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잠든 사이의 뇌과학 - 매일 밤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잠과 꿈에 관한 거의 모든 과학
라훌 잔디얼 지음, 조주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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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꿈이 펼치는 마법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자. 꿈을 꿀 때 우리는 육체를 초월한다. 어느 순간, 더는 침대에 누워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눈을 감고 있지만 앞을 볼 수 있으며, 몸은 가만히 있지만 꿈속에서 걷고, 달리고, 운전하며 심지어는 날 수도 있다. 또한 입은 다물고 있지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 살아 있거나 세상을 떠난 사람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다. 현재에 존재하지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거나 미래로 떠날 수도 있다. 오랫동안 가보지 못한 곳이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장소로 이동할 수도 있다... 매일 밤 펼쳐지는 경이로움, 그것이 바로 꿈이다.           p.12~13


누구나 매일 밤 자면서 꿈을 꾼다. 그것은 악몽이 될 수도 있고, 다가올 일에 대한 예지몽이 될 수도 있으며,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거나, 가고 싶었던 곳을 가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체 왜, 그리고 어떻게 꿈을 꾸는 것일까? 그리고 그 꿈은 정말 의미가 있는 것일까? 이 책은 신경외과 전문의인 저자가 꿈을 꾸는 동안 인간의 뇌는 어떻게 반응하는지, 꿈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어디에서 오는지, 대체 꿈이란 무엇인지 등 다양한 질문에 과학적인 대답을 들려준다. 


수십억 개의 신경세포와 그 사이 존재하는 수조 개의 연결로 이루어진 우리의 뇌가 꿈이라는 현상을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 그 원리를 알고 보면 그 속에 숨겨진 잠재력이 더욱 놀랍게 느껴진다. '꿈에는 의미가 있으며, 나는 우리가 꿈을 꾸기 위해 진화했다고 믿는다.'라는 저자의 말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꿈은 비일관적이고, 무작위적이고, 초현실적일 것만 같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꿈에도 규칙이 있고, 한계가 있으며, 실제로 불안한 감정을 치료해주거나 영감과 창의성과 연결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꿈이 가진 진화적 이점과 가치에 대한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는데, 그 외에도 자각몽과 악몽, 야한 꿈의 기원, 꿈을 조작하는 방법 등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꿈을 해석하려면 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기억해야 한다. 살펴본 것처럼, 꿈은 매일 밤 일어나는 뇌의 활성화와 신경전달물질의 변화로, 고도로 감정적이고 시각적이며 창의적인 사고를 통해 만들어진다. 이러한 감정과 시각적 연결은 나로부터 나오는 것들이다. 따라서 꿈은 자기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 나는 꿈을 이해하기 위해 꿈의 감정적, 시각적 측면, 즉 꿈의 핵심적 특성에 초점을 맞춘 2단계 접근법을 고안해냈다. 이 두 가지 요소를 강조하는 것은 꿈에서 경험하는 시각적, 감정적 경험이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도의 강도까지 도달하기 때문이다.             p.275


악몽에 시달리던 55세 남성이 있었다. 그는 어른이 된 후에도 종종 악몽을 꾼 적이 있었지만, 최근에 악몽을 꾸는 빈도가 너무 잦아 걱정이 된다고 병원을 찾아 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자는 참전 용사인 그가 악몽을 꾸는 것이 PTSD의 증상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그가 꾸는 악몽들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동물들'이었던 것이다. 저자는 그가 자주 꾸는 악몽에 대해 이야기를 듣자마자 그가 조현병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꿈과 깨어났을 때의 환각, 그리고 망상이 섞인다는 그의 증상이 조현병의 증상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꿈을 꾸는 동안 같은 침대에 누워 있던 사람의 얼굴을 때리거나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다행히 정신 질환의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에게 '뇌와 신경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 꿈이 깨어 있는 삶, 즉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힌트를 준다는 것이 매우 놀라웠다. 


우리는 인생의 대부분을 꿈을 꾸면서 보내면서도 왜 꿈을 꾸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살고 있다. 시간으로 계산했을 때 인간이 인생의 3분의 1을 꿈을 꾸며 보낸다고 하니 말이다. 자신은 꿈을 꾸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사실은 꿈을 꾼다. 꿈은 인간의 의지가 아닌 뇌가 벌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았던 꿈이 하는 일들이었다. 꿈은 상상력으로 창의성을 발현시켜주고, 심리적 스트레스에 대항할 수 있게 해주며, 우리에게 닥칠 신체적·정신적 위험에 신호를 보낸다. 그렇다면 꿈이 인간에게 꼭 필요한 정신적 작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가 잠든 사이에 벌어지는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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