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음식 내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음식 1
이숲 편집부 엮음 / 이숲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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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도 쌀쌀한데다 마음도 쓸쓸해 입에 무언가 넣어 맛을 음미하기도 전에 허기진 몸을 덥혀주는데 급급해 먹었던 길거리 포장마차 어묵 한 꼬치와 국물은 그 어떤 비싸고 맛있는 음식과 견줄 수 있을까

   헤어지기 전에 저녁은 먹어야 하는데 주머니 사정을 좋지 않아 차비만 빼고 먹었던 자장면 한그릇, 그 때 마침 옆자리 연인의 달콤한 탕수육이 얼마나 탐이나던지..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사먹자며 메모지에 적었던 지금 가장 먹고 싶은 음식 베스트 10을 10년이 지나 떠올려 보니 너무 유치하다. 하지만 그때 그 자장면 맛은 잊을 수 없다. 

  #음식은 입으로만 먹는 게 아니다.

  세상에 많은 음식은 문화와 생생히 살아숨쉬는 삶도 모두 담아있다. <내가 사랑한 세상의 모든 음식>(2010.12 이숲)은 제목처럼 세상의 모든 음식을 말한다는 것은 두께도 두께지만 얼마나 많을까 얼마나 맛있는 것일까 상상하게 만든다. 비록 사진이지만 냄새도 나는 것 같다. 음식은 입으로 먹지만 오감을 모두 동원하기에.
 

  지구상을  구분하는 맛으로 분류했다. 서양의 맛과 동양의 맛으로 나누고 저자들의 특별한 추억과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장소까지 소개하지만 가장 먼저 눈에 드는 것은 냄새까지 사랑스러우 것 같은 큼직한 음식사진이다.

 
 #미식가들의 전문가의 음식평을 담은 책도 이보다 끌리지는 않다.

 요즘에는 좀 뜸해졌지만 한동안 즐겨보던 맛있는 음식을 세계의 음식을 소개하는 TV의 한 프로그램이 있다. 더운 여름에는 보기만해도 시원해지는 음식으로 겨울에는 뼈속까지 따듯하게 만드는 국물음식까지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그곳의 기후와 문화는 음식을 통해 모든 걸 말해주고 있는 것을 알려준다. 

 마치 식당에 들어가 메뉴판을 보며 오늘은 어떤 걸 먹을까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싶을 만큼 끌리게 하는 음식들이다. 프랑스 음식으로 처음 들어보는 코코뱅, 이미 우리 입맛에 길들여진 파스타, 퐁듀를 비롯해 이미 한국인의 맛으로 바뀐 자장면의 원조를 찾아가 보는 것은 꼭 문화탐방을 떠나는 기분까지 느낄 수 있게 한다.

 마지막에 소개된 외국인이 우리의 음식 순대국밥은 일종의 혐오식품으로까지 비춰졌던 순대에 얽힌 일본인의 입맛까지 사로잡힌 것은 모양도 아니고 오직 좋아하던 이의 말 한마디였다. 

 음식을 같이 먹는다는 것, 그것은 단순히 허기를 달래는 것 뿐 아니라 사랑하는 이와 눈빛을 나누고 사랑을 교감하는 복잡한 단계를 거치며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를 기억하게 만드는 것 같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는 것도 동시에 일깨워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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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베이커 자서전 : 성장
러셀 베이커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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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은 책을 정리하는 의미로 머릿말을 다시 읽어보게 된다. 의외로 작가의 말을 통해 책을 어떻게 이해해 달라고 하는가 알수 있고 책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려 주기도 한다. 읽다가 자칫 놓칠 수 있는 점도 포함해서다.
 

 러셀 베이커는 자신의 이야기인 자서전을 왜 썼을까? 자랑하고 싶어서아니 지금 성장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렇게 살면 더 나은 삶을 살테니 꼭 지켜달라는 당부를 쓴 건 더더욱 아닐텐데.. 기억을 잃은 어머니를 추억하고 싶고 어머니와의 일들을 나열함으로써 50대인 시점에서 뒤돌아 본 자신을 세상에 드러냄으로써 인생을 사는 재미가 무엇인지 알려주려 했던 게 아닐까

 

 자서전이라니 죽음을 앞두고 쓰는 유언장을 연상한 내게 자서전도 이렇게 재밌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러셀 베이커의 자서전- 성장>(2010.10 연암서가)이다.

 

 왠지 슬프고 고생스러운 일들이 주로 나오겠군 하는 선입관은 마치 고부간의 갈등이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있었네로 바뀌게 되었다. 러셀의 어머니 루시는 혼전임신으로 시어머니와 불화가 있었다. 마치 우리나라에 갓 시집온 며느리와 시어머니간의 의견충돌을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생활전선에 뛰어든 어머니는 경제공황으로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지게 되자 외삼촌댁에 잠시 살게 된다. 그 와중에 만나게 된 어머니의 새 아버지가 될 뻔 했던 울루프 아저씨와의 편지 전문은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루지 못한 이와 나눈 편지를 이렇게 오랜 시간 그대로 간직한 어머니가 계시다니 더 놀랍다(나중에 어머니는 재혼을 하신다) 편지 내용을 통해 공황기의 어려운 생활이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1층에는 시신을 보관하는 곳으로 빌려주었던 곳에서도 살았던 일화는 읽는 중간 중간 웃음이 나게 하고 학구열이 대단했던 어머니는 어려운 형편에도 옷을 사주기도 하고 갑작스런 재혼으로 가족 부양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에 어린 러셀의 동의(?)없이도 하셨다.  기관사였던 새아버지에게 소심한 반항, 2차 세계대전에 자원 입대해 전쟁에 대한 공포보다는 비교적 우회적으로 전쟁의 이면을 묘사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여인의 시시콜콜 과거까지 드러내면서도 과감히 결혼하고 싶은 마음을 주저하는 소심함을 보여주기도 하는 러셀 베이커, 좌충우돌이란 말이 어울리는 그의 자서전 정말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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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놀이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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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대하소설을 떠올리면 단연코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이다.  다음 권의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 지 읽을 수록 읽어내릴 수록 더 갈증을 느끼게 하고 첫장이 마지막장이 될때까지 밤잠을 설치게 했던 이야기꾼 조정래의 장편소설은 처음 접한다.

 

 한권이라 금방 읽힐 줄 알았다. 하지만  대하소설 못지 않은 긴 시간을 담고 있고, 각 인물들의 처지가 한 인물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잘 이어 읽어야 했고 기억과 현실이 오가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스릴도 느낄 수 있다.

 

 한국적인 너무도 한국적인 소설의 배경이랄 수 있는 6.25 전쟁전 이데올로기가 한창 불꽃을 일어나고 있던 한 농촌에서 벌어진 지주가문의 몰락는 그 중심의 선 대장장이의 배점수가 있다. 이들의 이해관계는 2대를 걸쳐 일어난다.

 

 각 네편의 중편이 한 권의 장편이 되기에 연작소설의 느낌을 들게 한다.

 

 이름도 바꾸고 한 기업의 사장이 되어 신분도 출신도 모두 바꾸고 살아가는 황만복의 원래 이름은 배점수다. 어느날 걸려온 전화 한 통은 그동안 잊으려고 한 아니 잊고 싶었던 일로 혹여 가족들에게 아니 자신에게 죄를 물으려는 것은 아닌지 밤잠을 설친다.

 

 "배점수씨, 당신 너무 오래 살았다고 생각하지 않소?"

 

소름끼치는 낮은 목소리의 숨통을 조이는 어조가 연상되게 한다. 과연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구인지 궁금증을 더하게 하는 소설의 시작이다.

 

  점수는 동생 순월이가 마을 지주인 신주사네 아들 병철이와 친구들의 의해 굴욕적인 일을 당하지만 오히려  죽도록 매을 맞고 죽을 고비를 넘긴다. 분이 풀리기도 전에 아버지에 이끌려 대장간에서 일을 배우게 된다.

 

  일제강점기가 끝나가고 지주계급이었던 신주사네가 친일로 몰리지만 그가 기대했던 것 만큼 어떤 벌이 시원하게 해소해 주지 못했던 중 노동자 농민들의 해방을 가져올 것이라면 그를 혁명의 앞에 서게 했던 방선생과의 만남이 이어진다.

 

  그들의 한을 풀어줄 일임과 동시에 삼봉산의 혈을 끊어야 한다고 선동자의 말에 창을 내리 꽂고 신씨가문의 남정네들을 모조리 몰살하는 데 앞장서게 된 뒤 모두 38명의 사람을 죽이게 된다. 혁명의 성공을 자신했던 방선생의 자살은 배점수는 산으로 북으로 도망다니게 된 신세가 된 뒤 아내와 칠성이는 마을사람들에게 붙잡히고 처참한 죽음을 당한다.

 

  잔인하게 복수하는 것을 내세운 철저한 계획이나 실행을 하는 등의 일련의 추리소설을 연상시키지만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하는 묘한 기운이 있는 이야기다. 아버버지가 저지른 일을 알아가는 현재의 아들이 난리통에 도망간 아버지를 기억하지 못하는 칠성이와 조우, 결국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지 못하고 죽는 점수의 결말은 다소 허탈하게 만든다.

 

  역시라는 찬사가 나오게 하는 글의 매력에 빠지게 하고 하룻밤에 한 권을 읽었던 이십대의 하얀밤이 떠오르게 했던 오랜만에 느껴보는 가슴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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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훔친 황제의 금지문자 - 문자옥文字獄, 글 한 줄에 발목 잡힌 중국 지식인들의 역사
왕예린 지음, 이지은 옮김 / 애플북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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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착각이 이 책을 읽는 데 방해요소가 되었다. 3천년전에도 트위터가 있었다니..  그때에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있어서 서로의 안부를 실시간으로 묻고 팔로우 할 수 있었다는 말인가. 아닌데  뭐가 대체 트위터와 견줄 만 하다는 건지.. 도통알 수가 없다.
 

 문자옥(文字獄), 글 한 줄에 발목 잡힌 중국 지식인들의 역사, 영혼을 훔친 황제의 금지 문자(2010. 11 애플북스)는 다 읽고 나서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 한 번더 읽고 나서야 문자옥과 트위터의 공통점은 글 한 줄에 있었음을 찾았다. 이기쁨을 혼자 깨달았다니.. 아 이런 아둔한 나의 머리여..

 

 얼마전에 끝난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의 극중 배우가 되어 팬들과 실시간으로 촬영현장에서 있었던 소소한 일들, 사진까지 볼 수 있었다. 물론 드라마가 끝나고 아쉽게도 트위터에서의 잔잔한 감동이 사라져서 아쉽지만 바쁜 스케줄에 일일이 댓글을 달아 팬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스타가 더 가깝게 느껴져서 기분 좋았다.

 

 반면에 연예인처럼 이미지로 사는 사람들이나 유명인들의 흠집잡기에 이용되어 살아있는 사람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무서운 무기가 되기도 하는 두 얼굴의 트위터다.

 

 사람도 많고 그만큼 일도 많았던 중국, 영화에서 기억한는 잔인한 방법을 모두 동원하는 모습은 비단 중국만의 일은 아니겠지만 (그만큼 좁은 상식에 기인한) 이 책을 통해 말한마디, 글 한 줄로 엄청난 일들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이미 죽은 사람도 다시 꺼내 다시 죽이는 처첨한 방법도 마다하지 않았다.

 

' 선무당이 사람잡는다' 고 명나라 태조 주원장이 자신의 출신이 미천함을 자격지심이 왕이 된 뒤에 책을 읽고 학문을 쌓았는데 짧은 지식으로 간신히 무지함에 벗어낫지만 그의 어설픈 학식으로 수많은 인재를 사지로 몰아넣었는데, 예성생지(슬기로운 성품이 지혜를 만든다)라는 글자를 "생지"가 승지라는 단어와 그 발음이 같으니 이것은 과거 내가 중노릇 했다 것을 비웃는 것이 아닌가?"하면서 화를 냈다고 한다. 이밖에도 글자의 발음이 비슷하다고 죽이고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많은 사람을 죽이는 일도 있었다.

 

 자신의 안위와 국가적 통치를 위한 일이라고 하기에 황제의 권위를 남용한 예를 수없이 나열한 저자는 자신만의 원칙을 세워 책에 수록된 인물들은 정했다고 말하면서 웃으면서 이해해 달라고 하지만, 사실 짧은 지식으로 다 이해하기엔 시간의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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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관계학 - 상처투성이 인간관계를 되돌리는 촌철살인 심리진단
송형석 지음 / 청림출판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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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보는 사람과 어색하지 않게 방법으로  내경우 이런 저런 이야기를 꺼내거나  먼저 말을 거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나의 방법이 먹히지 않는 적이 얼마전에 있었다. 아니 나를 당황하게 만든 최초이자 급 소심하게 만들었던 경험이었다. 불과 몇달전만 해도 엘리베이터에서 만나거나 다른 곳에서 만나더라도 웃으면서 인사를 했던 이웃이 어느날 부터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기 시작했다.

 

 뭐 내가 뭘 잘못했나하는 고민을 시작으로 한참동안 생각하게 만들었는데 나중에 보니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경험을 토로했다. 좀 이상하다.. 그래 결론이 났다. 나도 똑같이 대해주기로 했다.

 

 이웃간에 관계라는 것이 사실 따져보면 안봐도 그만일 수 있는 상황이지만 오래 살 경우 여간해서 쉽게 풀리지 않는 적도 본 적이 있어서 사실 제일 어려운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 <위험한 관계학> (2010. 11 청림출판)이란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던 이유이기도 하다.

 

 남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해도 위험할 것 같다. 그러나 그런 경우은 없으니 관계라는 것은 그 자체가 위험하다.  

 

 즐겨보는 리얼버라이티 프로그램에서 친숙한 얼굴의 정신과 의사가 지었다니 더 읽어보고 싶기도 했고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처음에는 요새 내 주된 관심인 내 아이와 나는 왜 맞지 않을까? 혹시 내게 문제가 있다고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여기저기 끼워맞춰보느라 정작 재미보다는 걱정이 먼저 앞서긴 했다.

 

 하지만, 다양한 관계를 사례를 들어 설명해 놓고 있기에 읽어나갈 수록 내문제를 들여다보기보다는 조금은 떨어져서 읽게 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나의 문제는 나에게 있기도 하지만 나의 부모, 조부모, 몇 째로 태어났는가하는 데 다방면으로 짚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이성간의 관계도 어찌보면 내가 싫어했다거나 좋아했던 이상형을 만나 겪고 있는 예는 읽다가 맞아, 드라마에서도 현실에서도 만난 커플들의 대화가 연상되게 만들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재미는 인간 관계를 위한 특별한 기술, 바로 대화법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아마 심리를 다룬 책을 읽으면서 웃음이 절로나게 만들었던 적은 처음이다. 이럴 때 이렇게하는 식의 대화는 식상하다.  상대의 코를 납작하게는 만들 그런 말싸움의 기술을 말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최소 당황하거나 상대를 기분나쁘지 않게 그리고 나처럼 대화를 하다 함정에 자주 빠지는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한 방법들 아주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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