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과 객관 - 과잉 정보의 시대, 본질을 보는 8가지 규칙
키코 야네라스 지음, 이소영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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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당신이 남들보다 먼저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고, 이후 연쇄적으로 이어진 사건들이 나머지를 해결해 주었다고 생각해 보자.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인생에서 운의 영향력은 줄어들 것이다. 행운과 불운이 결국 서로 상쇄될 테니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운이 세 번만 연달아 작용해도 당신의 커리어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 당신의 인생에서 미처 인식하지 못한 피드백 루트가 만들어 낸 결과는 얼마나 될까?              p.70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점점 더 많은 영역이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고 있다. 넷플릭스는 내가 이전에 시청한 작품을 토대로 취향이 비슷한 이용자들의 데이터와 비교분석해 추천 작품 목록을 보여주고, 아이폰의 시리에게 말을 걸면 척척 알아듣고 답변을 해주며, 구글번역은 외국어 텍스트를 수준급으로 번역해낸다. 이러한 인공지능 또는 기계학습은 모두 수학과 통계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고, 발전해왔다. AI의 발달 또한 모두 확률을 바탕으로 한 수학 덕분이며 다양한 경쟁 상황 속에서 최상의 전략을 알려주는 이론도 역시 수학에서 비롯되었다. 이렇게 데이터가 새로운 언어가 된 시대에 숫자와 통계를 어떻게 읽고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은 과잉 정보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데이터 안의 정보를 이해하여 활용하는 능력인 '데이터 리터러시'를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각종 데이터를 읽고 해석할 수 있다면, 이를 통해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 엘카노 왕립 연구소 과학 자문위원이자 2024 스페인 저널리즘 혁신상 수상 작가인 키코 야네라스는 이 책에서 동물의 생태부터 스포츠, 정치, 문화에 이르기까지 사례를 넘나들며 데이터 리터러시의 실제를 풀어낸다. 자연은 이상할 정도로 직관에 반하는 방향으로, 때로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흘러가는데 그에 대한 사례로 유럽 뱀장어의 사례를 들어 설명해준다. 유럽 뱀장어는 수십 년을 살 수 있고, 짝짓기를 위해 수천 km를 이동하며, 생애 동안 세 번의 변태를 겪는다. 저자는 수세기 동안 미스터리의 생물이었던 뱀장어의 생애를 통해 세상이 보기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사실을 앨깨워준다. 이것을 시작으로 세계사, 정치, 스포츠, 게임 등 광범위한 사례를 통해 직관의 지배에서 벗어나야 함을 강조하는데, 매우 흥미진진한 시간이었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결정에 따른 결과를 간과한다. 가령 정원이 딸린 집을 살 때를 상상해 보자. 우리는 바비큐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상상하지만, 잔디 관리나 지방세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정도 부담은 미래의 자신에게 맡기면 그만이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 정원에 잡초가 무성해질 즈음이면 과거의 자신을 떠올리며 후회할 것이다. 그런데도 다음 날이면 또다시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 이는 우리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추론할 때 저지르는 실수에 해당한다.                p.294


아이스크림 판매를 금지하면 범죄 근절에 도움이 될까?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이는 두 현상 사이에 무슨 연관성이 있는 걸까? 실제로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증가할 때 살인 사건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이 살인을 유발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살인 아이스크림'은 '상관관계는 인과관계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통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말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예라고 한다.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상승할 때, 살인 사건도 덩달아 증가한다고 해서 아이스크림이 살인을 유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두 사건이 동시에 일어나더라도, 한 사건이 다른 사건의 원인이 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는 단순한 개념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현상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는 크나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과잉 정보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인터넷에 넘쳐나는 수많은 정보들 사이에서 정확한 사실을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누구나 사실 검증을 위해 통계 자료를 제시하는 이른바 '팩트 지상주의' 사회가 된 것이다. 검색 한 번으로 우리는 무한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그러한 양이 질을 보증하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 습득한 정보에서 신뢰해야 할 내용과 경계해야 할 부분을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인과성과 우연, 불확실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데이터가 과학의 영역을 넘어 사회과학, 심리학의 문제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며 과학과 인문학의 간극을 메워줘서 통합적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수식이나 도표를 제시하지 않고, 통계학적, 심리학적 개념을 이해할 수 있게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데이터 시대를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것이다. 숫자와 데이터의 세상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면, 데이터 리터러시 능력을 키우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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