의 하루 하루 일들  모두가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에반해 갈 수록 살기 어렵다는 하는 삶의 기대감조차 없게 하는  각박한 세상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글도 있다.  아기들만 빼고 사람들은 모두 최면에 걸린 상태라는 비유, 아름답게 보이고자 본래의 얼굴을 뜯어고치고 보다 섹시하게 보이고자 밥을 굶고 있는 세상,  돈을 좇는 일이라면 세퍼드처럼 나서고 지위를 얻는 일이라면 똥개처럼 비굴해도 좋다. 이런 최면 상태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라면 잠시 걸음을 멈추어 주기 바란다는 당부의 말씀까지 모두 정곡을 찌른다.

   p127

    컴퓨터에 의해 인류는 진보했지만 행복이 가까워진 것은 아니다. 인터넷에 의 해 정보는 엄청나게 빨라졌지만 그렇다고 행복이 1분안에 화면에 떠올라 온 것은 아니다. 어쩌면 컴퓨터와 인터넷에 의해 더욱 통제되고 더욱 바빠야 하는 노예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당신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하늘에서 보내주신  편지 한 장 같은  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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