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트키는 페미니스들이 페미니스트가 아닌 사람들보다 사물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반대로 "페미니스들은 동일하게 보이는 것이 동일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페미니스트의 의식은 모험일 수도 있으며, '사실'을 '모순'으로 바꾸는 것일 수도 있다(Bartky, 1977, 26p)" (육식의 성정치, 캐롤 J, 아담스, 2006, 10-11p)


같은 것을 읽어도 그 내용을 이해하는 방식과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런 생각 끝에 윗 문장을 나는 어떻게 해석하는지 문득 써보고 싶어졌다 (사실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궁금하다.). 작가의 주된 의도와는 관련이 없을 수도 있지만, 언급된 문장을 보면, 페미니스트들이 보고, 말하고, 이해하는 것들은 다른 사람들과 같지 않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통계학적 개념을 빌어서 내 머리속 생각을 설명해보려한다.  


첫 문장을 보면, 페미니스트들은 사물의 다름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왜 페미니스트들이 남들과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우선 통계학에서 사용하는 effect size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쉬운 예를 하나 살펴보자. 남녀의 선천적 지적 능력의 차이의 여부에 대해 연구하는 A,B 두명  연구자들이 있다고 하자.  공교육이 시작되기 전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IQ 검사를 했다고 하자 (실제로 가능한지 여부와 연구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단순히 가정일 뿐이다). IQ 테스트를 하기 전에 두 연구자는 주어진 자료를 분석한 후에 결론을 어떻게 내릴 지에 대한 근거를 미리 결정해야한다. 근거로 사용되는 것 중의 하나는 effect size이다. effect size (효과 크기)란, 비교하려는 집단들 사이의 차이 혹은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표준화 된 지표'를 의미한다[1]. 즉, 다름(차이)를 규정하는 크기(정도)를 말한다. 수집된 data를 분석한 결과 두 그룹간의 점수차이가 effect size보다 같거나 클 경우에 두 그룹간의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A 연구자는 남녀 아이 서로간의 IQ점수가 10점 이상 차이가 있을때 (effect size=10) 성별간의 지적능력이 차이가 있다고 결론을 내릴 것이고, 반면에 B 연구자는 5점이상 (effect size=5) 벌어질 경우에 능력의 차이가 있다고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정한다. effect size을 정한 후에 실제 남녀 아이들의 IQ점수를 모두 측정한 후에 차이를 계산해보니 8점 나왔다고 하자. 그랬을 경우, 연구자 A는 남여 IQ 점수가 차이가 effect size보다 작으므로 성별간 선천적 지적능력은 차이가 없다고 결론을 내릴 것이고, 반대로 연구자 B는 남녀 지적 능력이 차이가 있다고 결론을 내릴 것이다 (effect size(5)<observed data (8)). A,B연구자들처럼 페미니스트와 비페미니스들의 서로 다른 effect size를 가진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제시된 IQ 점수는 수치화 되어서 쉽게 비교 가능한 경우지만, 실제로 페미니스트들이 다루는 사회적인 현상이나 행동들은 측정하기 불가능할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동일한 사물이나 현상의 변화를 인지하는 과정에서 페미들과 비페미들의 effect size가 다르기 때문에 비록 비페미니스트들은 다르다고 판단하더라도, 페미니스들은 그 변화나 다름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바르트키는 이야기 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두번째 문장을 보자. 페미들은 동일하게 보이는 것이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한다. 보이는 것과 아는 것이 다르다는 것이다.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동일한 변수(variable)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가지 모두 고려해야 하는 변수를 사용해서 단편적인관점을 지양해야 한다는 페미니스트들의 의지로 여겨진다. 데이터와 관련지어 볼때, 보이는 것 또는 보이는 것만으로 편향된 관점으로 정보를 수집,측정하면 결론은 지속적으로 편향되어 도출될 수밖에 없다. 제시할 수 있는 예는 도처에 깔려있다. 대졸 남여 취업률 비슷하다는 숫자를 제시하면서 남녀의 고용 평등은 이루어져 가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고용 평등은 취업률로만 설명되어질 수 없다. 여전히 존재하는 남여 임금차이, 직장내의 성희롱/추행, 배치 및 승진의 차별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관련된 데이터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뿐 아니라 직/간접적으로 불평등을 경험하면서 이미 그것들에 대해서 구체적/개인적으로 알고 (앞으로 알아갈) 여성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 (페미들)은 여전히 고용은 평등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페미니스트들이 인지하고 경험하는 것들을 반영한 변수를 사용할 경우, 그것을 바탕으로 한 주장이나 의견들은 기존 사회의 틀을 뒤집는 '모험'(들)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동시대에 같은 것들을 경험하고 살아가는 사람 (또는 여성)일지라도 그 시대와 상황을 보고 차이를 인정하는 정도(effect size)가 서로 같지 않다면 페미스트들와 비페미니스들은 전혀 다른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다.


Reference 

1.Cohen J. Statistical Power analysis for the behavioral Science, 2nd edition. New York: Lawrence Erlbaum Associated;1988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yo 2021-01-14 23: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해석이세요.

그런데 바르트키의 표현이 좀 그렇죠?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표현은 han님의 설명체제에 빗대면 data분석 자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느낌으로 읽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똑바로 측정하면 8점 나오는데 페미니스트들은 그걸 제대로 못해서 5점이나 6점 정도로 본다-는 뉘앙스랄까요. 제 가치관에서 판단해보면 han님께서 저 문장을 ‘해석‘하셨다기보다, 오히려 바로잡으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이 책 읽고 있는데, han님처럼 ‘주된 의도와는 관련이 없을 수도 있‘는 문장들에서 이런저런 생각들이 더 많이 들더라구요^-^

han22598 2021-01-19 13:02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그런데, syo 해석이 더 명쾌한 것 같네요. 비페미니스트들은 실상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다는 거죠.

syo님의 주변부 생각들도 나눠주세요 ^^.

김민우 2021-01-14 23: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effect size 좋은 개념 덕분에 배웠습니다 ㅎㅎ

han22598 2021-01-19 13:03   좋아요 0 | URL
네^^ effect size 여러군데 적용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ㅎㅎ

비연 2021-01-15 01: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실 데이터라는 것은 해석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따라서 통계적으로 볼 때 얼마나 strict한 p-value를 기준으로 그 분포를 바라보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니 han님의 해석이라면 페미니스트와 비페미니스트간의 의사결정 기준 자체가 다른 게 아닌가 란 생각이 드네요. 변수(variable) 측면에서는 페미니스트가 좀더 다양한(폭넓은) 변수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고. 아마도 체험 기반일 가능성이 크겠지만요... 바르트키의 글을 이렇게 해석하니 또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게 되네요. :)

han22598 2021-01-19 13:10   좋아요 2 | URL
네 맞아요 비연님 ^^ 많은 경우에 사용되어지는 p-value는 확률적인 개념이 포함이 되어 있고, 샘플 사이즈가 커질수록 작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쉽게 이야기하면 ‘정답너‘처럼 사용되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p-value보다는 effect size의 차이로 두 그룹(페미니스트, 비페미니스트)간의 인지 차이를 해석해보려고 시도했어요. P-value는 ˝유의한 차이가 없다/있다˝를 판단하는데 사용되어지는 반면에, ˝얼마만큼의 차이 (효과성)가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효과크기는 기술통계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데, 페미와 비페미들의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 한것이니까...왜 차이가 있는지를 설명하려면 effect size개념을 활용하는게 좀 낫지 않나 생각을 했었어요. ㅎㅎ 저도 비연님 덕분에 왜 p-value아 아니고 effect size가 더 맞지 않나..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감사해요 ^^

단발머리 2021-01-15 1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 책을 이렇게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너무 흥미롭네요. 다음 han님의 페이퍼를 벌써부터 기대하게 됩니다^^

han22598 2021-01-19 13:1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단발머리님 ^^. 많은 분들이 함께 읽고 계시는데, 모두 다 다른 이야기를 꺼내놓으시는 것 같아서 재밌는 것 같아요.
다음 페이퍼 너무 기대하지 마소서 ㅠ (끙)

다락방 2021-01-15 1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난번 팩트풀니스 그렇고 이번 글도 너무 좋으네요, 한님.
저 역시 한님의 육식의 성정치에 대한 다음 글을 기다리게 됩니다. 계속 읽고 계속 써주세요, 열심히 읽겠습니다!

han22598 2021-01-19 13:1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응원 감사해요 ^^
열심히 읽고 한번 또 써보겠습니다!

noomy 2021-01-17 0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 잘 읽었습니다. han22598님 통계학 전공이신가 보네요. 통계하니까 생각나는게 예전에 석사 논문 쓸 때 실험 데이터 통계 처리 때문에 정말 울고 싶었거든요.ㅠㅠ 진짜 단 1도 몰라서리(몇 방울 흘린지도-_-;) 우째우째 SPSS 기술적인 부분만 속성으로 공부해서 겨우 하긴 했었는데 그때 정말 어려워 보였던 통계학을 전공하신 분이 바로 여기 계시네요 ㅎㅎㅎ

han22598 2021-01-19 13:14   좋아요 0 | URL
통계 쉽지 않죠? 맞아요. ㅠㅠ 요즘에는 많은 분야에서 논문 쓸데 통계처리를 다 하시는 것 같아서 참..어려울 실 것 같아요. 그래도 spss로 돌리셨다니 정말 대단하신 겁니다! 인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