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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모몬 스토리 1 - 어둠의 기운이 감지되었습니다 ㅣ 이야기친구
공윤희 지음, 박민주 그림 / 창비교육 / 2024년 8월
평점 :
초등학교 3학년인 세민이는 태권도를 다녀와 집에 온다. 일하느라 바쁜 엄마와 아빠 대신 늘 할머니가 집에 계셨는데, 어쩐 일인지 아무도 없다. 이때다 싶어 세민이는 중학생인 오빠 방으로 가서 컴퓨터 앞으로 달려 간다. 평소에는 세민이가 어리다고 못하게 하는 게임을 실컷 하려고 말이다. 아이콘에 그려진 요괴 그림을 보고 단번에 고른 것은 바로 '에모몬 스토리'라는 게임이었다. '예언의 아이'가 되어 감정 요괴인 에모몬을 잡고, 그걸 이용해 사람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시작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알록달록한 에모몬들이 튀어나왔고, 세민이는 신나게 게임을 하다가 어느 순간 실제 게임 세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게임 속 캐릭터가 되어 버린 세민이는 무사히 미션들을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에모몬의 스토리 미션은 총 세가지로 진행된다. 첫 번째 미션은 초등학교 2학년인 준호와 기찬이의 이야기이다. '에모몬 스토리'는 에모몬을 잡기만 하면 되는 게임이 아니라, 그걸 이용해 미션에 나오는 인물들의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게임이었다. 두 친구의 갈등이 심해질 때마다 아이들 몸에서 또 다른 에모몬이 나오곤 했고, 세민이가 잡기에는 수가 너무 많았다. 에모몬의 공격을 피하지 못하면 체력이 빠르게 떨어졌고, 결국 체력이 바닥나면 캐릭터가 죽고 게임이 끝나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의 속마음을 잘 생각해서, 상황에 맞는 에모몬을 사용해야 미션을 클리어할 수 있다.
두 번째 미션에서는 통통한 지수와 살을 빼라는 가족들의 압박으로 인한 갈등이 등장한다. 엄마와 아빠는 지수가 친구들한테 뚱뚱하다고 놀림을 받을까봐 걱정이었고, 동생인 한결이 역시 누나가 무슨 음식을 먹으려고만 해도 눈에 불을 켜고 말리는 중이다. 지수는 날마다 덜 먹겠다고 다짐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아 괴로웠고, 식구들은 끊임없이 지수에게 잔소를 퍼부었다. 세민이는 지수와 가족들 사이를 벌어지게 하는 어둠의 기운 에모몬을 해결할 수 있을까.
세 번째 미션은 편의점에서 벌어졌다. 대학교를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직원 미진이에게 갑질, 진상 손님들이 들이 닥친다. 다짜고짜 반말을 지껄이며 컵라면을 가져오라는 둥 이런 저런 것들을 시키는 진상 아저씨 손님, 탁자 위에 과자 봉지와 그릇들을 잔뜩 어지러둔 채로 그냥 나가려는 아이들, 빨대와 젓가락을 필요한 양 이상으로 들고 가는 뻔뻔한 아주머니 손님 등 개념없고, 시비를 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어떻게 하면 이런 손님들로부터 아르바이트생인 미진이를 보호할 수 있을까. 편의점 미션은 생각보다 어려워 세민이는 진땀을 빼는데, 과연 편의점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게임 미션이 단순히 몬스터를 잡는 것이 아니라, 몬스터가 생겨나는 배경, 사람들간의 갈등, 나쁜 감정이 만들어내는 요괴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된다.
게임을 싫어하는 어린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게임은 소통의 도구이자 삶의 한 영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 요즘 현실이니 말이다. 그러니 누구나 게임 속 주인공이 되어 모험을 펼치는 상상을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이 작품은 그런 아이들의 상상을 현실로 구현시켜준다. 게임과 현실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모험 판타지는 게임 속 미션을 통해 실제 아이들을 둘러싼 갈등을 보여 준다. 성적과 외모 지상주의에 따른 차별과 자기혐오, 손님의 갑질 등 가상의 세계에서 게임 캐릭터들을 통해 만나는 '진짜 현실'인 셈이다. 에모몬이라는 몬스터 캐릭터를 비롯해서 몬스터볼 요괴아이템, 미션에 따른 보상과 레벨업 등 게임 속 세계관이 구체적으로 구현되어 있어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시리즈는 3권까지 나올 예정이다. 레벨이 올라가면서 세민이는 또 어떤 모험을 펼치게 될지 기대해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