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멘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당 서평은 출판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책을 들고 읽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읽힌다는 걸 느끼게 해준  작가를 만났다.   지금 당장 영화화 되어도 좋을 만큼 긴장하게 만드는 더들러스 케네디의 전작 <빅피처>가 오래도록 기억난다.  대개 스릴러 느낌이 나는 책들이 결말을 알게 되면 김빠진 듯 허탈감이 느껴질 법한데  빅피처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읽어도 혹 무엇을 건너 뛰었나 싶을만큼 꼼꼼하게 읽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바로 몇달 전에 읽은 그의 두번째 작품 <위험한 관계>에서 첫작품에 비해 조금 못미치는 스릴감이 가시기도 전에 세번째  스릴러 로맨스라는 <모멘트>가 나와 놀랍다.  한편으로 이렇게 빨리 다시 만나게 되다 보니 갈증이 채 가시기 전에 먹은 청량감처럼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순식간에 읽기 시작했다.

   주인공 토마스는 50이 넘은 나이에 아내 잔으로부터 이혼서류를 받아 놓은 상태다. 딸이 하나있고  여행작가이다.  어릴 때 부모님의 불화는 그에게 사랑에 대한 회의감을 맛보게 했고 진정한 사랑은 없다라고 생각하고  늘 도피, 탈출을 꿈꾸는 사람이라 잠시 잠깐 만나는 여자들에 대해서 역시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고 만다.

  그러던 어느날, 요한 두스만이라는 발송인으로 부터 날아든 소포를 받아들면서 잊고 있었던 스물여섯살 이었던 독일이 아직 분단상태였던 1984년의 베를린을 떠올리면 이야기는 시작된다. 
 
  베를린에 머물면서 일 년동안 살면서 소설형식의 기행문을 쓰게 된 토마스가 베를린에서 집을 구하고 동거하게 된 룸메이트 알스테어의 기인행동등 자뭇 지루하게 느낄 때쯤   그녀 페트라와 만남은 불꽃을 튈 만큼 첫눈에 반하게 된다. ( 270페이지부터는 가속이 시작된다) 기존의 저자의 작품과 다른 점이라면 그녀의 회고가 이 이야기의 주축인 시대적 배경을 많은 부문 할애하고 있다.
 
  사랑에 빠진 이들에게 닥친 그녀가 미처 말하지 못한 진실이 밝혀 지기까지 숨이 막히게 조여오는 그와 그녀를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은 소름이 돋게 만다. 차라리 그가 몰랐더라면 아니 그녀가 진실되게 그에게 모든 걸 털어놓았더라면 안타까운 이별도 없었겠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게 된 토마스가 잔과 결혼하고 열정없는 결혼생활의 막을 내리게 될 쯤 다시 찾아온 그녀의 일기장, 그리고 미처 말하지 못한 사실까지 모두 긴장하게 만드는 더글러스 케네디의 소설기법에 그만 시간가는 줄 모른다.

' 페트라는 나를 사랑했지만 나는 그 사랑을 지켜 주지 못했어'

  지나쳐 버린 사랑에 슬픈 것이 아니라 그(그녀)에 남은 미안하다는 말조차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리라. 그녀와의 운명 같은 사랑이 끝내 이뤄지지 못하고 결국 서로 등을 돌리게 만든 장본인은 다름아닌 순간이 만들어낸 생애 전부를 잃어버린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아서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