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의사 엄마의 갓난아기 건강수첩 - 초보엄마들을 위한 닥터 맘의 44가지 처방전 닥터맘 시리즈 1
모리토 야스미 지음, 황혜숙 옮김, 서정호 감수 / 에밀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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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키우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매 순간, 모든 일들이 다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 초보 엄마인 나는 언제나 실수투성이에 서툴기만 하다. 그래도 이제는 아기가 5개월이 넘어 다소의 여유가 생겼지만, 조리원을 나와서 처음 집에 왔을 때의 그 난감함이라니. 밤마다 아이가 보채고, 울어대는 이유를 도저히 짐작할 수 없어 얼마나 발을 동동 굴렀던지. 아기가 보여주는 반응들 중에 혹시 아픈 게 아닐까, 병원에 가봐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상황들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었기에 더욱 이런 책이 필요했었다. 소아과의사 엄마가 초보엄마들을 위해 갓난아기의 여러 상황 별 처방전을 제시해준다니, 나 같은 초보 맘들에게는 너무도 반가운 책이기도 하다.

 

 

 

저자인 모리토 야스미는 결혼을 하고 첫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육아에 대한 고충을 깨닫고 블로그를 통해 육아만화를 연 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두 딸아이에 대한 소소한 일기에서 시작했지만, 점점 아이들의 몸과 건강에 대한 정보를 담으면서 더욱 큰 호응을 얻게 되었다고. 아무래도 소아과 의사이다 보니 현장 경험을 통해 평범한 엄마들은 알지 못하는 많은 정보들을 접했을 것이다. 이 책은 수년 간 그렇게 연재해 온 육아만화에 좀더 상세한 의학정보를 더한 것으로, 질문과 상황에 대한 설명, 의사의 답변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머리 숱이 없는데 좋아질까요? 머리카락은 돌 때까지 대부분 골고루 나므로 지나치게 걱정하지 말자! 혹은 모유에서 어머니가 먹은 음식 맛이 나나요? 무엇을 먹든 모유의 맛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편식하지 말고 평소대로 식사하자! 는 식이다. 거기에 더해 수유 중에 복용해도 되는 약에 대한 리스트가 있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과 그렇지 않은 음식의 상세한 리스트에, 나이에 따른 수면 시간, 국가 예방 접종 대상 무료 백신 리스트까지, 아이를 키우는 초보 맘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들이 알차게 실려 있다.

양치질은 언제부터 하면 되는지, 딸꾹질을 많이 하는데 괜찮은 건지, 모유가 충분한 건지, 이유식은 늦게 시작하는 편이 좋은 건지, 신생아는 언제부터 외출해도 되는 건지, 모유나 분유를 잘 토하는 건 왜 그런 건지, 하나부터 열까지 초보 맘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궁금해했을 만한 내용 들이 가득 있어 가려운 등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듯한 기분 마저 들었다. 누구나 첫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될 때 닥칠 수 밖에 없는 상황들에 대한 정리가 일목요연하게 되어 있다 보니, 책을 읽으면서 걱정했는데 사실 별 거 아니었구나.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구나. 다른 아이들도 다 겪는 일이네. 등의 위안마저 들었다.

얼마 전에, 4개월차 예방접종을 맞히고 온 날이었다. 무려 주사를 세 방이나 맞혀야 했기에, 열이 날 수도 있다며 해열제를 처방해주어 받아 왔는데, 2개월차 때도 열이 오르는 일 없이 무사히 지나갔기에 별 걱정 없이 집에 왔었다. 그런데 그날 밤, 아기를 안는데 이상하게 너무 뜨겁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체온을 재봤고, 무려 38.7도까지 올라가자 얼마나 놀랐던지, 체온이 38도가 넘으면 해열제를 먹여야 하는데, 나는 처방전만 덜렁 들고 왔던 터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늦은 시간이라 동네에 있는 약국에 우선 전화를 해봤더니 해당 약이 없다고 하며 곧 문을 닫는다고 하고, 급하게 24시간 오픈을 하는 약국을 찾아내어 무려 40분이나 걸려 한밤중에 아기와 함께 급하게 다녀왔던 기억이 난다. 해열제를 먹이고 밤새 잠든 아기를 바라보며 뜬눈으로 지새웠던 기억이 난다. 지금에야 뒤돌아보면 아기를 키우면서 누구나 한번쯤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이지만, 당시에는 난생 처음 겪는 초보엄마에게 너무도 버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런 책 한 권 있다면 나처럼 허둥대지 않고, 좀더 적극적으로 여유롭게 육아의 여러 상황들을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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