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살이도 프로의 영역 혼자살이
가마타미와 지음, 스즈키 나쓰코 옮김 / 비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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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경 3미터의 카오스>라는 작품으로 만났던 가마타미와의 신작이다. 저자는 '혼자 사는 가마타미와의 반경 3미터의 카오스'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 블로거이자,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전작에서는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특이하고, 재미있는 사람과의 에피소드를 탁월한 만화 센스와 유머 감각으로 보여주었었다. 이번에는 자취 20여 년의 노하우를 총망라한 '혼자살이'만화를 시리즈로 선보인다. 이번에 <혼자살이도 프로의 영역>과 <혼자살이도 신의 레벨>이 동시에 출간되었고, 곧 <혼자살이도 궁극의 경지>도 나올 예정이다. 취미이자 특기가 혼자살이라고 해도 될 만큼 전혀 질리지 않고 좋다고 말하는 저자이기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졌다.

 

 

하루의 업무를 끝내고 지친 저녁, 사람 만날 기분도 아니고, 놀 체력도 없을 때는 일단 편의점에 간다. 궁금했던 만화 속 감자칩을 사들고, 오랜만에 '우리집 영화제'를 열기로 한다. 간단하게 술도 하나 사고, 안주도 사고, 집에 있던 간단한 음식들을 준비하면 끝. 손이 닿는 곳에 안주랑 술, 의자는 푹신한 걸로, 불 끄고 화면 밝기 조절하고, 중간에 추워지지 않게 수면양말 신고 담요도 준비, 휴대전화는 매너 모드로 설정.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자신도 모르게 '고마워 세상아!'를 외치게 되는 행복한 시간. 하루 종일 지친 마음이 노곤해지고, 떨어졌던 텐션은 점점 올라간다.

 

혼자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뜰한 살림을 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마트 반값 세일 타임은 놓칠 수 없다. 오죽하면 '반값 스티커'를 본 것만으로 연애할 때도 나오지 않던 아드레날린이 분출된다고 할 정도이니 말이다. 그렇게 많이 산 반찬들은 바로 하나씩 양을 나눠서 냉동, 그 외 냉동을 못하는 음식들은 그날 저녁에 먹으면 된다. 작가는 일이 바빠 놀러 가지도 못하던 시기에는 모든 스트레스를 마트에서 발산했다고 하는데, 공감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원하는 타이밍에 마음껏 욕조를 차지 할 수 있다거나, 아무리 이상해도 내 스타일로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자유, 허접한 룸웨어를 마음껏 입고 활보할 수 있는 등 혼자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상의 소소한 재미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마트 반값 세일 타임을 놓치지 않고, 감기에 걸렸을 때 유용한 음식들을 구비해두고, 냉장고에 있는 재료만으로 간단하게 요리할 수 있는 레시피, 효과적인 절약 팁 등 오랜 세월 축적한 자취 노하우들도 만날 수 있다.

 

자꾸 혼잣말이 늘어난 끝에 집 안 물건과 대화를 하기도 하고, 가전제품이 줄줄이 고장 나서 당황하기도 하며, 집안일에 게을러져서 벌레가 출몰하는 등 좌충우돌 에피소드들도 재미와 공감을 함께 안겨준다. 

 

 

마지막에는 번외편으로 혼자살이 가마타미와의 즉석 만남이라는 코너가 수록되어 있다. 혼자 집에 있어도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나, 밖으로 나가면 더욱 이상한 일이 가득했습니다, 로 시작되는 이 에피소드들은  <반경 3미터의 카오스>를 읽었다면 더 반갑게 보게 될 것 같다. 새벽에 만난 취객과의 초현실적인 장면, 이케부쿠로 옷가게 점원의 은근 무서운 옷 추천 멘트, 속옷 피팅룸에서의 황당했던 만남, 너무 솔직한 미용사, 피트니스장에서 만난 독특한 할아버지까지... 그야말로 일상이 코미디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혼자살이의 매력을 느끼게 되어 독립을 꿈꾸게 될 수도 있고, 그 동안 혼자 살면서 겪었던 어처구니없는 실패담들이 떠올라 웃으면서 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갈수록 1인 가구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다, 갈수록 싱글 라이프를 꿈꾸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오로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일상을 한 번쯤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지금 혼자 살고 있거나, 언젠가 혼자살이를 꿈꾸고 있는 당신에게 적극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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