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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는 뇌 - 최신 신경과학이 밝힌 평생 또렷한 정신으로 사는 방법
데일 브레드슨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일단 한 걸음 내딛고, 잘 되면 다시 한 걸음을 가면 된다. 인지 기능이 더 건강해지도록 하는 작은 실천 하나하나를 통해 다른 일도 실천할 수 있다. 그 실천이 모이면 다음에 내딛는 한 걸음은 대체로 전보다 조금은 수월해진다. 나는 부모님의 삶을 보면서, 그리고 내 인생을 살면서 정말로 그렇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노력 없이 되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계속하다 보면, 노력에 따른 보상을 체감하게 되면 이내 자연스러운 일이 된다. p.113
누구나 노화는 피할 수 없다. 노화는 생물학적인 과정이며 대체로 우리가 각자 태어난 후에 흐른 시간과 상관관계가 있다. 인류가 가까운 미래에 노화를 뛰어넘으리라고 기대할 만한 확실한 근거도 아직은 없다. 게다가 인지 기능 저하와 그로 인한 신경퇴행은 노화와 무관하게 일어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뇌의 노화와 인지 기능 저하를 피하려면 뭘 하는 게 가장 중요할까?
50년 넘게 신경퇴행질환을 연구한 세계적 권위자 데일 브레드슨은 “나이가 들어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는 통념을 최신 연구로 반박하며 알츠하이머병은 발병 전 예방이 가능하고 진행된 후에도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를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밝혀졌고, 그 방법을 따른다면 사실상 모두가 그 문제를 겪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차고 넘친다는 저자의 말은 엄청난 발전이나 놀라운 현실이었다. 왜냐하면 그 동안 우리는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거나, 늦추거나, 되돌릴 방법은 없다'고, '알츠하이머병은 아직 치료법도 없고, 생존자도 없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인지 기능이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전문가들의 검토 과정을 거쳐서 학술지에 실렸을 정도라고 하니 너무도 놀라웠다. 노화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가 불가역적인 현상이 아니라면, 인지 기능의 쇠퇴를 막고, 치료하고, 심지어 예방까지 가능하다면, 그것은 가히 혁명과도 같은 일이 아닐까.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인지 기능의 저하가 전혀 일어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노화의 자연스러운 변화 정도일 뿐 질병이라고 할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며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일을 스스로 잘해내고 있다면, 이런 사람은 건강한 뇌로 백 세 또는 그 이상 살아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미 그 목표에 상당히 가까이 왔고, 20년 정도만 그대로 유지하면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사람도 지금까지 해온 방식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백 세까지 남은 20년 동안에도 뇌 건강을 우수하게 유지하려면 몇 가지 비교적 큼직한 변화를 계획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p.418~419
이 책은 인지 기능이 가파른 내리막길 초입에 선 사람들, 아직 그 위험한 길을 피할 기회가 있는 수많은 이를 위한 것이다. 평생 또렷하게 생각하고, 아무 문제 없이 배우고 기억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상상해보라. 저자는 우리 모두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다. 나이를 먹다 보면 스스로 '늙은이'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열쇠를 챙긴다는 걸 깜박하고, 동료 이름이 기억나지 않고, 창밖을 내다보며 잠시 멍 때리다 뭘 하려고 했는지 잊어버리기도 하고, 외출하려고 집을 나섰는데 어디에 가려고 했는지 갑자기 생각나지 않는다. 우리는 이런 일들을 사소하게 여기고 웃어넘긴다. 잠시 부주의해서, 정신이 딴 데 팔려서, 또는 너무 지쳐서 잠깐 그런 줄 알았다고, 다들 그럴 때가 있지 않냐고, 보통 생각한다.
물론 두통이 있다고 해서 전부 뇌종양은 아니듯이, 기억력과 집중력, 추론 능력이 떨어졌다고 해서 무조건 치매가 진행 중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게 사소한 일이라며 웃어넘기고 지내는 동안, 정말로 문제가 생겼음을 알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이 책은 뇌 기능의 핵심 요소 여섯 가지와 건강한 장수 노인의 일곱 가지 특징을 살펴보며 건강하게 오래 사는 뇌를 위해 고려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알려준다. 그리고 식생활, 운동, 수면, 뇌 훈련으로 나누어 개인이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건강 문제가 생기기 전에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공감하고, 이해하게 된다. 우리 각자가 몇 살까지 살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죽기 전까지, 평생 예리하고 또렷한 정신으로 살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