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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는 합창단에서 노래하곤 했다
죠 메노 지음, 김현섭 옮김 / 바움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죠 메노의 단편집이다. 17편이나 실린 것임에도 생각보다 얇은 두께에 놀랐다. 마치 스콧 피츠제럴들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연상케할 만큼 별똥별처럼 쏟아지는 이야기의 향연이라고 할까.
처음부터 예사롭지 않은 이야기의 시작이다. 총알이 쏟아지는 절명의 시기에 마술을 보러 가고 아이의 죽음을 목격한 후 말을 잃은 아내를 마술사에게 잃은 남편의 자기 위안을 표현한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 안겨부터 마지막 올해의 우주비행사까지 어느 이야기 하나 쉽게 접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다.
다방면의 다양한 재능을 보여주는 작가의 이력 만큼이나 이야기도 삽화도 모두 독특하다.
장편소설 <소년탐정 실패하다>를 먼저 읽어서인지 그의 문체에 익숙해서여서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는데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이 처음인 이에게는 처음부터 이렇게 저렇게 고민하기 보다 뒷편의 옮긴이의 말을 먼저 읽어보는 것도 권하고 싶다)
무엇보다 심각한 상황을 유머와 기지로 표현한다라든가 다소 기이하면서 기괴하다고 할 만큼 무서운 이야기 특히 쌍둥이들이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의 자살한 현장을 말한다더가 어머니의 불륜을 묘사하는 상황은 상상이상이다.
17편중에 제일 맘에 드는 단편은 <그리스 신화 캠프에 가다>였다. 해마다 방학이 되면 아이를 위해서 혹은 부모님의 간절한 소망이 이루기 위해 떠나는 캠프에 대한 신랄하면서 풍자적인 이야기였다. 팜플렛과는 전혀다는 캠프 상황, 밤이면 전등을 들고 캠프시절외에는 노숙자들의 거처가 되는 캠프장에 숨어 있는 노숙자들을 찾아내라 명을 내리는 캠프 리더의 말에 박장대소했다.
어느날 바람에 날려간 모자를 잡으려고 하다 (마치 구름빵을 먹은 남매가 하늘을 날아오르는 것처럼) 결혼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계속 하늘을 날게 된 뒤 진정한 사랑을 찾아 떠나 사랑을 고백하게 된 사나이 , 어머니가 떠난 것을 잊지 못하고 계속되는 공항을 찾는 동생을 돌봐야 하는 형, 이웃집 아저씨의 안대를 대신 사러 나서는 여자아이의 버스 안에서 엉뚱한 대답까지 모두 단편이지만 장편을 연상케 만든다.
상상력의 끝은 어디까지인가
오랜 우주 비행을 마치고 돌아온 올해의 우주 비행사가 지구에 돌아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여자가 많은 술집이다. 고독한 우주여행을 견디고 돌아왔지만 갈 데가 없다. 그를 안내해야하는 우리는 그런 상황이 오는 우주여행은 싫다고 말한다. 동경의 대상이었던 우주여행의 허점을 보는 것 같았다.
죠 메노라는 작가의 작품 앞에는 화려한 수상경력이 붙어 있다. 수상경력이 그의 작품을 더 높이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작가와의 만남이 앞으로 더 많이 만나게 되길 기다려질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