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위스퍼 패밀리편 - 행복한 가정을 완성하는 베이비 위스퍼 4
트레이시 호그, 멜린다 블로우 지음, 노혜숙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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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위스퍼는 초보 맘들에게 거의 바이블과도 같은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배맘들에게 육아에 관련된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많은 이들이 한 입으로 베이비위스퍼 시리즈를 추천하길래 무심코 샀었는데, 읽어보니 왜 다들 추천하는지 알만했다. 베이비 위스퍼는 말을 잘 다룬다는 호스 위스퍼러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는데, 인내심을 갖고 천천히 말을 향해 다가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듯이 초보 부모에게도 항상 평온하게 아기에게 다가가는 태도를 가지라는 뜻이다. 태어나서 첫돌까지, 첫돌에서 만4세까지, 그리고 총정리 실전 편. 이렇게 세 권을 구입해서 읽었는데 특히나 초반에 아기가 먹고, 잠자는 부분에 대해서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던 책이었다. 그런 베이비 위스퍼 시리즈의 새로운 버전은 바로 '패밀리'편이다. 그 동안의 시리즈가 아기의 성장발달에 따른 팁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아기를 키우느라 잃어버린 '가족'에 관해서 조명한다.

부모들은 종종 가족이 아닌, 아이 자체에 초점을 맞추거나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는 자신의 역할에 지나치게 집중한다.

부모의 육아는 물론 중요하지만, 아이는 부모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니 아이에게만 모든 것을 맞출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로 초점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에 베이비 위스퍼링은 '아이의 입장에서 조율하고 관찰하며 귀 기울이고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책에서 패밀리 위스퍼링은 '가족 전체의 입장에서 조율하고 관찰하며 귀 기울이고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결국 같은 원리이다. 아이가 아닌 가족에게 주파수를 맞추고, 아이 중심에서 가족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이뿐 아니라, 가족 전체가 중요하니까.

얼마 전에 5개월된 아이가 예방접종을 맞고 와서 새벽에 고열로 시달린 적이 있었다. 아직도 어리버리한 초보맘인 나는 별 생각 없이 해열제 처방을 받아놓고도 약을 챙겨오지 않았던 탓에, 남편이 여기저기 약국을 알아보느라 한밤중에 동분서주하게 만들었다. 5개월만에 처음으로 아이가 아팠던 상황이라 너무도 당황하고, 걱정스럽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그 와중에 남편이 '왜 처방전 받고 해열제를 챙겨오지 않았느냐'는 눈빛을 보내는 것이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었다. 매일매 순간이 처음인 초보 맘이라 나도 서툰 것 투성이고, 종일 아이보고 시달리느라 정신 없이 바빠서 미처 생각지 못하고 놓친 것인데, 그런 실수를 그저 지나가도 될 것을 굳이 타박하나 싶어 화가 났던 것이다. 물론 그런 마음은 아이에게 해열제를 먹이고, 밤새 뜬 눈으로 지새우며 걱정하다, 체온이 정상이 되고 나서 눈녹듯 다 사라져버렸지만 말이다. 이건 아주 사소한 예이고, 아마도 앞으로 아이를 키워나가면서 더 많은 상황들에서 '무조건 아이가 중심'이다 보니 남편과 사소하게 언쟁을 하거나 서로 배려하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로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이런 책이 필요했다. 나와 남편처럼, 서툰 초보 부모에겐 말이다.

관계를 잘하는 가족은 화목하다. 그리고 관계를 우선하면서 노력하고 우리 자신에게 솔직해질수록 더욱 행복해진다.

예전에 연애를 할 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상대방을 변화시키려는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서로 다툴 일이 생길 필요가 없다고 말이다. 가족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을 바꾸겠다는 마음만 먹지 않는다면, 남편과도, 아이와도 문제가 생길 일이 그다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상대방을 조종하거나 관리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하지만 각자가 행동하고 말하는 방식은 두 사람이 함께 추는 춤을 변화시킬 수 있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멋지지 않은가. 상대방과 나누는 모든 상호작용이 때로는 그 관계를 풍성하게 하기도 하고, 반대로 아예 망가뜨리기도 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가족 관계에 있어서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일이 중요한 것 같다. 상대방이 저렇게 행동하는 이유,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기 보다, 이해하려고 노력해보는 것이다.

사실 부부만 있던 가정에 아기가 태어나게 되면, 온 생활의 중심이 아기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어 부부 관계는 소홀해지고, 사소한 걸로 자주 다투게 되거나, 혹은 반대로 서로에게 무관심해지는 것이 다반사이다. 새로운 가족의 구성원이 생긴 거니 그 결속력이 더 탄탄해지면 좋으련만, 인원은 늘었는데 가족 관계는 더 느슨해진다고 할까. 물론 모든 가정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내가 보아온 대부분의 집들이 예외 없이 다 비슷했다. 그러니 '아이 중심에서 가족 중심으로' 초점을 바꾸어야 한다는 이 책은 육아서의 시리즈 완성 편으로 더할 나위 없이 멋진 선택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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