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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지 않아도 빤짝이는 중 - 놀면서 일하는 두 남자 삐까뚱씨, 내일의 목표보단 오늘의 행복에 집중하는 인생로그
브로디.노아 지음 / 북폴리오 / 2024년 5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525/pimg_7694311454305096.jpeg)
노아는 맡은 일을 철저히 실행하면서도, 일과 개인적인 삶을 확실히 분리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그 결과 언제나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프로페셔널로서의 이미지를 지킨다. 일을 대하는 자세 외에도 많은 부분 나와 다른 모습에 처음에는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라는 생각을 자주 했는데, 오랫동안 그를 지켜보면서 '내가 생각하는 가치가 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구나'하는 진리까지 깨닫고 있다. p.51
성격도, 취향도, MBTI도 정반대인, 그야말로 징글징글하게 안 맞는 친구 사이이라고 스스로 말하는 두 청년, 브로디와 노아의 첫 책이다. 두 사람은 프리랜서 디자이너와 일러스트레이터로 각자 본업을 하면서 '삐까뚱씨'라는 여행 유튜버로 함께 활동하고 있다.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인터넷만 있으면 그곳이 사무실이 되어 한국에 있는 사람들과 일을 할 수 있는, 이른바 '디지털 노마드'의 삶이라니 부럽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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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하며 일하는 프리랜서, 노마드워커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했던 이들이 많을 것이다. 여행하며 일하는 삶이란 누구나 한번쯤 꿈꿔본 로망이기도 하니 말이다.
이 책은 브로디와 노아, 두 사람의 인생 여정을 유쾌하고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다. 취업도, 결혼도, 노후 대비에도 별 관심이 없는, 내일의 목표 같은 것들보다 오늘의 재미를 따라 살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는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어 오면서 만들어낸 것이기에 누구보다 현재에 충실하다. 하고 싶은 건 웬만하면 곧바로 실행에 옮기고, 재미있게 사는 것이 목표라고 당당히 말하면서 말이다. 국내 핫한 브랜드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실력파들답게 직접 개발하고 그린 일러스트로 표지를 그렸고, 내지 곳곳에서도 귀여운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여기서 만날 수 있는 삐까뚱씨 캐릭터는 이 책을 집필하는 와중에 새로 개발한 것이라고 하는데, 두 사람의 성향과 매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면서 개성 넘치는 캐릭터라 아주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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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살다 보니 알게 되었다. 위에서 말한 공통점을 제외한 모든 것이 안 맞는다는 사실을…. 처음에야 ‘우리는 잘 맞아!’ 하는 분위기를 유지하고자 다소 강박적으로 배려를 하느라 실체가 가려져 있던 거였다. 일단 MBTI부터가 나는 ENFJ, 노아는 ISTP로 단 하나의 알파벳조차 맞지 않는다. 같은 상황에서 생각하는 회로 자체가 아예 다르게 작용하다 보니 물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대개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식으로 대화가 마무리된다. 우리의 결론은 늘 이렇다. “그래, 너도 맞고 나도 맞다. 그렇지만 너도 틀리고 나도 틀리다.” p.163~164
두 사람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렇게까지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사는 청춘들이 있을까 싶어 부럽기도 하지만, 그들에게도 또래들이 겪는 고민과 숨기고픈 이야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이 책에는 어디에서도 밝히지 않았던 진솔하면서도 내밀한 이야기까지 만날 수 있었는데, 낭만 가득한 삶 이면의 현실이 오히려 더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피씨방에서 여행 블로그 콘텐츠를 구경하는 것이 낙이던 평범한 청년이 여러 시행 착오를 겪고 여행 블로그를 개설해 운영하게 되고, 신인 일러스트레이터로 만든 첫 캐릭터로 유명 브랜드와 협업하고 해외 진출까지 성공하게 되는 스토리는 미래에 대한 원대한 꿈 없이도, 지금의 재미와 현실에 주어진 것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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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때그때 재미있는 일을 했고, 그러다 보니 또 다른 기회가 생기고 경험이 쌓이면서 지속적으로 재미있는 일도 하고 돈도 벌고 있다는 이들의 상황이 모두에게 적용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처럼 '하고 싶은 게 생기면 바로 실행에 옮기고, 재미있을 것 같으면 현실적인 울타리 안에서는 무조건 하고 본다'는 마음 가짐이야말로 청춘들에게 꼭 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책임져야 할 부분이 더 많이 생기고, 경제적인 부분이나 체력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야 할 나이가 되기 전에, 그러니까 아직 젊을 때만 해볼 수 있는 마음가짐이니 말이다.
미래에 대해 무책임해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각자가 선택한 인생에 대해서만큼은 가장 책임감 있게 살고 있는 것이 브로디와 노아 두 사람일 것이다. '나는 재미있는 걸 택하며 살았지만, 허투루 하진 않았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는데, 그만큼 자신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다는 뜻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로만 꿈꿔왔던 삶을 실현하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