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팅 2
조엘 샤보노 지음, 임지은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전편에서 시아는 마지막 4차 시험을 통과하면서 기쁘다기 보다는 분노를 느꼈다. 오랜 여정으로 피로하고, 무섭고, 부상으로 인해 너무도 아팠지만 그 모든 것을 압도하는 감정은 분노였던 것이다. 아무 잘못도 하지 않고 학살당한 뮤턴트들, 그리고 테스팅 과정에서 죽어간 친구들, 가까운 곳에서 그들이 죽어가는 것을 관전하고 있는 저들에게 아주 뜨겁고 강력한 분노를 말이다.

반즈 박사와 그 휘하의 사람들은 미래의 지도자로 누구를 선택할지 뿐만 아니라, 누가 살고 누가 죽을지도 결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에겐 그럴 권리가 없다.

그 사람들 모두, 그렇게 할 권리는 없다. 아니, 그 누구라 해도.

100년도 더 전에 각국을 이끌던 수장들은 자신에게 그럴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 대가를 우리는 지금도 치르고 있다. 아주 혹독하게. 왜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 것일까.

최종 합격자로 선발된 스무 명의 응시자들이 대학에 입학했고, 오리엔테이션 파티도 모두 끝나고 혼자만의 시간이 되어 가족들로부터 온 선물과 카드를 읽다가 테스팅 때 사용했던 진 오빠의 통신기를 꺼내어 본다. 그리고, 숨겨진 녹음 기능을 우연히 찾게 되고, 거기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그대로 얼어붙고 만다. '절대로 믿을 수 없고, 믿고 싶지도 않은 사실들을 이야기하는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서 말이다. 테스팅 때의 잔혹하고 고통스러웠던 기억들이 모두 삭제되었지만, 자신의 기지로 남겨놓았던 녹음이 그녀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계기를 만들어주게 된 것이다.

나는 대학 캠퍼스를 바라보았다. 대학은 여기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이라는 희망과 약속 위에 지어졌다. 그 약속은 내가 믿어 온 것이며 내가 싸워서 이기려는 용기와 힘을 얻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월요일이 시작되면, 미하우와 비밀리에 일하고 있는 그의 동료들이 원하는, 반즈 박사와 테스팅을 파멸시킬 수 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말이다.

대학에만 가면 모든 게 끝날 것처럼 느껴졌던 전작에서의 염원을 비웃기라도 하듯, 대학에서는 더 큰 시련과 역경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입생 환영회는 4차에 걸친 테스팅 과정 못지 않게 무시무시한 테스트이고, 게다가 시아는 그 미션을 이끄는 리더로 선발되기 까지 한다. 전편에 비해 더 분노에 찬 표정을 하고 있는 표지 이미지에서도 느껴질 수 있듯이 상황은 점점 그녀를 '생각하게' 만들고, '분노하게' 만들고, 그리하여 '변화하게' 만들어준다.

'너는 똑똑해, 시아. 너는 강해. 네가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믿는 나 같은 사람들이 네 편에 서 있단다. , 이제 그걸 증명해 봐라.'

시아는 4차 테스팅이 시작하기 전에 미하우가 했던 말들이 떠오른다. 자신이 잘 해낼 수 있을지 어떨지 확신 조차 서지 않지만, 그러나 상황은 그녀가 무엇이든 해야만 하도록 진행되고 있었다. 그녀 스스로도 그것에 대해 자각하고 있었기에, 앞으로 벌어질 일이 그대로 일어나게 두지 않겠다고 마음 먹게 된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 여기까지 오면 마지막 시리즈인 3편은 무조건 읽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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