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야 키친을 부탁해
주부의 벗사 지음, 황세정 옮김, 이이즈카 게이코 감수 / 니들북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평소에 요리할 때 허브를 자주 활용하는 편이다. 타임, 오레가노, 바질, 파슬리, 로즈마리, 월계수 잎 등등 이런 저런 요리에 아주 소량만 넣어도 맛의 풍미, 향이 전혀 달라진다. 한동안 프랑스 요리와 이탈리아 요리에 빠져 있어서 관련 레시피를 공부하고 요리를 했었는데, 허브는 알다시피 서양 요리에서는 우리 나라의 마늘, 생각만큼이나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다 보니 자주 사용하게 되었다.

나는 주로 마트에서 구입한 말린 허브를 주로 이용했는데, 어느 날 요리 프로그램을 보다가 파슬리를 직접 썰어서 바로 사용하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이탈리안 파슬리라고 마트에서 우리가 쉽게 구할 수 있는 파슬리와는 조금 다른 것이었는데, 그거 하나로 요리가 완전히 달라지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아니 그런데, 저 이탈리안 파슬리라는 것을 어디서 구한단 말이야. 싶었다. 근데 요리 프로그램을 자주 보다 보니, 조그만 화분에 허브를 키워서 바로 잎을 따서 요리에 바로 사용하는 걸 종종 보게 되었다. 그때부터였다. 허브를 키워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 말이다. 물론 화초 하나 제대로 키워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그 조그만 화분 조차 부담스러워 마음만 먹고 아직 시도는 못했지만 말이다.

이 책에는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허브를 소개하고, 모종심기에 적합한 장소부터 재배 방법, 요리에 사용하는 방법까지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이어 실제 그 허브를 사용해서 만들 수 있는 요리의 레시피까지 서너 개씩 소개되어 있어 그 허브를 바로 요리에 활용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예를 들어 파슬리 같은 경우 요리에는 말리지 않은 싱싱한 줄기와 잎을 사용하고, 말린 잎은 주로 차로 사용한다는 것. 파슬리 차는 소화를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임신 중에는 사용을 자제하는 편이 좋다는 팁까지 소개되어 있다.

 

타임도 자주 사용했던 허브 중의 하나인데, 종류가 향이 나는 여러 가지가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무려 350종에 달할 만큼 잎과 꽃, 향기가 무척 다양하다고 한다. 강한 레몬 향이 풍기는 레몬타임, 분홍색 예쁜 꽃을 피우는 실버 타임, 그리고 허브라기 보다 일반 꽃처럼 보이는 크리핑 타임 등등이 있다고 한다. 레시피에도 소개되어 있지만 튀김 요리, 볶음 요리, 그리고 칵테일 주스까지 다양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예전에 프랑스 요리에 한참 빠져 있을 때 진행하던 정재형씨가 자주 사용하던 허브 다발 '부케가르니'가 한참 궁금했던 적이 있다. 블랑캣 드 포나 부야베스, 뵈프 부르기뇽, 코코뱅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던 허브 다발인데 실제 방송에서는 잠깐 설명되고 지나가서 대체 저 다발에 들어가는 허브는 다 어디서 구하는 걸까 궁금했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말린 허브 가루는 아니었으니 말이다. 여러 종류의 허브를 섞어서 사용하면 한 가지를 사용했을 때보다 요리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고 한다. 이 책에는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허브의 세 가지 조합과 이를 활용한 레시피가 소개되어 있어 반가웠다.

우선 내가 궁금했던 '부케가르니'는 보통 월계수 잎, 타임, 파슬리, 셀러리 줄기 등을 조합하고, 취향에 따라 세이지나 로즈메리, 펜넬 등을 추가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렇게 허브 몇 가지를 실로 묶은 후 수프나 국물 요리 등을 할때 재료와 함께 넣고, 국물이나 재료에 향이 충분히 배면 건져내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몰랐던 허브 다발 두 가지, '핀제르브'라고 처빌, 차이브, 파슬리, 타라곤을 섞은 것으로 허브의 부드러운 잎과 줄기를 잘게 다져 소스나 드레싱 등에 섞어서 사용한고 한다. '에르브 드 프로방스'는 타임, 월계수, 로즈메리, 펜넬, 라벤더 등을 잘 말려서 잘게 부순 후 섞은 것으로 국물 요리에 사용하며, 고기나 생선의 비린내를 제거하고 풍미를 더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싱싱한 허브를 씻는 방법, 보관하는 방법, 말리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고, 허브 오일과 허브 식초를 만드는 방법도 있어 흥미로웠다. 이렇게 약 60여 가지의 다양한 허브를 공부하고, 이탈리안, 프렌치, 에스닉, 일식 등 여러 가지 레시피에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알게 되었느니, 남은 건 한가지 실제 허브를 심어서 재배해보는 것이다. 모종을 선택하는 방법, 심는 방법, 모아 심기 등등이 단계별로 쉽게 설명되어 있어 우선 제일 마음에 드는 이탈리안 파슬리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마트에서 구입한 건조 허브가 아니라 싱싱한 허브를 직접 재배하고, 따서 요리에 사용해 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신이 난다. 이 책은 요리 레시피 북으로서도 손색이 없고, 그에 더해 다양한 허브의 종류와 활용 방법을 알 수 있어서 참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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