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양자역학 - 아무도 모르지만 누구나 알아야 할
프랑크 베르스트라테.셀린 브뢰카에르트 지음, 최진영 옮김 / 동아엠앤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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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양자역학을 적용해야 하는 경우는, 입자의 파장이 매우 작아져서 고전 물리학적 모델로는 설명할 수 없을 때이다. 예를 들어 전자와 같은 미세한 입자들의 운동을 설명할 때, 고전 물리학만으로는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때 드 브로이의 공식이 유용하게 사용된다.... 일상적인 것들에는 언뜻 보기에 양자역학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양자역학이 일상생활에서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물질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양자! 화학 반응과 결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양자! 모든 것에 색을 부여하는 것은 무엇인가? 양자!               P.106~107


양자역학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다양한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덕분에 다양한 종류의 과학책들을 흥미롭게 읽는 중이다. 하지만 사실 아주 유명한 물리학자도 '양자역학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양자역학은 결코 쉽지 않다. 이 책은 양자역학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대칭, 배타 원리 또는 불확정성 원리와 같은 몇 가지 기본 아이디어를 이해함으로써 누구나 원자 세계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양자역학이 난해하고 직관에 반하는 학문이지만 그 점을 이용해서 신성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를 밝힌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이 두 개의 서문으로 시작된다는 점이다. 물리학자의 서문과 작가의 서문이다. 케임브리지대학교 응용수학 및 이론물리학과 교수인 프랑크 베르스트라테와 그의 아내인 언어학자이자 극작가인 셀린 브뢰카에르트가 함께 이 책을 썼기 때믄이다. 물리학자인 남편의 글을 작가인 아내가 일상 언어로 쉽게 풀어낸 양자역학에 관한 책은 아마도 이 책이 유일무이하지 않을까. 그만큼 너무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책이었다. 양자역학은 실재하며, 우리는 기술을 급격히 변화시킬 두 번째 양자 혁명의 초입에 서 있다고 양자역학 교수가 말하면, 작가는 세상에 수학과 양자역학이 있지만 삶에는 훨씬 더 복잡한 것들이 존재한다고, 이 책을 읽으며 좌절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이 책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말이다. 그래서 더 부담없이 양자 역학의 세계에 입문해 볼 수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양자역학이라는 학문의 아름다움을 단어로 표현해주고 있어 더 좋았던 책이기도 하다. 




현재 양자역학과 중력은 깊고 넓은 바다로 나뉜 두 개의 대륙과도 같다. 그 사이를 무한한 지평선이 구분 짓는다. 미세한 나노 입자와 거대한 중력의 대립이다. 아스펠마이어는 이 두 세계, 즉 이 두 이론을 실험적으로 화해시킬 수 있는 첫 번째 인물이 될 수도 있다. 실험은 무한대라는 극복할 수 없는 장벽에 부딪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과감하게 도전에 나선다. 모험하지 않으면 성과도 없다... 모든 것을 설명하면서 일관된 이론이 존재한다는 생각은 환상일까? ... 어쩌면 그렇다. 그러나 어쩌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어쨌든, 이론이 맞지 않는다면, 혁명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             P.375~376


양자역학은 1925년 독일의 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가 정립한 이론으로 현대 과학기술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이론이다. 양자역학은 아주 작은 세상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과학이다. 인간의 의식과 평행우주에서 자유의지와 영생에 이르기까지 우주의 삼라만상을 아우르는 이야기이며, 인간의 본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과학적 렌즈이기도 하다. 양자물리학은 모든 현대 기술의 토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자물리학 덕분에 우리는 물질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고, 우주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물질을 만들 수 있으며, 별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망원경 너머 저 먼 우주에 무엇이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시계, 레이저, 의학용 스캐너, 그리고 컴퓨터도 모두 양자물리학 덕분에 세상에 나온 것이다.


이 책은 20세기 초반에 탄생한 양자역학과 그 기원에 대해 이야기한다. 16세기 시몬 스테빈에서 시작하고 그 이후 양자를 둘러싼 500년 역사를 돌아보며, 과학자들의 성과를 하나씩 살펴본다. 갈릴레이, 뉴턴, 해밀턴 경, 에미 뇌터를 거쳐 플랑크와 아인슈타인, 드 브로이, 슈뢰딩거, 하이젠베르크에 이르기까지 과학사를 차근차근 짚어 본다. 이 책은 물리학 책이 아니라 양자역학에 관한 책이고, 양자역학의 본질은 수학이 아니라 그 뒤의 개념이기 때문에 가능한 공식과 수학에서 벗어나 설명하고자 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과학책이 생각보다 너무 술술 잘 읽혀서 놀라게 될지도 모르겠다. 양자역학의 거의 모든 과학적 성공은 리처드 파인만의 "닥치고 계산하라"는 태도 덕분이라는 대목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것은 이론, 실험, 예측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여기서 핵심은 양자역학은 마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어떤 것이 상상을 초월하고 직관에 반하더라도 그것이 마법적인 것으로 간주될 필요는 없다고, 실험을 통해 그것을 입증하면 된다는 뜻이다. 실험 결과가 이론과 일치하면 계속 나아가면 되고, 실험이 맞지 않으면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태도가 결국 과학적 발전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 책은 양자역학의 기초 개념부터 시작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역사적으로 살펴보고, 그 속의 신비한 현상과 수학적 형식을 탐구하는 양자역학 교과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양자역학을 이해해보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이 책으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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