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베이커 자서전 : 성장
러셀 베이커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 읽은 책을 정리하는 의미로 머릿말을 다시 읽어보게 된다. 의외로 작가의 말을 통해 책을 어떻게 이해해 달라고 하는가 알수 있고 책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려 주기도 한다. 읽다가 자칫 놓칠 수 있는 점도 포함해서다.
 

 러셀 베이커는 자신의 이야기인 자서전을 왜 썼을까? 자랑하고 싶어서아니 지금 성장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렇게 살면 더 나은 삶을 살테니 꼭 지켜달라는 당부를 쓴 건 더더욱 아닐텐데.. 기억을 잃은 어머니를 추억하고 싶고 어머니와의 일들을 나열함으로써 50대인 시점에서 뒤돌아 본 자신을 세상에 드러냄으로써 인생을 사는 재미가 무엇인지 알려주려 했던 게 아닐까

 

 자서전이라니 죽음을 앞두고 쓰는 유언장을 연상한 내게 자서전도 이렇게 재밌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러셀 베이커의 자서전- 성장>(2010.10 연암서가)이다.

 

 왠지 슬프고 고생스러운 일들이 주로 나오겠군 하는 선입관은 마치 고부간의 갈등이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있었네로 바뀌게 되었다. 러셀의 어머니 루시는 혼전임신으로 시어머니와 불화가 있었다. 마치 우리나라에 갓 시집온 며느리와 시어머니간의 의견충돌을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생활전선에 뛰어든 어머니는 경제공황으로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지게 되자 외삼촌댁에 잠시 살게 된다. 그 와중에 만나게 된 어머니의 새 아버지가 될 뻔 했던 울루프 아저씨와의 편지 전문은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루지 못한 이와 나눈 편지를 이렇게 오랜 시간 그대로 간직한 어머니가 계시다니 더 놀랍다(나중에 어머니는 재혼을 하신다) 편지 내용을 통해 공황기의 어려운 생활이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1층에는 시신을 보관하는 곳으로 빌려주었던 곳에서도 살았던 일화는 읽는 중간 중간 웃음이 나게 하고 학구열이 대단했던 어머니는 어려운 형편에도 옷을 사주기도 하고 갑작스런 재혼으로 가족 부양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에 어린 러셀의 동의(?)없이도 하셨다.  기관사였던 새아버지에게 소심한 반항, 2차 세계대전에 자원 입대해 전쟁에 대한 공포보다는 비교적 우회적으로 전쟁의 이면을 묘사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여인의 시시콜콜 과거까지 드러내면서도 과감히 결혼하고 싶은 마음을 주저하는 소심함을 보여주기도 하는 러셀 베이커, 좌충우돌이란 말이 어울리는 그의 자서전 정말 재미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