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주는 어디에서 왔을까 - 양자물리학과 천문학으로 읽는 우주 탄생
크리스 페리.게라인트 F. 루이스 지음, 김주희 옮김 / 시공사 / 2026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0세기 중반에 들어서자 과학자들은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고, 현대물리학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문제는 두 청사진의 내용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었다. 중력은 아인슈타인이 제시한 일반상대성이론의 휜 공간 관점에서 설명되지만, 전자기력과 강한 핵력, 약한 핵력 등 자연의 다른 힘은 양자역학의 불연속성으로 설명됐다. 기초물리학 교과서를 펼치면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 간의 차이점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p.26
양자물리학과 천체물리학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를 연구하는 두 과학자가 우주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우주는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넓지만, 폭넓은 시야로 행성과 별, 블랙홀 등에 초점을 맞추면 깔끔하게 정돈된 일련의 물리이론과 법칙을 고수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주는 고정불변하고 예측 가능하다. 그런데 반대로 미시 세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직관은 순식간에 무너진다. 이 세계는 예측 불가능하며 우주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자의 세계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원소와 화학, 더 나아가 별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본 원리를 제공해준다.
이 책은 바로 그렇게 양극단인 양자와 우주를 다룬다. 두 저자는 거대한 우주의 일생과 미세한 양자 작용이 복잡하게 얽혔음을 밝히며, 양자와 우주는 떼려야 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별이 산산조각 나는 과정의 이해를 위해 가상의 케이크를 구워보는 것처럼 이 책은 복잡한 수식 대신 직관적인 비유와 이야기로 양자와 우주에 대해 들려준다. 우주의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먼 미래를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이라는 현대물리학의 두 기둥을 하나의 시선으로 이어가며 설명해준다. 우주는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왜 지금의 모습이 되었으며, 앞으로 어디로 향할까? 빅뱅과 원소의 탄생에서 시작해 별의 생애와 블랙홀의 운명을 거쳐 물질의 변화까지 이어지는 여정은 누구나 한 번쯤 궁금증을 가졌던 우주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가장 현대적인 우주론의 핵심을 콕 찝어 정리해줘 아주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그렇다면 양자물리학이 여전히 건재한 이유는 무엇일까?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슈뢰딩거 방정식과 측정 중에서 어느 쪽이 더 근본적인지는 합의되지 않았다. 파동함수 붕괴를 풀리지 않은 문제점이 아니라 물리학의 본질로 인정한다면, 우리는 비가역성의 근원을 발견한다! 하지만 서두르지 말자. 측정자 또한 원자로 구성됐으므로 양자물리학으로 설명돼야 한다. 실제로 어떤 대상을 측정하는 행위는 그 대상과 상호작용하는 것이며, 상호작용은 슈뢰딩거 방정식으로 기술된다. 우리는 결국 원점으로 되돌아왔다! p.221
우주 역사에서 인류 문명은 수십억 년도 아닌 수천 년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지난 수백 년 동안 인류는 우주가 구사하는 다양한 언어를 성공적으로 해석했다. 과학에서 일련의 혁명이 시작된 것은 독일의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가 세상을 이해하려 노력했던 20세기 전환기부터이다. '왜 그럴까?'라는 플랑크의 의문은 기존의 물리법칙으로 자신이 궁금해하는 문제를 풀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의 발견에서 양자 가설이 시작되고, 오늘날 양자이론 영역에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이후 수십 년간 물리학자들은 양자 개념을 정교하게 발전시켰고, 새로운 물리학을 기반으로 실험 결과가 풍부하게 나오자, 과학계는 대격변을 맞게 된다. 인류가 현대과학기술을 구축하게 된 것도 모두 양자물리학 덕분이다. 그리고 우주의 본질에 호기심을 품었던 아인슈타인이 등장하고, 그 유명한 상대성이론이 탄생하게 된다. 아인슈타인은 우주의 모든 시공간을 수학으로 설명하려 한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20세기 중반에 들어서게 되면 과학자들은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현대물리학의 청사진을 제시하게 된다. 바로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이라는 두 가지 기둥이다. 상대성이론은 행성과 별, 은하 등 거대하고 무거운 물리학적 대상을 설명할 때 활용되고, 양자역학은 전자와 입자 등으로 이뤄진 아주 작은 세계의 물리학을 지배한다. 두 기둥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지만, 양자와 중력을 별계의 세계로 분리하게 되면,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는 일은 분명 어려워진다. 인류가 우주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진정 이해하기 위해서는, 양자와 우주를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의미가 있다. 양자물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와 천체물리학 대중화에 힘쓰는 과학 커뮤니케이터이자 교수가 함께 이 책을 쓴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이다. 우주 탄생의 비밀을 알기 위해서는 양자물리학과 천문학을 함께 아울러서 바라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자, 가장 작은 세계가 만든 거대한 세계, 양자와 우주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