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우리에게 일어난 일
에밀리 보레 지음, 뱅상 그림, 윤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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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났는데, 슬픔에 잠겨 있는 엄마를 발견한 아이. 아무래도 펑펑 운 것 같은데,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그러고 보니 듀크도 보이지 않는다. 듀크는 크고 멋지고 웃기고 완벽한 우리 집 슈퍼고양이이다. 듀크는 어디 있느냐는 질문에 엄마는 듀크가 떠났다고 대답한다. 갑자기 듀크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 




엄마는 구름 사이로 기다란 사다리가 내려와 듀크가 하늘로 올라갔다고 했다가, 사실은 아빠가 파 놓은 두더지 함정 아래 땅으로 쏙 들어가 사라졌다며 엉뚱한 이야기를 지어낸다. 엄마는 듀크가 아파서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도저히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너무 슬프고 무서워서 차라리 이야기를 지어내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고 엄마는 말한다. 아이와 엄마는 듀크를 잃은 슬픔을 잘 극복해낼 수 있을까.




빨간 망토를 휘날리며 파란색 점프수트 차림으로 등장한 아이는 엄마의 슬픈 감정을 지켜보다, 듀크가 가족 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어서 등장한 아빠 역시 아이에게 듀크의 행방을 엉뚱한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듀크가 빨간 망토랑 반짝이는 장화를 신고 새처럼 하늘을 날아 갔다는 설명을 듣던 아이는 아빠에게 이렇게 말한다.


"아빠! 무서워하지마. 우리가 있잖아."


엄마와 아이는 눈물에 젖은 채 웃음을 터뜨린다. 그리고 그들 세가족은 서로를 꼭 껴안는다. 그렇게 가족은 슬픔을 나누는 법과 극복하는 법을 천천히 배워 나간다. 




작가인 에밀리 보레는 네 살배기 아들에게 반려묘의 죽음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던 개인적인 경험에서 이 그림책을 썼다고 한다. 과장된 캐리커쳐 스타일로 코믹하고 귀여운 그림들이 슬픈 감정과 마주했을 때 어쩔 줄 몰라 하는 사람의 마음처럼 느껴졌다. 누구에게나 소중한 존재가 있을 것이다. 반려동물이든, 사람이든 그렇게 소중한 존재의 죽음을 겪는 다는 것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그림책은 죽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현명하고, 사랑스럽게 보여준다. 이 작품과 함께 우리가 사랑했던 존재는 죽어서 어떻게 될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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