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을 받아들일 때 얻는 것들
나카무라 쓰네코.오쿠다 히로미 지음, 박은주 옮김 / 북폴리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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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 불필요한 인간관계는 늙음을 의식하기 시작하는 50대부터 하나씩 내려놓으면 편해질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 사회인으로서 생활하는 것도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자녀들은 부모 품을 떠나 독립하니 지켜야 하는 것들이 점점 적어지죠.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제껏 무리해서 만나야만 했던 사람도 줄어들겠죠.
나키무라 : 그래요. 나이를 들수록 생활을 위해, 자녀를 위해, 가족을 위해 참을 일이 점점 줄어들지요...                p.83~84

 

'늙음'은 누구나 피해 갈 수 없다. 하지만 의료기술의 발달로 고령화 사회가 되자, '100세 시대'라는 말로 미리 노후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인생 100세 시대라는 말은 듣기에는 좋지만, 노년기는 한참 일할 때와는 다른 고민과 심신의 변화가 찾아오게 마련이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우리 몸의 시스템은 40대 이후로 확연하게 달라진다고 하던데, 주위를 둘러보면 40대가 되면서 확실히 체력이며, 건강이 달라진 걸 느꼈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40대가 되면 성호르몬과 신체활동량이 줄어들면서 근육 및 근력이 저하되고 생체 효소의 활성도 떨어짐에 따라 다양한 생리적 변화가 일어난다는데.. 이는 50대, 60대가 되어가면서 점점더 가속화 될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종종 하지만, 그렇게 나이를 먹으면서 좀더 자신의 삶에 집중하고, 에너지 넘치게 삶을 대하기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한해 한해 지나며 책임감도, 스트레스도 누적되고, 건강도 예전 같지 않아지니 말이다. 그러니 나 자신을 좀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조금 더 현명하게 나이 드는 것의 즐거움을 배우고, 그로인해 얻게 되는 것들에 대해 배울 필요도 있고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두 저자가 나이를 먹으면서 늘어나는 삶의 경험, 세월과 함께 켜켜이 쌓인 연륜을 고스란히 대화에 담아내고 있어 40대 이후의 독자들에게는 큰 위로가 되어줄 것 같다.

 

 

 

나카무라 : 그렇지요. 하고 싶은 일을 미루는 것만큼은 피하는 것이 좋답니다. 남에게 폐가 되지 않는 선에서는 마음껏 해보면 좋겠어요.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요. 보통 우리는 동조 현상에 휘둘리기도 하는데요. 조금이라도 주위 사람과 다르게 행동하면 '괴짜'라고 부르기도 하고 '제멋대로 행동한다'고 말해요. 사회 분위기상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미루는 게 더 좋지 않다는 걸 염두에 두었으면 해요. 최대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나간다면 평균수명보다 짧은 생을 맞이하더라도 후회는 남지 않을 거예요.               p.145~146

 

이 책은 90대의 정신과 전문의와 50대 정신과 전문의가 만나서 '어떻게 나이 든 삶을 맞이할 것인가'에 대해 나누는 대화를 담고 있다. 나카무라 쓰네코는 90세까지 풀타임으로 진료 업무를 계속 했고, 이제 92세로 은퇴하고 평온한 여생을 보내는 중이다. 오쿠다 히로미는 원래 내과 전문의였으나 2000년에 나카무라 쓰네코 선생님을 만나 정신건강의학과로 전과했고,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두 사람은 일적으로도 삶적으로도 선배이자 후배로 깊은 교감을 나누는 관계라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책 속 질문과 조언이 더없이 편안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중년과 노년의 변곡점에 서 있는 오쿠다 히로미가 중장년층을 대신해, 90대의 삶도 적극적으로 꾸려가고 있는 나카무라 선생님에게 질문을 하고, 의견을 구한다. 두 사람 사이에 무려 40여 년이라는 세월의 차이가 있지만, 각자 살아온 삶이 다른 것을 뛰어 넘어 공감되고 교차되는 부분들도 많아서 더욱 훌륭한 대화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요즘은 나이와 상관없이 정정하게 계속 일을 하고, 활동을 해내는 노년들이 많은 편이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 내가 나이를 많이 먹었다 싶으면서도, 어느 순간 아직 남아 있는 인생이 더 길구나 새삼 느껴진다.  그렇다면 긴 인생, 나는 어떻게 나이 들어야 할 것인가 고민하게 된다. 노화, 고독, 관계, 죽음 등 누구나 노년을 앞두고 고민하게 되는 부분들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이든다는 것의 의미, 어떻게 나이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 나이 듦을 받아들일 때 얻는 것들, 그리고 인생의 마지막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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