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케이지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 2
혼다 테쓰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서 자라는 법이지.
그건 달리 자식이 하나씩 하나씩 부모의 흉내를 낸다는 뜻만이 아니라 본보기로 삼는다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 아닐까 해.


'부성' 혹은 '모성'이라는 것이 어쩌면 부모들에게는 자신의 자식에게 할 수 있는 당연한 것일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제3자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지나쳐 보일 때가 있다. 아, 저렇게까지 해야할까? 내지는 나라면 저럴 수 있을까?라는 하는 의문들말이다. 그만큼 무조건적인 부성애, 모성애는 오로지 그 대상이 한 방향으로만 향해 있기에 무서울 수가 있는 것이다. 그 무조건적인 사랑에는 타인에 대한 그 어떤 배려도 없이, 오직 내 자식을 위한 것이라면, 이라는 전제조건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가끔 자식을 위해서 부모가 저지른 일에 대한 뉴스를 볼 때면, 동정도 하고, 이해도 하지만, 공감은 안 갔던 적이 많았다. 그래, 부모니까 그럴 수 있어. 라고 이해가 가고, 그런 마음이나 어쩔 수 없이 살해로 이어진 점은 동정을 금하지 못하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그렇게 해야했을까.. 싶은 것이다. 물론 혹자는 그럴 것이다. 너도 결혼해서 자식을 낳아보면, 그런 부모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언젠가는.

 

 

"자식은 보지 않는 듯해도 은근히 부모의 모습을 보는 법이야. 따라서 자식에게 해명하지 못하거나 보이고 싶지 않은 행동은 자식이 옆에 있든 없든 상관없이 하지 말아야겠지. 자식을 올바르게 키우고 싶다면 자신이 올바르게 살아야 하고, 자식에게 자립하는 생활 태도를 갖게 하려면 우선 자신이 자립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겠지. 뭐, 그런 말이야."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부모가 어느 정도나 있을지 과연 의문스럽다. 이렇게 좋은 세상인데도 여전히 범죄는 대게 어른이 저지른다. 그중에는 자식이 있는 부모도 적지 않다. 또한 범죄는 아닌데, 자신은 대단치도 않으면서 자식에게만 많은 걸 바라기도 한다. 그건 분명 부모로서의 도리가 아니다.


버려진 승용차 안에서 성인 남자의 절단된 손목이 발견되고, 시체가 없는 살인사건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다. 히메카와 레이코 형사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으로, 생각보다 수사를 전개하는 스토리는 탄탄하다. 직감을 중시하는 히메카와 레이코와 눈에 보이는 증거만을 믿는 쿠사카 마모루의 경쟁 구도도 흥미롭고, 단순한 토막 살인사건이 아니라 과거부터 이어온 숨겨진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도 긴장감 넘친다.

 

여형사가 주인공인 작품이라, 쓸데없는 감정 싸움들이 간혹 눈에 띄진 않지만, 무엇보다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힘있는 전개가 지루하지 않게 속도감을 높여준다. 그리고 인상적인 작품의 표지에 등장한 잘려진 손목의 진짜 의미가 밝혀지는 순간, 안타까운 부성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세상의 부모라는 존재는 어쩔 수 없구나. 이렇게라도 해서 자식을 지키려고 하는 존재구나. 싶어 마음이 아팠다. 나도 언젠가는 그런 부모의 마음을 알 수 있겠지. 새삼스레 부모님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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