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분 사용법 - 불안을 다스리고, 자존감을 높이는 100가지 심리 도구
사샤 바힘 지음, 이덕임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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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상황을 묘사하려고 할 때 우리는 주관적 해석에 빠지기 쉽다. 예를 들어 '상사가 내 보고서의 오타를 지적했다'라는 객관적 진술과 '이 돼지 같은 자식이 나를 또 끝장내려고 하는 군!'이라는 주관적 해석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생각과 감정의 차이가 늘 자명한 것은 아니다. 일례로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는 '느낌'이 아니라 '생각'일 뿐이다. 이 경우에 상응하는 감정은 아마 두려움이나 수치심일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관찰할 때 자기가 쓰는 표현에 주의를 기울이고 생각과 감정을 분리해보자.         p.99~100

 

수십 개의 알람을 맞춰 놓고, 매일 해야 할 일들의 리스트를 체크하고, 데스크 달력은 일정들로 빽빽하고, 이번 주 안에 끝내야 할 일과 다음 주에 해야 하는 것들로 늘 몇 주 분량의 스케줄을 따라가다 보면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대체 나는 왜 이렇게 '해야만 하는 일'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는 걸까. 그러다 보니 늘 여유가 없고, 쫓기듯 뭔가를 하게 되고,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최근에는 거기에 더해 지독한 감기로 고생 중이라 스트레스 지수가 더 높아지는 참이었는데, 그런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을 만났다.

 

이 책은 100가지 심리 도구를 활용해 내 감정을 인식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독일인이 사랑하는 '마음 주치의' 사샤 바힘은 진료실 안에서 VIP 환자들에게만 처방되던 비밀의 심리 도구를 이 책에서 공개하고 있는데, 불안을 다스리고, 충동을 조절하고, 고민에서 벗어나고, 우울을 떨쳐내고, 두려움을 이해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개인적으로 지금의 내게 꼭 필요한 도구는 32번이었는데, '반드시 해야 해'라는 생각을 과감히 삭제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100가지 심리 도구들은 결심, 변화, 자존감, 행복, 관계라는 다섯 개의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있고, 또 그 속에서 네가지 챕터별로 구분되어 있어 필요할 때마다 찾아 보기에도 좋다.

 

 

 

삶은 끊임없이 도전 과제를 던지며 우리를 어렵게 만든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나 아픈 몸, 복잡한 인간관계는 에너지를 빠르게 고갈시킨다. 갑자기 삶이 무겁게 여겨지고, 나를 한없이 땅으로 끌어내리는 무거운 추가 목에 걸려 있는 듯하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나에게 균형점을 찾을 힘이 있다는 사실을 잊기 쉽다. 그 힘이란 어려운 상황의 스트레스를 헤쳐나가기 위해 활성화할 수 있는 에너지원, 아니면 그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자신을 강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저울을 상상해보자. 스트레스로 가득 찬 저울의 다른 한쪽에 에너지원을 올려놓는다면 저울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p.226

 

어째서 수많은 사람들은 새해만 되면 다이어트에 도전하고, 끝내지 못할 영어 공부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일까. 대부분 제대로 성공한 적이 없는, 언제나 효과를 거두지 못하거나, 실패로 끝이 나는 것들을 말이다. 저자는 우리가 실은 단 한 번도 성공한 적 없는 전략에 지금껏 의지해왔다는 사실부터 지적한다. 그리고 새해 결심이 번번이 수포로 돌아가는 이유는 대개 우리가 스스로에게 가하는 압박과 스트레스 탓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무한 반복되는 굴레에서 우리를 구해내기 위해 몇 가지 간단한 심리 도구를 활용해 지켜지지 않는 결심의 유효성과 배년 반복되는 습관을 확인해, 뭐라도 다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외에도 걱정을 달래고, 우물쭈물과 작별할 수 있도록, 책임감의 함정에서 벗어나고, 자존감을 높이고, 잡생각을 버릴 수 있도록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 새로운 습관을 만들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끌어 준다.

 

심리 치료사는 다들 커다란 도구 상자를 하나쯤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심료 치료 과정에서 환자들을 위해 그 속에 있는 올바른 도구를 찾아 사용하다보면, 어떤 면에서는 심리 치료사 자신이 마치 마술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한 마술 쇼는 대개 VIP 관객들을 위한 것으로, 집장권으로는 진단서가 필요하다. 행복한 삶을 위한 비밀 처방전은 굳게 닫힌 진료실 안에서, 예약 환자에게만 조금씩 공개된다. 그러니 우리가 이 책을 통해 바로 그 비밀의 도구 상자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이 책 한 권이면 이유 없이 우울하거나, 짜증이 솟구치고, 부정적 감정들로 마음의 나사가 풀리기 시작할 때, 빠르게 응급처치를 도와줄 수 있는 심리 도구들을 곁에 두는 셈이니 든든하지 않은가. 더 이상 내 기분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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