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안타까운 동물 자랑 대회
이마이즈미 다다아키 외 감수, 시모마 아야에 외 그림, 이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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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1회 안타까운 동물 자랑 대회'가 열렸다. 이런 저런 이유로 서럽고, 어쩐지 마음 짠해지는 동물들이 무려 122마리나 출전했다. 세상 모든 동물 중에서 무는 힘이 가장 강하다는 바다악어가 반대로 입을 벌리는 힘은 턱없이 약하다는데, 오죽하면 평범한 할아버지가 한 손으로 제압할 수 있을 정도라고. 커다란 눈을 가진 안경원숭이는 눈알이 너무 커서 굴릴 수가 없기 때문에 옆을 보려고 하면 아예 고개를 돌려야 한다고. 눈알 하나의 무게가 뇌와 맞먹을 정도로 무겁기 때문이다. 큰개미핥기는 발톱이 너무 커서 제대로 걸을 수 없고, 황제펭귄은 두 달 동안 발등 위에 알을 품어야 하고, 어떤 하루살이는 어른이 되고 겨우 2시간도 살지 못한다고 한다. 황당해서 키득대고, 놀라워서 감탄하다보면 어느 새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는 아주 재미있는 책이다. 




지구에 처음 생명이 태어난 38억 년 전부터 지금까지 지구 환경의 변화에 따라 수십만 년, 수백만 년에 걸쳐 진화가 이루어져 왔다. 그러한 진화는 수없이 많은 '우연'이 쌓이고 싸인 결과이니, 지금 우리가 이 세상에서 이 모습으로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말 도 안 되는 '기적'인 셈이다. 이 책은 바로 그 '놀라운 진화'를 해 온 생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머러스한 일러스트들과 각 동물들의 말투가 사연의 내용과는 별개로 귀엽고, 장난스럽게 보이지만, 사실 각각의 페이지 안에는 중요한 기본 정보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동물들의 정보와 사연이 모두 쉬운 설명으로 되어 있어 어린이들의 이해를 도와주는 사랑스러운 동물도감이다. 




포유류 중에서 가장 몸집이 작은 동물 중 하나인 땃쥐는 30분마다 식사와 휴식을 반복하며 에너지를 흡수해 체온을 유지한다. 조금만 날씨가 추워도 곧바로 체온이 내려가기 때문에, 3시간만 굶어도 죽고 만다고 하니 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해야 살아남는 동물인 셈이다. 험상궂은 외모와 달리 고릴라는 매우 섬세한 동물이라 강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겨드랑이 밑에서 냄새가 나거나 사람처럼 갑자기 설사를 하기도 한다고. 울퉁불퉁한 근육 속에 가려진 아주 여린 마음이라니... 대반전의 성격이 아닌가 싶다.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경골어류인 개복치는 느릿느릿한데다 이렇다 할 방어 수단도 없기에 암컷이 3억 개의 알을 낳아도 그 중 어른이 되는 건 고작 두 마리 정도라고 한다. 확률로 보면 99.999999 퍼센트가 죽는 다는 건데, 개복치에게 어른이 되는 건 복권 1등에 당첨되는 것보다 10배 이상 어려운 일인 셈이다. 뭔가 슬픈데 웃긴, 안타까운데 귀여운 동물들의 사연은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을 것이다. 




어린이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모으며 '웃기고 유익한 동물도감'의 장을 열어젖힌 '원조'가 드디어 국내에 출간되었다. 출간된 이래로 일본에서 530만 부 판매를 기록한 〈안타까운 동물 자랑 대회〉는 무려 2년 동안 초등학생 인기투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은 초 인기 시리즈다. 애니메이션과 드라마로 제작되었을 정도이니 얼마나 화제였는지 짐작이 될 것이다. 각각의 동물 마다 크기, 서식지, 영어명, 특징 등 프로필이 소개되어 있고, 안타까운 사연과 안타까운 정도가 별점으로 표시되어 있는 동물도감이라 기본 정보도 익히면서 동시에 재미도 찾을 수 있다. 


세상에는 왜 안타까운 생물들이 있는 걸까. 그건 바로 진화 때문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몸의 구조나 능력이 바뀌게 된 것은 다 각자의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함이었으니, 뭐 이런 동물이 다 있냐 싶다가도 어느 순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진화의 개념과 역사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게 해준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자, 누가 누가 제일 안타까운지, 첫 대회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지 궁금하다면 이 엉뚱발랄한 동물도감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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