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대 도시 : 로마의 도시 설계와 건설 ㅣ 데이비드 매콜리 건축 이야기 2
데이비드 매콜리 지음, 윤영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기원전 3,500년 경에 등장한 고대 도시는 긴 시간을 거쳐 여전히 현대에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성벽과 건물의 잔해이든, 기둥과 벽이든 유적들은 지금의 우리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불러 일으킨다. 수천 년의 세월이 지난 후에 만나게 된 그것들이 당시에는 어떻게 형성되었던 것일지, 그 시대 사람들은 어떤 생활을 했고, 어떻게 삶을 살아갔을 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매콜리 역시 고대 로마의 도시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대학 시절 마지막 1년을 로마에서 체류했고, 그때의 경험이 인생을 바꿀 정도로 강렬했기에 로마에 관한 책을 두 권이나 더 그렸을 정도라고 하니 말이다.

이 책은 가상의 로마 도시 베르보니아의 계획과 건설 과정을 보여 준다. 로마의 도시 계획가들은 제한된 공간에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최대 인구를 정하고, 성벽을 세운 뒤 도시를 채워 나갔다. 인구가 한계에 도달하면 다른 곳에 새로운 도시를 시작하는 식으로 로마 곳곳에 동일한 시스템이 복제되며 도시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베르보니아는 가상의 도시지만 기원전 300년부터 기원후 150년 사이 로마에 세워졌던 수백 개의 도시를 바탕으로 설계와 건설을 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한때 무역을 하던 마을들을 합쳐 하나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무역 중심지를 만들고자 새로운 도시 건설이 시작된다. 바둑판 모양으로 길을 내어 도시 전체를 나눈 다음, 광장을 계획하고, 공공식수대, 시장, 공중목욕탕과 극장, 원형 경기장 같은 오락 시설의 위치도 정한다. 도시 건설에 가장 많이 쓰일 재료는 돌, 진흙, 회반죽, 나무였다.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일꾼부터 모아야 했고, 다양한 연장들도 필요했다.

먼저 다리부터 만들고, 도시 성벽을 위해 깊은 구덩이를 파고 돌벽을 차곡차곡 올린다. 도시 곳곳으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상수도를 만들고, 아치형 지붕 표면의 벽돌과 벽에는 시멘트를 바르고, 지붕 바깥쪽에는 타일을 붙이는 식으로 수천 년 전의 건축 수준에 새삼 놀라면서 읽었다. 물론 오늘날 같은 현대식 장비는 없었기에, 대부분의 공사들은 완공되기까지 시간이 엄청나게 소요되었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도시를 건설하는 모든 단계들이 그저 놀라웠다. 특히나 원형 경기장 같은 것은 유명 관광지에서나 영상으로 많이 접해본 실체가 있는 것이기에 이 책을 통해 그 평면도와 건축 과정을 보게 되어 굉장히 흥미로웠다. 대체 이런 걸 그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싶었던 것들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칼데콧 연속 수상에 빛나고, 뉴욕타임스, 미국도서관협회,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선정, 크리스토퍼 상까지. 전 세계가 인정한 건축 이야기의 명작, 〈데이비드 매콜리 건축 이야기〉가 세계 최초로 9권 시리즈로 발간되었다.
피라미드, 고대 도시, 대성당, 성, 이슬람 사원, 공장, 마천루, 도시의 지하 세계, 큰 건축물로 구분해 9권의 시리즈로 나왔는데, 고대, 중세, 근대, 현대를 모두 담고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시리즈 중에 비교적 접근이 쉬운 피라미드, 고대 도시, 대성당, 성, 이슬람 사원까지 5권을 입문 편으로 먼저 만나보았다.

1973년 <대성당>을 시작으로 2003년 <이슬람 사원>에 이르기까지 31년에 걸친 데이비드 매콜리의 역작이 처음으로 완결판 세트로 출간되었는데, 담고 있는 내용도 소중하지만, 아름다운 장정으로 소장가치도 뛰어난 시리즈이다. 양장본 겉표지를 벗겨내면 만나는 속표지까지 너무도 감각적으로 디자인되어 근사하다. 후반부에는 용어 해설 페이지를 두어 건축 비전문가들도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매콜리는 건축가의 입장에서 연구하고 분석해 기술, 공학적인 부분들까지 그림에 담았다. 또한 건물을 짓는 당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담아 현장감을 되살렸다. 그림 또한 단면도, 평면도, 조감도,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투시도 등 다양한 유형으로 배치해 더 자세히 건축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건축뿐만 아니라 세계사와 당시의 문명까지 배울 수 있어 더욱 유익한 시간이었다. 아이들이 읽기에도 어렵지 않게, 어른들이 읽기에도 호기심 가득하게 만들었기에 서로 다른 세대가 함께 보며 읽어도 좋을 것이다. 아무것도 없던 땅에서 수많은 사람이 사는 도시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