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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을 얻는 31가지 방법 - 클레오파트라처럼, 신데렐라처럼
후지타 나오미 지음, 유가영 옮김 / 골든북미디어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물건을 사러 가게에 들어간다. 일단 들어왔으니 작은 것이라도 사야 하는 데 마땅히 맘에 드는게 없다. 난감하다. 내 옆에 바짝 붙어 서서 밝게 웃고 있는 점원에게 살짝 미안한 마음으로 나오는데 왠지 뒤통수가 뜨겁다. 남에게 특히나 동성인 여성에게 싫은 소리하는 것은 정말 정~말 어렵다. 차라리 수더분한 아저씨라면 편하게 다음에 올께요라고 했을 텐데..
아이들과도 늘 협상중이다. 특히 시험공부를 재촉할 때에는 그중 최고다. 시험이 끝나는 날은 무슨 계라도 타는 날인 것처럼 이것 저것 요구사항이 많다. "엄마, 이번 시험 몇점 나오면 뭐 해줄거야"라고 하는 것은 아주 부드럽고 바람직한 경우이고 "대체 시험은 누가 만들어서 힘들게 하는 거지"라고 불평불만으로 시작해서 "이번 시험 끝나면 00말고 00해 주세요."라는 돈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들을 구체적으로 말한다. 커갈수록 요구사항은 늘고 힘이 부치는 걸 느낀다.
살다보니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협상은 어디서나 불쑥 불쑥 그 모습을 드러내 당황하게 만든다. 제목부터 아주 맘에 든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는 맘을 얻는 방법도 있으려나. 기대에 차 열어보는 <원하는 것을 얻는 31가지 방법>(2012.0 골든북미디어)이다.
생각보다 재밌게 읽을 수 있어 좋다. 구체적인 대화와 특히 속마음을 읽을 수 있어서 읽는 내내 어쩜 이렇게 소심한 내 맘을 표현했나 싶다. 일단 웃어야 하는 것은 상대방에게도 내게도 중요하다는 것, 복장, 화가난 사람에게도 듣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기 위해 고개를 끄덕여라.. 등등 사소하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동작임을 알게 된다.
다른 사람이 호의를 베풀면 반드시 그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상호성의 법칙의 전형적인 마트에서 무료시식코너 늘 시식을 한 뒤에 필요하지 않은 데도 구입했던 기억이 있는 나를 떠올리게 한다. 말로 하지 않아도 눈빛과 동작으로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놀라운 기술에 협상의 다른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나는 절대로 속을 리 없다?! 착각하지 마라 - 상대방의 심리를 이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끌고 가려는 사람에게 특히 약하다. 일단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기술에 사전 협상 목록을 만들고, 앉아 있는 상대를 향해 서서 이야기 해라. 익숙한 장소를 활용하고 큰소리로 먼저 말하고 정중한 태도로 협상을 재개한다. 그리고 어려운 부탁으로 NO를 말하게 하고 그런 다음 조금 양보한 부탁으로 Yes를 받아내라 까지 아주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해결책을 읽는 동안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상대방의 행도을 개선시키고 싶다면 직설적인 표현은 피하라 - '좀 더 ~해줘, '~는 그만뒀으면 해'처럼 상대방이 고쳐줬으면 하는 점이 있을때 일단 질책하지 말고 긍정, 이유, 상담의 흐름으로 상대가 감정적으로 변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言)은 인간이 이용하는 최강의 마약이다'
아이 담임선생님의 학급규칙에 나왔던 "자나 깨나 말조심"을 늘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데 정작 나는 늘 말때문에 속상해 하고 혹시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산다. 상대방의 아픔을 완화시킬 수 있고, 기분좋게 만들 수도 있지만 사용법이 틀리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거나 심지어 인생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강조하는 저자의 표현이 오늘 유난히 눈에 크게 들어 온다. 준비하는 협상에 실패가 없는 것처럼 실전을 앞두고 미리 읽어 두고 나가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 질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