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은진 옮김 / 작은책방(해든아침)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고양이를 집안으로 들이긴 했지만 

이름을 지을만큼의 관심이 없었던 주인과는 다르게..

이미 이름이 지어져..

낯선땅으로 오긴 왔지만..무관심의 반응은 매한가지지다.


발음이 쉽지 않다. 

다행히 한 글자에만 받침이 있지만..

그조차도 제대로 발음할려면 관심과 연습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다수의 편의를 위해서 중딩때 지어놓은 영어 이름을 사용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냥 사용하기로 했다. 세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첫번째는 그런 오지랖퍼까지는 되고 싶지 않았고,

두번째는 이름은 고유한 것이고, 상대가 나를 부르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도 큰 목적이지만, 그 사람를 나타내는 유일무이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거창한가 ㅋ, 좀 더 솔직하자면, 영어는 못하는데 이름만 영어 이름인게 싫어서이다.) 

세번째는 나를 향한 무관심의 척도(민감도는 떨어질지 모르지만..)는 한개쯤 있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십여년의 경험상으로 봤을때,

처음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기를 원하는 사람일 수록 나의 이름을 어떻게 발음하는지에 대해서 물어보고 

그리고 그 이후로 반복적으로 내 이름을 부른다. 물론 이것이 꼭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내 이름 부르기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사람일 수록 이름에도 관심이 없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나랑 친하게 지내는 비한국인들은 내 이름을 아주 정확하게 발음한다. 


아이러니한건, 중국인들이 내 이름 발음하기를 제일 힘들어 한다는 사실이다.

서로 한자로 이름을 써가며 아는척 하긴 하지만 정작 발음을 자기들 식으로 해버린다. 

아마도 자기의 글을 읽는 방법으로 읽는 것이 맞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중국사람들에게 내 이름이 유난히 발음하기 힘들 수도 있는 언어학적 (아님 음성학적?) 이유가 있을 지도 모른다. 


이책의 리뷰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완전 다르지는 않을 수 있는...

문득, 

이곳 사람들은 나의 이름따위에 궁금하기는 할까 싶다.

그들의 생활영역을 나눠 쓰길 허용을 해준 것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diversity를 위한 구색 맞추기용 유색인. 

그것이 그들이 나를 가르키는 이름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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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2-31 10: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를 통해 바라본 이름에 대한 성찰이군요~!! 소세키 책은 다 좋은거 같아요^^

han22598 2021-12-31 15:55   좋아요 1 | URL
새파랑님은 소세키책도 이미 완독하셨나요?
소세키책 두번째인데, 이게 도련님과 굉장히 비슷한 느낌이네요..저만 그렇게 생각하는건가요? ㅋ

새파랑 2021-12-31 16:03   좋아요 1 | URL
전 완독은 아직 못했고 9권 완독했어요. 총 14권이에요~!!
고양이가 첫번째 작품이고 도련님이 두번째 작품인데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그나마 좀 밝은 분위기이기도 하고요. 뒤로 갈수록 분위기가 좀 어두워 집니다 ㅎ 개인적으로는 중기작품들을 좋아합니다 ^^

그레이스 2021-12-31 11: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받침을 힘들어하죠..^^
한님 그곳에서는 하루가 더 남았겠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han22598 2021-12-31 15:56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그레이스님^^
2022, 첫날 잘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희선 2022-01-01 01: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른 나라 사람이 한국말 발음 어려워하기는 하죠 그래도 지금은 한국말 잘 하는 외국 사람도 많더군요 그건 방탄소년단 덕분일까요 갑자기 방탄소년단이라니... 방탄소년단을 알고 한국말 배우는 사람이 많다는 기사를 보기도 했어요 조금 전에는 일본에서 상 받았다는 기사 봤습니다

한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마음 몸 다 건강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희선

han22598 2022-01-03 13:50   좋아요 0 | URL
맞아요..맞아요..요즘은 한국어가 대세에요 ㅋㅋ 그래서 요즘에는 한국말 하는것도 맘대로 못하겠더라고요 ㅋㅋ 방탄이 여러모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건 확실한 것 같아요 ^^

라파엘 2022-01-01 02: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실 서재에서 댓글로 ˝한님˝이라고 부를 때도 뭔가 마음에 걸리기는 해요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han22598 2022-01-03 13:51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러게요.
이름을 알려주지 않으면서..이름을 똑바로 불러라 이러고 있는 꼴이네요 ㅎㅎ

라파엘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

mini74 2022-01-01 1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타인의 이름을 제대로 발음해주려 노력하는 것부터 존중아닐까요 ~ 정말 발음이 안되는 이름도 있긴 하지만 ㅠㅠ 중국인이 발음하기 힘들어한다니 의외네요. 한님 타국에서도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han22598 2022-01-03 13:53   좋아요 1 | URL
맞아요. 저도 사실 발음이 어렵거나...힘들어 보이는 사람들의 이름은 정말 상대적으로 신경이 많이 쓰이더라고요.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도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하나인 것 같더라고요. 새해가 이미 시작되었네요. 미니님도 2022 좋은 한해 되시기 바랍니다.!

noomy 2022-01-01 20: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영어 이름을 쓰지 않는 두번째 이유를 보고 빵 터졌어요~ 영어도 못하는데 영어 이름 쓰는게 싫으시다는 ㅋㅋㅋ 아 물론 잘하시지만 겸손하신 거겠죠. 뜬금없지만 영어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미천한 실력을 조금이나마 올리려고 틈틈이 공부하기는 하는데 며칠전에도 너무 헷갈리더군요. Lucked out 이라는 문장이 나오길래 out 이니까 운이 없다로 해석했는데 완전 반대더군요. 운이 있다라는 뜻이었어요. Out of luck이 운이 없다는 말이였고요. 당최 무슨 차이인지..-_-;; 연초부터 주저리 주저리 했네요.

han22598 2022-01-03 14:04   좋아요 1 | URL
luck out ㅎㅎㅎ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어요...아마도..out의 의미를 두면 그렇죠..사실 동사 뒤에 out이 붙어서 의미도 달라지고..뉘앙스도 달라지는 경우가 좀 있는 것 같아요..머..make it out 거 처럼요.(이건...어느 개념 감잡았다..로 사용하는기도 하고..또는 신호등불녹색불에서 빨간불로 바뀌기 전에..지나가는 경우..make it out 한다고 하거든요) 머. 걍 저도 이런 것들은 걍 상황상 배우는게 많아서. 저도 아직도 모르는게 많답니다. 어려워요..어려워요. 동의합니다!!!

noomy 2022-01-03 14:41   좋아요 2 | URL
오~ 신기하네요. 주로 이 동네에선 개재수! 라고 쓰기는 하는데 ㅋㅋㅋㅋ 아~ 농담입니다^^;;

han22598 2022-01-07 06:38   좋아요 0 | URL
개이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