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 내 마음 속의 베스트셀러10

세상은 베스트셀러가 된 책만을 기억합니다. 그리곤 냉정할 정도로 그것이 되지 못한 책들을 잊어버립니다. 하지만 세상의 베스트셀러가 곧 마음의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이 잊어버렸든 말든 저에게는 저만의 베스트셀러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것을 공개합니다. 더불어 꼭 추천합니다. 2005년 내 마음속의 베스트셀러10을!


1.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세상을 등진 채 살아가던 헬리 데이빗 소로우에게 신학자 해리슨 블레이크가 편지를 보냅니다. 삶의 의미를 묻는 것이었고 그 인연으로 둘은 계속해서 편지를 주고받게 됩니다.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는 그것들을 엮은 것인데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평온함이 가득합니다. ‘월든’의 작가 소로우의 내면을 볼 수도 있거니와 겉치레를 사양하고 홀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즐거움까지 알려주니 마음의 수양을 위해 이처럼 좋은 책도 없습니다. 그러니 추천!


2. 유랑가족

‘가난’을 쓸 줄 아는 작가 공선옥의 2005년 작품입니다. 갈 곳이 없어 유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연작소설로 그려냈는데 그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가슴을 아리게 하는 인간적인 연민이 가득한 소설 <유랑가족>, 두고두고 곰씹어보게 되는 쓰린 맛이 가득합니다. 그러니 추천!


3. 유령인명구조대

자살한 네 명의 유령이 자살하려는 인간 100명을 구한다는 황당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유령인명구조대>의 겉모양은 판타지입니다. 하지만 속내는? 감동, 그 자체이지요. 무관심하게 바라보던 자살 문제를 사회에서 다뤄야 한다고 알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자살이 구원이 될 수 없는 이유를 만화처럼 황당하게, 그러나 휴먼 다큐멘터리처럼 진한 감동으로 그려냈습니다. 그러니 추천!


4.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도대체 철학은 어디에 써야 합니까?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은 알랭 드 보통의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소크라테스, 니체 등 여섯 명의 철학가를 집중 조명하면서 그들의 철학을 어떻게 ‘삶’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데 그 재미가 너무 쏠쏠한지라 철학 입문서로는 최고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추천!


5. 신화의 역사

신화는 무엇입니까? 그리스로마신화의 신들의 이름을 외우고 그들의 이야기를 외우는 것이 신화입니까? 답도 모른 채 신화를 보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지요. <신화의 역사>가 그 답을 알려주었으니까요. 신화가 소설 속에서, 그리고 영화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려주는 <신화의 역사>는 과감하게도 인간의 역사와 신화의 역사를 동일화시키는 놀라운 주장까지 펼치는데 그 주장이 황홀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니 추천!


6. 보통 사람들을 위한 제국 가이드

미국의 자본가들과 그들과 뜻을 같이하는 각국의 지도자들을 '제국'이라고 말하는 아룬다티 로이의 에세이를 모은 <보통 사람들을 위한 제국 가이드>의 등장은 하나의 혁명입니다. 막연했던 제국을 이토록 명확하고 분명하게 알려준 책은 아무도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진짜 이유는 그것이 아닙니다. 두루뭉술하게 대책을 이야기했던 다른 책들과 달리 확실하게 제국을 격파할 수 있는 이유까지 알려주기 때문에 ‘혁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추천!


7. 호숫가 살인 사건

추리소설은 흥미진진하면 완성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히가시노 게이고가 그것이 틀렸다고 알려줍니다. 추리소설도 감동을 줄 수 있다고, 가슴을 찡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그 증거가 바로 <호숫가 살인 사건>입니다. 입시와 결손가정 문제로 벌어진 살인사건의 잔혹함 뒤에 찾아오는 감동의 피날레, 콧등을 시큰거리게 만듭니다. 그러니 추천!

 


8.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이왕주의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의 등장은 한국 철학계의 혁명입니다. 철학을 공부하던 사람들만 철학을 영위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철학을 즐길 수 있다고 선포했으니까요. 영화를 통해 그것을 알려주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매혹적이기도 하고 놀랍기도 합니다. 게다가 무궁무진한 ‘앎의 즐거움’까지 줍니다. 그러니 추천!

 

9. 도모유키

이제까지 조선과 일본의 전쟁을 그린 소설의 주인공은 조선인이었습니다. 하지만 <도모유키>는 적장 도모유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흥미로움을 자아냅니다. 그러더니 전쟁 속에서 진한 감동을 만들어내기까지 합니다. 전시를 배경으로 한 만큼 급박하게 움직이는 소설의 템포 속에서도 따스한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놀라운 힘을 보여준 <도모유키>. 신선한 소설을 만난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그러니 추천!

 

 

10. 역사법정

김유신, 신돈, 박정희 등 역사 속 논쟁의 주인공들을 피고로 불러낸 <역사법정>은 이제껏 등장한 역사서 중에서 그 흥미로움이 단연 최고입니다. 원고와 변호인까지 피고와 관련된 역사인물로 불러냈으니 그럴 수밖에 없지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는 역사책이란 바로 <역사법정>을 두고 하는 말일 텐데 놀라운 건 내용들까지 ‘알짜배기’라는 것입니다. 논쟁의 주인공을 어떻게 볼지 판단케 해주는 <역사법정>, 고등학교 교과서로 채택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니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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