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오진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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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알레프라는 의미가 무엇을 뜻하는 지 읽고 나서야 한참에서야 불이 들어오는 형광등 불빛처럼 다가온다.  일종에 '기氣 '라는 것이 알 듯 모르 듯 내 주위 이 세상을 돌고 있는 기운을 뜻한다면 코엘료의 알레프 역시 지금의 나와 전생의 나는 같을 수도 있고 아니면 전혀 다른 존재다.
 

  한동안 코엘료의 책을 일부러 찾아서  읽은 적이 있다. 연금술사, 오 자히르, 11분까지 읽었다. 그 후에 나오는 책들 역시 관심을 갔지만 선뜻 집어들게 되지 않는 이유는 고정 팬들을 가진 작가의 이름값이 붙은 뒤에 오는 일종의 관심이 조금 덜 해진 것이지 언제든 새 책이 나오면 눈이 먼저 가는 작가다.

 

  2011년을 이제 몇달 안 남겨진 상황에서 그의 신작이 나왔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코엘료는 왠지 우리나라 작가 인것 마냥 친근하다. 정서가 비슷한 것도 아니지만 왠지 한국에서 유난히 성공한 케이스라는 공통점일지도..

 

  이번 책을 읽는 동안 개인적으로도 기차를 타면서 읽어서 인지 그 느낌이 기존의 책들과 다르게 다가온다.  9228km라를 거리는 다를지라고 온몸이 흔들거리며 발이 땅에 닿지 않고 있었다는게 같다고 볼 수 있다.

 

  작가 자신이 먼저 원했던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오르게 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타기전에 예언했던 일들이 하나 둘 맞춰져 간다.  이미지가 가득 담긴 문구가 먼저 들어오고 동양적인 기의 세계를 체험한 작가의 의도적인 설명이 사실 뭔가 곰곰히 생각하게 만들지만 전생과 환생등 이미 짐작했던 대로 서양인들이 가진 신비로운 동양의 철학을 보는 느낌이 들게 한다.

 

  59세의 나이의 작가와 21살의 힐랄이라는 바이올리스트, 그리고 통역사 야오는 기차를 타고 중간 중간 내려서 러시아의 거리를 걷고 도시를 돌아보는 중에 나이를 가늠할 수 없게 만드는 그들의 대화는 때로는 언쟁이 되었다가 때로는 위로가 되기도 한다.

 

  결국 친구이자 전생의 자신 때문에 죽었던 다섯번째 여인이었던 힐랄과의 전생이야기는 마녀재판의 한 가운데로 데려다 놓고 비로소 작가가 말한 현재도 미래도 과거도 모든 한 곳에서 이뤄져 있음을 알게 된다.

 

  여행이 끝나가도록 떨쳐내버리지 못한 힐랄과의 관계 결국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공항에서 이별을 하게 됨으로 이야기도 끝난다. 마치 꿈처럼  깨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아무 준비없이 과거로의 체험이 주는 위험에 대한 경고까지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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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설헌 -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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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새가 되고 싶었던 적이 있다.  다시 태어난다면 동물 중에 새가 되고 싶다.  동물의 왕국이란 프로만 보더라도 땅위에 사는 동물들이 자기보다 덩치 큰동물들에 먹이가 되고,   무리를  지어 다니더라도 늘 힘없이 거칠게 잡아 먹히는 것이 안타깝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날아다는 새류는 훨훨 날아다는 것만으로 시야가 넓어보인다. 물론 새의 입장에서 말한다면 꼭 그렇지는 않겠지. 허가 없이도 결코 갈 수 없는 곳도 갈 수는 있지만 위험은 늘 피할 수 없을 테니까

 파란 하늘을 날아다니며 가지 못하는 곳이 없는 생동적인 새가 있다면  마음의 새는 비록 날지는 못하지만  시로  대신 날려보낼 수 있었던 <난설헌> (2011.10 다산책방)의 이야기다.  첫장부터 의지와 상관없이 이름도 생소하고 낯선 곳으로 시집을 가게 된 허엽의 막내딸이자  홍길동전을 쓴 허균의 누이 호가 난설헌인 허초희는 그야말로 단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엎드려 바라건대 이 대들보를 올린 뒤에 계수나무꽃은 시들지 말고 요초는 사시사철 꽃다워지이다. 해가 퍼져 빛을 잃어도 난새를 어거하여 더욱 즐거움을 누리고, 육지와 바다가 빛을 변해도 회오리 바람의 수레를 타고 오히려 길이 살며 은창이 노을에 눌릴 만큼 자욱하며, 아래로 구만리의 미미한 세계에 의지하여 굽어보게 하시며, 구슬문이 바다에 다다르면 웃으며 삼천년 동안 맑고 맑은 뽕나무 밭을 웃으며 바라보게 하시며 손으로 삼소해와 별을 돌리고 몸으로 구천의 바람과 이슬 속에 노니소서 
                                                             <백옥루상량문 -허난설헌> -여덟살 어린나이에 지었다함 

  천재시인이자 요절한 여류시인 난설헌의 작품이 선뜻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그녀의 아픔이 그녀가 (그미가) 누리고자 했던 자유로운 세계가 느껴졌다.

  안동김씨 명문대가와의 혼약이지만 벼슬한자리 못하고 기방이나 들락거리는 남편 김성립, 자신을 눈엣가시마냥 보는 시어머니 송씨 그렇잖아도 어려운 시집살이 그녀가 기거하는 차디찬 방만큼이나 어렵고 가슴시리게 한다. 아들의 과거 낙방에 대한 원한을  서책을 가까이 하고 있는 며느리에게 화를 내시는 시어머니는 특히나  열여다섯 어리디 어린나이에  감내하기 버겁기만 하다.

  뒤이은 아버지의 죽음소식, 오빠의 귀양까지 그녀가 의지했던 이들과의 이별은 그미를 더욱 가혹할 만한 소식이 이어진다. 몸을 추스릴 틈도 없이  첫날 소헌을 낳고 잠시나마 위안을 얻지만 여전이 남편 성리븐 기방을 끝지 못한다. 둘째를 가지고 입덧으로 고생하는 와중에 오빠 허봉의 방문으로 그미의 몰골이 말이 아닌 것을 보고 당장 데려가려 한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고 귀양살이를 떠난 허봉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만 쌓이고 드디어 친정나들이에 나선다. 

  둘째  제헌이를 낳은 그미가 다시 시집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그미를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은 시어머니의 노골적인 아이와 떼어놓으려는 유모들이까지 결국  두아이의 죽음은 그녀를 버틸 힘마저 송두리째 빼앗고 말았다. 

  지난해에는 사랑스러운 딸을 잃었고
  올해는 하나 남은 아들까지 잃다니
  서럽고 서러워라 광릉고장에
  두 무덤 나란히 마주보고 만들어졌네
  백양나무 쓸쓸타 바람이 일고
  도깨비불 소나무에 비추이누나
  지전으로 너희들 혼을 부르고
  무덤에 맹물 한잔 부어놓는다
  너희들 남매의 가여운 혼이야
  생전처럼 밤마다 정답게 노닐고 있으리
  비록 뱃속에 아이가 있다 하지만 
  어찌 제대로 자라날 수 있으랴
  하염없이 슬픈 노래를 부르면서
  비통한 피눈물에 목이 멘다.

 구구절에 아이 잃은 어미의 한도 끝도 없는 울음이 배어 나온는 시다. 

결국 스물일곱이라는 꽃다운 나이에 생을 하직하게 된 난설헌, 이승과 저승을 오간다는 솟대를 넘어 비로서 자유를 얻는다.  줌 렌즈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샅샅이 살펴보는 것처럼 세밀한 묘사가 잊지 못하게 만드는 제1회 혼불문학상을 영예를 안은 작가의 연륜이 곳곳에 묻어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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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로 산다는 것 - 우리 시대 작가 17인이 말하는 나의 삶 나의 글
김훈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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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서평은 출판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화려하다.  책속에 나오는 목차만 봐도 흐뭇하다. 출연하는 작가들이 하나같이 말이다.  좋아하는 작가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생각에  제목을 보자마자  작가와 작품들이  하나 둘 떠올랐다.  소설이란 장르를  즐겨 있고 있다면 당연히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소설을 쓰고 싶어하는 지망생이 아니어도 소설가는  동경의 대상이다.  하지만 만약에 내가 작가의 입장에서 지금  얼마나 써야 할지부터 어떻게 써야할지 또 무얼 써야할지 하나도 생각나는 게 없다. 그저 독자라는 입장이 되어 읽는다는 행복하다.

   월간 <문학사상>에 연재되었던 우리 시대 이야꾼이라는 작가의 창작노트를 한 데 모은  이 책<소설가로 산다는 것>(2011.9 문학사상사)에는 모두 17인의 작가의 이야기가 담아 있다.

   언젠가 소설가들의 첫사랑이라는 주제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나열될 줄 알았는데 자칫 자신의 이야기인데도 약간의 픽션이 담겨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는 하는 구절에 그만아. 소설가도 일반인들과 다르지 않구나 하고 웃었던 기억이 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박민규작가의 생각따라하기, 선배의 집을 찾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출판사에 넘긴 원고를 생각하는 윤영수작가의 모습에서 진솔한 소설가라는 점이 느껴졌다. 음악과 미술이라는  장르를 통해 소설을 쓴다는 김연수작가와 하성란작가까지 저마다의 생각만큼 창작론도 모두 다양하다.

   육지에서는 결코 알 수 없는 고독한 섬생활에서 글이 나온다는 한창훈작가, 조용한 길을 걸으면서 소설을 생각하는 김인숙작가, 잘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끊임없이 떠오른 어휘를 잊지 않기 위해 곳곳에 포스트잇을 붙이는 심윤경작가의 모습에서 그들의 생활을 엿본 느낌이다.

  소설가라는 이름앞에 붙은 직함에  여기저기 의미없는 질문을 받는다든가,  내세울 것 없다고 생각해 쑥스러움을 감출 수 없는 세상의 많은 작가중에서도 소설가라는 이유로  곤혹함까지 모두 감내해내야 하는 예측불가의 상황은 다소 민망할 것 같다. 

  많은 시선들 가운데 글을 쓴다는 것이 100% 만족하고 행복한 일만은 아닐 것 같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을 이에게는 그들의 어려움도 모두 다 부럽기만 하다. 소설가로 산다는 것, 잠시나마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소설이 아니 소설밖의 삶을 엿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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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홍신 세계문학 3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채수동 옮김 / 홍신문화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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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음과 어둠이 반대의 뜻을 가진 것이라면 죄와 벌은 언제부터 늘 붙어있는 단어이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단 사실과 결과라는 명료한 명제를 알지만  어떻게든 피하고픈 인간의 본성을 보여준 작품<죄와벌>은  유명해서 사실 읽지 않았는데도 마치 읽은 것처럼 느껴졌던 세계문학 중에 최고중에 최고 <죄와벌>의 완역판에 도전하는 것은 진정 잘한 일인가. 하는 자문을 읽은 동안 내내 생각했다.아니 지금 나는 벌을 받는 것이야라는 느낌이 들어 주인공이름을 적다가 포기했다를 몇번 반복하고 나서야 드디어 다 읽었다.  처음 읽은 완역판에 두손 두발 다 들었다.

  나이 30이 넘어서도 아직 인생이 뭔가라는 것이 잘 모르지만  죄는 짓지 말아야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나는 죄짓지 않아라고 알면서도 늘 죄를 짓고 반성하는 나도 별 수 없는 인간이다. 인간이라 죄를 짓지 않고는 살 수 없는 법이니까

  주인공 로쟈(라스콜리니코프)는 귀족출신의 대학생이다. 시대적인 배경에는 러시아가 농노제도가 없어지고 귀족계급의 몰락으로 돈을 최우선으로 치는 자본주의시대의 서막을 여는 시대혼란기이다. 처음 주인공의 차림이라든가 거리의 풍경의 다소 필요이상의 자세한 묘사를 다 읽어야하는가 의문이 들만큼이 자세하다.

  전당포 여주인을 죽이기로 결심을 하게 된 그는 자신의 계획이 인류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라고 생각한다.  정신이상자라 느껴질 정도로 그는 극도록 불안한 상태다. 사실 보는 이들이 모두 그렇게 보고 있다.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데 우연히 술집에서 만나 마르멜라도프와 그의 딸 소냐, 그리고 어머니의 편지에 담긴 여동생의 이야기는 더욱 그를 비참하게 만들고 괴로워한다.

  드디어 살인을 한 로쟈는 극도의 흥분상태에 이르고 앓아눕는다. 노파를 살인하면서 얼결에 그의 여동생 리자베타까지 죽이게 된 로쟈, 훔쳐온 것도 역시 처리해야하는 어려움까지 어지럽다. 갑자기 소환장에 그만 자신의 범행이 들어나는가 하다가  죽으려고 다리위에 올랐다가 엉뚱한 사람이 뛰어내려 돌아온다라는가 사실 예상치 못하는 일들의 연속이다.

  술집에서 만난 마르멜라도프는  관청에 실직한 데다 전처와의 딸 소냐의 매춘으로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  결국 마차에 치어 죽게 되고 마침 지나가던 로쟈의 도움으로 장례를 치르게 되면서 소냐와 처음 만난다. 자신이 장례비르 주었다는 편지를 어머니와 동생에게 편지를 쓴 일, 추도식에 나타난 여동생과 결혼을 하게된 벼락부자 루진의 비열함(소냐가 돈을 훔쳤다고 거짓말을 함)을 보고 더욱 루진을 증오하게 만들었다.
  
  조금씩 그의 범행을  의심하는 포르피리의 행동에 그가 자수할 것인가 아닌가 조바심나게 만들고 어느새 초조한 로쟈가 되어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데 전혀 엉뚱한 사람이 자백을 한다. 이런 어이없는 상황에 그만 기뻐해야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상황이다.

   게다가 동생이 가정교사로 일했던 주인남자 스비드리가이로프가 소냐와 로쟈의 대화를 우연히 엿듣게 고 .. 그는  동생 두냐를 찾아가 오빠의 비밀을 빌미로 자신과 다시 잘해보자고 협박하다 그녀를 놓아주고 자살한다.

  로지온 로마노비치, 로쟈, 라스콜리노프까지 한 사람의 세 이름을 가진 주인공은 자수를 하고 시베리아로 가게 된다. 
   
  자신의 저지른 죄에 대한  갈등과 그를 둘러싼 이들이 겪는 여러가지 예상치 못한 상황과 긴장을 고조시키는 많은 일까지 단 9일동안 벌어지는 일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롤러코스트를 타는 스릴을 느낄 수 있었다. 단, 메모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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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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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들고 읽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읽힌다는 걸 느끼게 해준  작가를 만났다.   지금 당장 영화화 되어도 좋을 만큼 긴장하게 만드는 더들러스 케네디의 전작 <빅피처>가 오래도록 기억난다.  대개 스릴러 느낌이 나는 책들이 결말을 알게 되면 김빠진 듯 허탈감이 느껴질 법한데  빅피처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읽어도 혹 무엇을 건너 뛰었나 싶을만큼 꼼꼼하게 읽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바로 몇달 전에 읽은 그의 두번째 작품 <위험한 관계>에서 첫작품에 비해 조금 못미치는 스릴감이 가시기도 전에 세번째  스릴러 로맨스라는 <모멘트>가 나와 놀랍다.  한편으로 이렇게 빨리 다시 만나게 되다 보니 갈증이 채 가시기 전에 먹은 청량감처럼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순식간에 읽기 시작했다.

   주인공 토마스는 50이 넘은 나이에 아내 잔으로부터 이혼서류를 받아 놓은 상태다. 딸이 하나있고  여행작가이다.  어릴 때 부모님의 불화는 그에게 사랑에 대한 회의감을 맛보게 했고 진정한 사랑은 없다라고 생각하고  늘 도피, 탈출을 꿈꾸는 사람이라 잠시 잠깐 만나는 여자들에 대해서 역시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고 만다.

  그러던 어느날, 요한 두스만이라는 발송인으로 부터 날아든 소포를 받아들면서 잊고 있었던 스물여섯살 이었던 독일이 아직 분단상태였던 1984년의 베를린을 떠올리면 이야기는 시작된다. 
 
  베를린에 머물면서 일 년동안 살면서 소설형식의 기행문을 쓰게 된 토마스가 베를린에서 집을 구하고 동거하게 된 룸메이트 알스테어의 기인행동등 자뭇 지루하게 느낄 때쯤   그녀 페트라와 만남은 불꽃을 튈 만큼 첫눈에 반하게 된다. ( 270페이지부터는 가속이 시작된다) 기존의 저자의 작품과 다른 점이라면 그녀의 회고가 이 이야기의 주축인 시대적 배경을 많은 부문 할애하고 있다.
 
  사랑에 빠진 이들에게 닥친 그녀가 미처 말하지 못한 진실이 밝혀 지기까지 숨이 막히게 조여오는 그와 그녀를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은 소름이 돋게 만다. 차라리 그가 몰랐더라면 아니 그녀가 진실되게 그에게 모든 걸 털어놓았더라면 안타까운 이별도 없었겠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게 된 토마스가 잔과 결혼하고 열정없는 결혼생활의 막을 내리게 될 쯤 다시 찾아온 그녀의 일기장, 그리고 미처 말하지 못한 사실까지 모두 긴장하게 만드는 더글러스 케네디의 소설기법에 그만 시간가는 줄 모른다.

' 페트라는 나를 사랑했지만 나는 그 사랑을 지켜 주지 못했어'

  지나쳐 버린 사랑에 슬픈 것이 아니라 그(그녀)에 남은 미안하다는 말조차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리라. 그녀와의 운명 같은 사랑이 끝내 이뤄지지 못하고 결국 서로 등을 돌리게 만든 장본인은 다름아닌 순간이 만들어낸 생애 전부를 잃어버린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아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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