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짜툰 2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뽀짜툰 2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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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서 연재되고 있는 뽀자툰의 단행본 2권이 출간되었다. 카리스마 군기 반장 뽀또, 새침하고 도도한 아가씨 짜구, 까칠하고 고독한 쪼꼬, 천방지축 막내 포비, 개성 넘치는 네 마리 고양이와 어수룩하고 무심하지만 책임감 있는 주인의 스토리는 1권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되었다. 나는 강아지만 이십 여년을 키우고 있는데, 아주 어릴 때는 고양이도 한 번 키워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들의 습성을 조금이나마 아는데, 강아지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긴 하다. 물론 난 어쩐지 도도하고 새침한 고양이보다는, 순박하고 정감 있는 강아지가 더 좋지만 말이다. 특히나 뽀자툰을 읽으면서 고양이의 매력에 더욱 푹 빠지게 되는 것 같다. 동물을 가족처럼 키운다는 공통점이 있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예전에 동물 농장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고영욱 네 집이었나.. 강아지를 정말 여러 마리 키우는 집이 있었다. 강아지를 키우면서 항상 제일 미안한 것이 집을 비워서 혼자 놔둘 때였는데, 이렇게 친구가 있으면 참 좋겠다 생각했었다. 그들 나름의 언어로 친구와 소통하고 나름의 위계질서를 만들고, 물론 사고도 더 많이 치겠지만 말이다. 재미있는 건 우리 집 강아지 토토는 다른 강아지 친구들한테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 산책을 나가보면 역시 마찬가지로 강아지를 데리고 나온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대부분 강아지가 강아지를 만나면 으르렁거리며 짖거나 가까이 다가가서 냄새를 맡거나 하는데, 토토는 친구가 다가와도 전혀 관심이 없다. 민망할 정도로. 그래서 이놈은 자기가 사람인 줄 아는 게지. 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던 기억이 난다. 암튼, 그래서 뽀자툰을 보면서 뽀, , , 포 네 마리가 함께 동거하는 생활이 너무도 유쾌하고 부러웠다.

페르시안 종으로 유난히 길고 가벼운 솜털들을 뿜어내는 포비에 관한 일화도 매우 공감이 됐다. 예전에 키우던 토이 푸들은 털이 곱슬이라 별로 빠지지 않았는데, 지금 키우는 코카스패니얼은 털이 긴 종이라 정말 털이 많이 빠지는 편이다. 그래서 가끔 청소를 하다 보면 포비의 털처럼 구석구석에서 털이 한 뭉텅이 공처럼 말려있는 걸 발견하기도 한다. 주인공이 발견한 고양이털 재활용법은 황당하지만 그럴 듯해서 나도 우리 토토의 털로 한번 해봐?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고양이를 키우며 길 고양이들이 안쓰럽고 길을 가다 다리를 절고 있는 비둘기를 봐도 마음이 쓰여 한참을 보고 있곤 하는 내가 작은 벌레 한 마리도 함부로 죽이지 않으리라 한 내가.. 뱀이라는 동물에겐 모진 생각을 그대로 갖고 있었던 거다.

...그리고 내가 뱀을 생명체로서 존중하지 못했던 것처럼, 내가 좋아하는 생명들에게도 잔인하고 모진 마음을 당연한 듯 지니고 사는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것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이나 의문을 갖지 않은 채로.

시골에서 자라며 뱀을 싫어했던 저자는 뱀은 당연히 보이는 대로 죽여도 되는 나쁜 동물이라 생각했다. 그러다 문득 그것이 자신의 고정관념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이 뱀에게 갖고 있던 선입견으로, 내가 좋아하는 동물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이놈의 도둑 고양이, 재수없어. 라던가. 말이다. 어떤 존재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문제야 개인의 자유이니, 타인이 판단할 일이 아니지만, "싫어한다고 해서 함부로 짓밟을 권리는 없다"는 것. 다 제각각 열심히 자신에게 주어진 생을 살아가는 생명체이니 말이다.

이렇게 예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라서 나는 뽀짜툰이 참 좋다. 강아지를 편애하면서도 고양이 웹툰을 내가 즐겨 읽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그 마음들이 쌓여서 가끔씩 뉴스에서 보도되는 반려동물에 대한 우울한 소식들을 언젠가는 덮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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