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뇌과학 - 더 좋은 결정을 만드는 가치 판단의 비밀
에밀리 포크 지음, 김보은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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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샐러드를 먹을지 초콜릿케이크를 먹을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인간의 뇌가 '객관적인' 규칙만을 따른다면, 두 음식의 포만감이나 칼로리만 신경쓰면 된다. 실제로 이런 식의 사고는 인류 진화의 초기 단계에서 생존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의 뇌는 이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의 뇌는 가중치가 부여된 요소들을 바탕으로 공통된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샐러드와 초콜릿케이크의 주관적 가치를 산출하며, 그 결과 가치가 더 높은 쪽을 선택한다.              p.44~45


우리는 매순간 크고 작은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저마다 다른 이유로 중요하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를 선택할 수는 없으니까, 이것과 저것 사이, 이쪽과 저쪽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해야 한다. 주말에 업무를 더 하는 것과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지키는 것 사이에서, 친구들과의 모임에 가는 것과 애인과 데이트를 하는 것 중에서 고민하고, 당장 식사 메뉴를 뭘로 할지, 이동 시에 어떤 교통수단을 탈지, 쇼핑할 때 물건을 고르면서도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꼭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 있는데도 그 대신 다른 일을 먼저 하게 되고, 더 열심히 운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미루게 되고, 잠이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홀린듯 스마트폰을 들게 된다. 어째서 우리는 이런 선택을 하고, 심지어 왜 그런 선택을 반복하는 걸까. 어떻게 하면 선택의 가능성을 넓힐 수 있을까? 


이 책은 우리가 무엇을, 왜 선택하는지를 결정짓는 뇌 체계의 핵심을 탐구한다. 신경과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에밀리 포크는 우리의 결정이 뇌 속에 자리한 ‘가치 체계’의 영향을 받아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일상의 의사 결정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뇌과학적으로 살펴보는 과정은 매우 흥미로웠다. 저자는 우리가 잘못된 선택을 하는 이유는 뇌가 그렇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뇌의 작동 원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선택이 개인의 취향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목표, 타인과의 관계, 사회적 맥락 등 여러 요인 속에서 끊임없이 체계화되고 재구성된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우리의 뇌는 ‘우리가 무엇을 가치 있게 느끼는가’를 기준으로 주변 사람들, 사회적 규범, 반복된 경험 등을 토대로 판단하는 것이다. 우리의 선택은 뇌의 가치 체계에 의해 계산된 결과이며, 가치 체계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동안에도 여러 정보를 모아서 가장 가치 있다고 평가되는 선택지를 자동으로 고르는 것이다. 




... 우리의 일 분, 한 시간, 하루를 보내는 방식이 쌓여서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된다. 자녀의 학교 연극을 보러 갈 것인가, 아니면 이사회에 참석할 것인가? 동료가 비열한 발언을 했을 때 소리 내어 말할 것인가, 아니면 침묵을 지킬 것인가? 밤늦게까지 일할 것인가, 아니면 친구를 만날 것인가? 상원의원에게 전화해서 당신의 의견을 알릴 것인가,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결정하도록 내버려둘 것인가? 이 책에서 계속 살펴보았듯이 각각의 선택은 우리가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입력값을 넣어 가치 산출한 결과다.               p.307


한때 유행했던 밸런스 게임은 두 가지 극단적인 선택지 중에 어느 쪽을 선택할지 대답하는 것이다. 저자는 뇌의 '가치 체계'에 대해 설명하며, 가치 산출을 일종의 밸런스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거라고 설명한다. 고양이 혀와 롤러스케이트 중 어느 쪽을 만질 것인가. 세상의 모든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능력 중 어느 쪽을 가질 것인가. 세상 모든 책과 영화를 다 가지고 무인도에서 혼자 살기와 미디어 없이 단 한 사람과 함께 살기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이런 식으로 친구들과 밸런스 게임을 즐기는 가벼운 상황부터 날마다 실생활에서 의사 결정을 내리는 상황까지, 가치 체계는 우리의 선택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선택지의 가치를 끊임없이 비교하고 추적해 가장 좋은 선택을 하려는 것이다. 


이 책은 복잡한 뇌의 작동 원리를 통해 우리가 어떤 순간에 무엇을 더 가치 있게 느끼는지, 변하고 싶어 하면서도 왜 특정한 선택을 반복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가치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한다면, 내가 진짜 원하는 선택을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도 알게 될테니 말이다. 뇌가 어떤 선택지에 부여하는 가치는 절대적인 고정값이 아니다. 인간의 행동은 유전자나 교육 수준, 성격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그보다는 맥락과 문화에 더 크게 좌우된다. 그러니 우리는 자신과 타인의 가치 산출이 어디에 집중하게 할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결과를 바꿀 수 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은 뇌가 아닌, 내가 만들어야 하니 말이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리는 법이 궁금하다면, 뇌의 가치 체계를 이해하고 미래를 능동적으로 만들어가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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