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욱정 PD의 요리인류 키친
KBS 요리인류 키친 이욱정 지음 / 예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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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리를 통해 여행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매혹적인 경험이다. 해외 여행을 할 때 우리가 대부분 제일 먼저 찾아보는 것은 바로 현지의 맛집이다. 그 나라에서만 먹어볼 수 있는 음식, 오직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식재료와 조리법, 바로 그런 것들이 여행이 아니면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다녀온 뒤에도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것 또한 음식의 경험이다. 그러니 요리와 여행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요리를 통해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낯선 세계로 다가가고, 완전히 다른 곳에 사는 이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을 보여준 요리인류는 참 멋진 프로그램이었다. 

 

 

여행도 좋아하고, 요리도 사랑하는 나에게 <누들로드> <요리인류>를 만들어낸 이욱정 PD는 정말 부러운 대상이다. 2년여에 걸쳐 10개국을 누비며 제작한 <누들로드>, 그리고 요리학교르 코르동 블뢰(Le Cordon bleu)’ 2년 가까이 요리 유학을 다녀온 뒤, 만든 것이 바로 <요리인류>이다. 그리고 두 다큐멘터리를 통해 30여개국의 60여개 레시피가 방송을 통해 선보여졌고, 이 책은 그 중 31개의 레시피를 엄선해 만들어졌다.

 

우리가 매일 만나는 밥상은 작은 우주와 같다. 이 놀라운 발견을 여러분도 '요리'를 통해 체험해봤으면 한다. 사실 이렇게 거창하게 말할 것도 없다. 음식만큼 일상에서 손쉽게 누릴 수 있는 행복이 또 있을까. 요리는 눈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하는 것이 더욱 즐거운 일이다. 요리하는 단순한 행복을, 많은 이들이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하나의 레피시가 매일 10분씩 방송되었기에 나도 부담 없이 즐겨보았던 프로그램이기도 한데, 그 방송을 볼 때마다 새삼 이욱정 PD에 대해서 궁금증이 일곤 했었다. 요리 프로그램의 연출이 되기 위해서 2년이나 요리 유학을 다녀온 이력하며, 그러다 PD가 결국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레시피를 설명하며 요리를 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도 순수하게 행복해 보였으니 말이다. 특히나 방송을 보면서 단순히 요리 과정을 설명해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세계의 요리 인류들이 보여주는 과정이 있었기에 마치 여행 프로그램처럼 설레이는 기분 마저 들곤 했었다. 그렇게 짧아서 너무 아쉬운 방송들이 모여 한 권의 두툼한 책으로 탄생했다고 하니, 소장 가치는 물론 방송을 보지 못한 이들과도 함께 나눌 수 있을 것 같아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이 책에 소개된 여러 레시피들이 인상적이었지만, 그 중 프랑스 동부에서 자유롭게 키우는 닭들의 에피소드도 그렇고, 7년 동안 미슐랭 가이드의 2스타 평가를 받아온 요리사 디디에 괴퐁의 요리도 참 좋았다. 닭 요리가 도대체 어떤 맛이기에 10만원이 넘는 돈을 주고 사먹는 다는 건지 놀라는 이욱정 PD의 감탄을 시작으로, 코코뱅이라는 요리를 만드는 과정 또한 어렵지 않았지만 특별했다.

"우리는 항상 누군가와 함께, 또는 누군가를 위해서 요리합니다. 그 관계 속에서 얻어지는 기쁨이 제 요리에 담긴 정신이에요. 그래서 저는 늘 요리하는 것이 지구상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요리사가 만드는 음식은 어떤 맛일까. 행복한 마음으로 만드는 요리에는 그만큼의 행복도 담겨 져 있을 것이다. 요리는 만든 사람과 먹는 사람 사이의 교감이기도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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