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타이 - 침샘 폭발하는 태국 먹부림 가이드
쿠나 글.그림 / 북폴리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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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을 가려고 일정을 짤 때, 가장 먼저 찾아보는 것이 바로 맛 집 리스트이다. 홍콩에 가면 이건 꼭 먹어봐야 하고, 괌에 가서는 여기를 들러야 하고, 오사카에서 이 집은 제일 유명하고 등등... 여행에서 현지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는 뜻일 것이다. 여행의 여러 가지 목적 중에 '힐링' 혹은 '휴식'의 비중이 가장 크다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야말로 중요한 것이니 말이다. 아직 태국에는 가보지 못했지만, 동생이 다녀와서는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혼났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래서 그후로 여행 계획을 세울 땐 나도 모르게 태국은 배제하고 나라를 선택했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읽고 나니 태국에 꼭 가보고 싶어졌다. 그만큼 이 책은 완벽한 여행 가이드이자, 맛 집 가이드이기도 하다.

2011년 초여름 쿠나는 하던 일도 잘 안 풀리고 매일매일 지옥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원래 없었던 멀미도 생기고 스트레스로 인해 고3들이 자주 걸린다는 포진에 걸려서 일년 동안이나 고생한데다 손마디가 이상해져서 주먹이 꽉 쥐어지지 않는 이상 증세도 겪었어요.

그래서 이곳을 완전히 벗어난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 그리고 주변의 권유로 태국 여행을 하기로 결심했어요. 혼자서 하는 여행은 처음이었지만 두려움보다는 어떻게든 회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일상에 지쳐 나가 떨어질 때 즈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한국을 떠나고 싶다!가 아닐까.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여행이다. 반복되는 일상,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다 여유롭고, 느긋한 시간을 가질 수 있기만 하더라도 스트레스의 절반은 날려 버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저자인 쿠나 역시 마찬가지였나 보다. 그녀는 무작정 떠난 태국에서 아름다운 자연에서 여유도 부려보고, 맛있는 음식들도 머고, 여행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도 보내면서 다시 한국에 돌아와 열심히 살 힘을 얻었다고 말한다.

 

대체 태국이 어떤 곳이기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힘을 주었다는 걸까 궁금해진다. 네이버와 다음에 연재되었던 분량을 수정하고 가이드로서 정보도 보강하여 엮은 이 책은 태국의 골목골목을 다니면서 발견한 쿠나의 맛 집 탐방기이기도 하다. 태국은 과일의 종류도 많고 가격도 저렴한데, 길거리 노점상에서 조금씩 구입해서 먹는 것이 현명하다 알려주고, 섭씨 40도를 육박하는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 천국과도 같은 장소가 바로 편의점이라는 것도 알려준다. 태국은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 처음에는 냄새 때문에 힘든 경우가 많은데, 가이드북에는 똠양꿍, 그린커리 등 향신료 강한 음식만 나와 있기 때문에 쿠나는 끈적 국수라는 걸 소개시켜준다. 그리고 커피를 마시는 특별한 방법과 태국에선 국수에 설탕을 넣어 먹는다는 특이사항, 길거리 음식 베스트 3 리스트도 있다. 특히 향신료 없이 시원한 국물 맛을 볼 수 있다는 수끼는 먹어보고 싶어질 정도였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바로 음식 일러스트인데, 분명 만화 그림인데 사진보다 더 세밀하고 먹음직스럽다는 것이 함정이다. 쿠나가 자세히 그린 음식에 이어 실제 해당 음식의 사진도 함께 실려 있는데, 어떻게 된 것이 사진보다 일러스트의 음식이 더 맛있어 보였다.

 

 

음식 외에도 태국의 교통수단인 뚝뚝, 택시, 수상버스를 이용하는 방법과 집에서 똠양꿍 만드는 레시피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 실려 있는 <태국 음식과 친해지는 법>은 태국에 처음 가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수 리스트가 아닌가 싶다. 단계별로 먹기에 편한 음식을 소개해주는 리스트인데, 우선 첫번째 레벨 1은 누구나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볶음밥, 닭튀김, 팟타이, 무팟뽕커리, 쪽이 있고, 두번째 레벨 2에 가면 끈적국수, 태국의 쌀국수인 꾸어이띠야우, 그리고 팟카파오무쌈, 쏨땀이 있고, 세번째 레벨 3는 너무 유명한 음식들이지만 향신료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똠양꿍, 그린커리, 태국식 파스타가 되겠다.

이 책 덕분에 아무래도 내년 여행지는 태국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유용한 정보들이 가득한 책이 아니었나 싶다. 게다가 웹툰 형식으로 음식이 소개되어 있으니, 읽기도 쉽고, 눈에 쏙 들어오기도 해서, 지루한 내용들만 늘어져 있는 가이드북보다 훨씬 더 현지에서 잘 쓰일 것 같기도 했다. 혹시라도 태국에 간다면 무조건 들고 가야 할 필수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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