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는 여기 머문다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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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전 달라스 사는 친구가 몇권의 종이책을 가져다 줬다.


가끔 난독증을 일으킬 정도로 읽기 힘든 소설이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과한 꾸밈을 사용한 글이던가 또는 쉽게 파악하기 힘든 비유가 들어간 소설들을 읽고 있으면 마치 수능의 언어영역 문제에 정답을 맞춰야할 것 같은 강박이 밀려온다. 내가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는 압박감으로 인해서 글이 쉽게 읽혀 지지 않는다. 그리고 디테일에 약하고 나무보다는 숲을 보기 좋아하는 나의 성향 탓도 있다. 


나의 밥벌이는 디테일에 집중하는 일이 많다.  쉼표 하나, 그 쉼표가 어디에 붙을 것인지 등 극세사처럼 작은 것들로 인해서 상황이 조절되어지는 일이다. 그래서 온갖 디테일에 예민하다. 가진 성향에 거스르는 일을 하고 있으니 소설이라도 내 취향대로 읽고 싶지만....


그래도 끝까지 읽어야 한다.  

오랜만에 거저 얻은 종이책을 감히 쉽게 놔 버릴 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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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 오늘의 젊은 작가 9
정세랑 지음 / 민음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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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의 [이만큼 가까이]는 별 재미도 감흥도 없어서 내 스타일이 아니구나 싶었다. 그런데 정세랑...괜찮다는 리뷰는 계속 보이고 또 [보건교사 안은영]이 넷플렉스 드라마로 나온다는 소식때문에...다시 한번 시도했는데..ㅋㅋㅋ 재밌다. 계속 읽어볼 동력이 생겼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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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0-11-28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밌죠?! 책을 읽으면서 이미 영상을 접하는 기분이었어요.
저도 재밌게 읽은 책이라 반가운 마음이 들어요! ^^
정세랑 작가의 초초기작인 <덧니가 보고싶어>도 엉성하지만 귀여운 소설이에요.

han22598 2020-12-01 00:24   좋아요 0 | URL
맞아요 ^^ 너무너무재밌게 잘 읽었어요.
그런데 넥플렉스 드라마는 일편도 제대로 못 보겠더라고요 ㅎㅎ (역시 글을 읽으며 상상하는 재미를 영상이 못 따라가는 것 같아요 ㅋ)
초초기작부터 정세랑 작가는 귀여우셨군요! 앞으로 정세랑 작가의 작품 계속 읽어보려고 해요 ^^
 

요새 며칠 마음이 무겁다. 

한국어을 사용하며 살아가는 삶이 그립다. 


말과 글이 부자연스러운 이땅에서 나는 왜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는걸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중에......이 글을 읽어버렸다. 허수경 시인님도 낯섦을 견디는 길을 걸을셨구나...."몸없는 유령"처럼 ....아...눈물나 ㅠㅠ  글처럼 허수경 시인님은 끝내 익숙해지셨을까? 



코로나 때문에 마땅히 할 운동이 없기에 매일 1시간씩 산책을 한다. 


고개 숙이고 걸으면 못난 내 발꾸락이 보인다. 



하지만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 멋진 노을이 펼쳐져 있다.



고개를 숙였다 들었다 해가며...이길을...걷고 또 걷다보면 익숙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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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9-17 16: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코로나 때문에 무용을 하러 못 가서 걷기를 합니다.
무용을 하면서 땀을 흘려야 운동한 것 같을 텐데 말이죠.

han22598 2020-09-17 23:35   좋아요 1 | URL
무용하시는 페크님...와우 ^^
몸이 벽돌이 저에게는 몸을 자유자재로 사용하시는 분들을 보면 항상 부러웠는데...따뜻한 감성을 가지신 페크님도 그런분들 중에 한분이셨다니.....멋진 분이시네요 ^^

나와같다면 2020-10-20 16: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국어가 공기처럼 나를 감싸는..

자연스럽고 익숙한..

han22598 2020-10-21 23:25   좋아요 0 | URL
맞아요...그런 편안함이 그리운 날에는 곁에 있는 한국책을 만지작 만지작 거리곤해요 ㅎㅎ
 

집나간 강하 엄마가 돌아왔다.곤이의 아가미를 보고선 무심한 태도와 반응..."예쁘다"는 말 한마디에 곤이는 마음의 구원을 얻게 된다.  


어릴 적 실수로 나는 두다리에 화상 흉터가 있다. 


흉터를 가진 이후로 내 머리속에서서 그 존재를 잊어본적이 없다. 특히 함께 어울려 놀거나 활동할 때는 더욱더 예민해진다. 혹여 여름에 물놀이나, 야영을 가게 되면 내 머리속에 가능한 시나리오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시나리오에 따라 동선과 행동을 다 설정해놓고 어떻게 하면 나의 흉터를 숨길 것인지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속이 꽉 차있었다. 참으로 피곤한 어린 시절이었다. ㅎㅎ 필연 예민한 성격일 수 밖에 없었다. (합리화ㅋㅋ) 


지금은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나의 흉터를 구경(^^) 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변화는 한번의 극적인 계기가 있었기 보다는 점차적인 변화를 통해서 이루어진 것 같은데, 굳이 결정적인 계기를 찾아보면 ...아마도 그건 내가 미국에 와서 부터인것 같다. 


짧은 반바지를 입어도, 흉터가 보이는 수영복을 입고 다른 사람 앞에 거닐어도 ㅋㅋ (속으로는 어찌 생각할지 모르지만) 어느 누구하나 나한테 관심의 시선이 없다....남이 먼저 시선을 거두워주니...내 마음속에서도 그 구속의 끈을 놓을 수 있는 용기가 생기기 시작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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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9-15 1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사람들은 남들에게 관심이 없다고 느낄 때가 저도 많아요.
누구나 가장 관심이 있는 건 바로 자기 자신이 아닐까 해요.
오픈해 버리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 버려요.

마지막 줄 - 용기가 생긴 것에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han22598 2020-09-16 23:22   좋아요 0 | URL
나도 남에게 그리 관심이 별로 없는 것을 보면 남도 그러할지인데..ㅎㅎ 왜 남은 나에게 관심이 많은 거라고 착각하고 살까요? 참..사람이란..ㅎㅎ

응원의 박수 감사합니다. ^^
 
산둥 수용소 - 인간의 본성, 욕망,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실존적 보고서, 개정판
랭던 길키 지음, 이선숙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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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개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는일...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와 욕망사이에서 품위를 유지하는일...수용된 사람들이 지커내야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인간은 결국 자신이 하는 일이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여겨질때 그 일을 통해서 영위되는 삶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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