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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요괴 병원 1 - 요괴도 감기에 걸려요! ㅣ 여기는 요괴 병원 1
도미야스 요코 지음, 고마쓰 요시카 그림, 송지현 옮김 / 다산어린이 / 2024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미네기시 준은 절 뒤에 있는 연못으로 붕어를 잡으러 간다. 하지만 뜰채로 건져 올린 건 조개껍데기로 만든 작은 단추뿐이었다. 단추가 아주 예뻤기 때문에 버리지 않고 주머니에 잘 넣어 두었는데, 그때만 해도 그 단추 때문에 이상한 세계로 끌려 들어가게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붕어는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채 배가 고파서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 준은 익숙한 길에서 낯선 골목길을 발견한다. 좁디좁은 샛길은 집으로 가는 지름길처럼 보였고, 배가 고파 집에 빨리 가고 싶었던 터라 골목길에 발을 들인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걸어도 걸어도 골목은 끝나지 않았다. 그러다 발견한 것은 빛바랜 크림색 건물, 간판에는 <내과, 요괴과 전문 병원>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곳은 요괴들을 위한 병원이었다. 어떻게 보아도 수상한 마술사나 사기꾼처럼 보이는 의사인 호즈키 선생님이 골목길에서 봤던 남자를 상대하고 있었다. 남자는 인간 마을에 놀러 가 볼까 하고 변신했다가, 원래 모습대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말하는 중이었다. 그러다 변신했을 때의 모습에서 뭔가를 잃어버리면 다시 돌아가지 못한다는 의사의 말에, 단추를 분실한 걸 알아차리게 된다. 마침 그 단추는 준이 연못에서 주웠던 그 조개껍데기 단추였다.
그들의 대화를 듣던 준은 자신도 모르게 나서서 단추를 내밀고, 덕분에 호즈키 선생님과 처음으로 대면하게 된다.

마침 응급환자가 있다는 연락이 오고, 호즈키 선생은 준에게 자신이 자리를 비우는 동안 예약 환자가 있기 때문에 잠깐 병원을 지켜달라고 말한다. 그렇게 준은 요괴가 모습을 볼 수 없도록 하는 부적을 등에 붙인 채 홀로 병원을 지키게 되는데, 그야말로 요괴들이 끊임없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몸에 달린 눈 100개가 부산스럽게 여기저기를 두리번 거리는 커다란 점토같은 요괴를 시작으로 등딱지에 생긴 곰팡이를 없애고 싶다는 할아버지 요괴, 잠을 잘못 자는 바람에 목을 집어넣을 수 없게 됐다는 긴목요괴, 쉴 새 없이 재채기를 하는 눈이 하나밖에 없는 커다란 스님.... 그리고 예약한 환자인 달걀귀신까지 등장하는데... 과연 인간 아이인 준은 호즈키 선생님이 돌아올 때까지 무사히 병원을 지킬 수 있을까.

일본 판타지의 거장 도미야스 요코가 <수상한 이웃집 시노다> 시리즈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에 소개하는 작품이다. <여기는 요괴 병원> 시리즈는 벌써 4권까지 출간되었고, 이번에 만나본 것은 그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이다. 평범한 초등학생이 요괴들이 사는 세계에 우연히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 이야기는 세상에 딱 하나밖에 없는 '요괴 전문 병원'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요괴를 치료하는 '인간' 의사인 호즈키 선생님을 비롯해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희귀하지만 어쩐지 무섭게만 느껴지지는 않는 여러 요괴들이 등장해 재미를 더해준다.
요괴도 인간처럼 감기에 걸리고, 어딘가 아파서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는 설정도 신선하지만, 겉모습과는 달리 인간과 비슷한 면모를 보여주면서 느껴지는 친근함이 이 시리즈만의 매력이다. 담대한 성격과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대하는 의사 선생님과 호기심 가득하고 강단 있는 초등학생 조수라는 독특한 조합이 만들어 내는 유쾌한 활약도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자, 앞으로 요괴병원에서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