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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멋대로 급식 뽑기 ㅣ 내 멋대로 뽑기
최은옥 지음, 김무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 멋대로 뽑기' 시리즈 열 한번째 책이다. 스핀 오프인 산타 뽑기 시리즈가 네 권이 별도로 나왔고, 본 시리즈는 친구, 아빠, 동생, 반려동물, 행운, 선생님, 초능력 등등 다양한 소재로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줬었다. 아이가 좋아해서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다 읽었다. 친구, 아빠, 동생, 반려동물, 행운, 선생님, 초능력, 장래 희망, 그리고 날짜까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로 풀어나가는 이야기라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번에 나온 신작은 '급식'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그날의 급식 메뉴가 무엇인지는 매우 중요한데, 좋아하는 음식이 나오면 두 세번 받아와서 먹기도 하지만, 싫어하는 음식이 나오는 날에는 거의 남기기 마련이다. 아직은 골고루 먹지 않고, 편식하는 아이들이 많은 시기이니 말이다.
이야기의 주인공 윤우도 그렇다. 가지는 물컹물컹해서 꼭 상한 걸 먹는 기분이고, 부추에서는 이상한 냄새가 나고, 오이에서는 비누 맛이 난다고, 먹을 게 하나도 없다고 인상을 팍 찌푸린다. 생선조림도 싫고, 김치는 더 싫고, 콩밥도 마음에 안 들고... 친구인 재호도 급식이 먹기 싫은지 깨지락거리는 중이다. 맨날 치킨만 먹으면서 살고 싶다는 윤우와 매일매일 햄버거만 먹으면 좋겠다는 재호는 남은 음식을 잔반통에 죄다 쏟아붓고는 입구로 향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때처럼 점심시간에 윤우는 급식실 옆 구석에 있는 작은 문이 삐걱 소리를 내며 열리는 것을 본다. 열린 문틈으로 붉은빛이 새어 나왔고, 자신도 모르게 문 쪽으로 몸이 끌려 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만다. 기다렸다는 듯 문이 큰 소리를 내며 닫히고, 놀란 윤우가 문을 열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윤우는 그곳에서 급식 포춘 쿠키를 발견한다.
오늘 급식이 마음에 들지 않나요?
원하는 급식 메뉴를 마음대로 골라 보세요.
한 번에 닥 쿠키 한 개만 뽑아야 합니다.
포춘 쿠키를 반으로 가르면 원하는 급식을 마음대로 뽑을 수 있었던 거다. 그렇게 매일매일 불고기덮밥, 닭강정, 햄버그 스테이크, 닭백숙, 돈가스, 갈비찜 그리고 치킨까지... 좋아하는 메뉴만 먹을 수 있게 되는데, 과연 급식 뽑기는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

편식하는 아이들의 식습관에 관한 이야기는 아이들 사이에서 도는 으스스한 소문, 어딘가 수상한 영양사 선생님의 정체에 대한 호기심이 더해져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내멋대로 뽑기 시리즈는 일상 속 아이들의 고민을 살짝 가미한 판타지로 재미있게 풀어 내는데, 굉장히 현실적이면서도 아이들의 바람과 꿈이 이루어지는 기적같은 상황이 잘 어우러져 신나게 읽을 수 있다.
한창 자랄 시기에는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편식을 하지 않게 만들기란 결코 쉽지 않다. 몸에도 좋고, 맛도 있는 음식이 있다면 좋겠지만, 건강한 음식은 대부분 아이들 입맛에는 맛이 없게 마련이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급식을 골고루 먹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 매일 편식만 하다가는 윤우처럼 정말 무시무시한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본다면, 조금쯤은 골고루 먹으려고 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 건 어른인 나의 바람이겠지만 말이다. 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