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움받을 용기 2부작 북케이스 세트 - 전2권 (10주년 한정판) ㅣ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 지음, 전경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5월
평점 :

인간은 모두 인간관계로 고민하고 괴로워하네. 이를테면 부모님과 형과의 관계일 수도 있고, 직장동료와의 관계일 수도 있지. 그리고 지난번에 자네가 말했지? 더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내 제안은 이것이네. 먼저 ‘이것은 누구의 과제인가’를 생각하게. 그리고 과제를 분리하게. 어디까지가 내 과제이고, 어디서부터가 타인의 과제인가. 냉정하게 선을 긋는 걸세. 그리고 누구도 내 과제에 개입시키지 말고, 나도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구체적이고도 대인관계의 고민을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아들러 심리학만의 획기적인 점이라고 할 수 있지. - 1권, p.177~178
인생의 진리를 구하는 청년이 철학자에게 묻는다. 아무리 지식을 쌓은들 그 토대가 되는 기질이나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고, 대체 왜 인간은 누구나 변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하느냐고 말이다. 철학자는 원인론과 목적론에 대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 주어졌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라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을 쉽고 명쾌하게 들려 준다.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는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일상적인 언어로 들려 준다.

과거 1000년의 도읍으로 번성을 누리던 옛 도시 외곽에 철학자가 한 명 살았다. 인간은 오늘이라도 당장 행복해질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이 납득 가지 않은 한 청년이 철학자를 찾아가 진의를 따져 묵기로 한다. 번뇌로 가득한 청년의 눈에는 세계가 혼돈과 모순으로 가득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계가 믿기 힘들 정도로 단순하고, 인생 역시 그러하다는 철학자의 말이 이해될 리가 없었다.
철학자는 말한다.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 주관적인 세계에 살고 있다고. 그러니 철학자가 보는 세계와 청년이 보는 세계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같은 시대, 같은 나라에서 태어나서 같은 것을 보고 있는데,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청년은 반발한다. 하지만 철학자는 청년이 세계를 복잡하게 보는 것은 스스로가 그렇기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자신부터 변한다면 세계도 단순하게 변할 거라고 말한다. 청년에게는 철학자의 주장이 모두 허황된 소리로 들릴 뿐이었다. 과연 철학자는 그의 말에 거부반응부터 보이는 청년을 설득시킬 수 있을까.

가령 지금 자네가 인생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하세. 자신을 바꾸고 싶다고 하자고. 하지만 자신을 바꾼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나'를 포기하고, '지금까지의 나'를 부정하고, '지금까지의 나'가 다시는 얼굴을 내밀지 않도록, 말하자면 무덤에 묻는 것을 의미한다네. 그렇게 해야 겨우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날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아무리 현실에 불만이 있다고 해서 '죽음'을 택할 수 있을까? 바닥이 보이지 않는 어둠으로 뛰어내릴 수 있을까? ...... 그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네. 그래서 인간은 변하지 않으려고, 아무리 괴로워도 '이대로 좋다'고 생각하는 걸세. 그리고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을 긍정할 수 있도록 '이대로 좋은' 이유를 찾으면서 살아가는 거라네. - 2권, p.72~73
2권은 <미움받을 용기>로부터 3년 후의 상황을 다루고 있다. 철학자와의 대화를 통해 아들러 사상에 감화되어 부푼 마음으로 아들러의 생활양식을 실천하려고 돌아갔던 청년이 다시 철학자를 찾아온다. "당신의 말은 모두 거짓말이다. 아들러의 사상은 현실 사회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그저 이상론에 불과하다."며 화가 잔뜩 난 상태로 말이다. 어쩌면 책을 읽은 독자들 역시 청년처럼 아들러의 사상은 이해할 수는 있지만 실천할 수는 없다고, 비슷한 의문을 가졌을 지도 모른다. 그러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 집필된 2권은 그래서 더욱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내용들로 가득하다.

물론 2권에서도 청년은 끊임없이 딴지를 걸고, 시비조로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철학자의 대답에 반박하기도 하면서 독자들의 역할을 대신해준다. 덕분에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바깥세상과 격리된 철학자의 서재를 나가면서 단단한 마음으로 현실의 문을 열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다.
전 세계 1000만 부, 국내 판매 200만 부를 넘어서며 아들러 열풍을 일으켰던 <미움받을 용기>가 출간 10주년을 기념해 한정판 북케이스 세트로 출간되었다. 세련된 색감이 돋보이는 북케이스와 표지 디자인, 그리고 따뜻한 삽화로 새 옷을 입어 소장용으로도, 선물용으로도 너무 좋다. 2014년 출간 당시 역대 최장기 51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제목까지 하나의 상징이 된 인생책으로 등극했던 작품이라 읽어 보지 않았더라도 제목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대체 왜 이 책이 그렇게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현대의 새로운 고전이 되었는지 궁금하다면, 이번 기회에 만나보면 좋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