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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 탐정 클럽 3 - 꿈꾸는 괴물들의 밤 ㅣ 흡혈귀 탐정 클럽 3
한주이 지음, 고형주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5월
평점 :
'역시 흡혈귀들과 진정한 친구는 될 수 없나 봐. 나만 평범한 인간이니까.' 갑자기 눈가가 시큰거렸다. 탐정 클럽 멤버들과 함께 지낸 요 몇 달은 정말 즐거웠다. 즐거웠는데..... 전부 한여름 밤의 꿈이었던 거야. 잠에서 깨어나면 흐릿한 기억만 남긴 채 증발하는 꿈. 우리의 여름은 오래전에 끝났다. 이제 10월도 마지막 날이었다. p.15
정체불명의 짙은 안개가 만월시를 둘러싸고 있다. 연구진이 안개의 출처나 발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까진 아무것도 밝혀진 점이 없다. 만월시의 시민들은 깊은 잠에 빠져 버렸고, 안개 때문에 헬기를 띄울 수도 없었으며, 만월시 안으로 들어만 가면 연락이 끊기는 바람에 더는 지원팀을 보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정부는 이러한 현상을 '영원한 밤 증후군'이라고 부르기로 하고, 만월시를 임시 격리 구역으로 지정한다.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흡혈귀 탐정 클럽 뿐이었다.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되었고, 만월시의 시민들은 완벽히 고립되어 있는 상태였으니 말이다. 탐정 클럽을 제외한 만월시의 모든 사람들이 깊은 잠에 빠져 버린 데다, 구미호 교장 선생님마저 버티지 못하고 깨어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시리즈 첫 번째 작품에서부터 흡혈귀 탐정 클럽을 위협해 온 '불행 포식자'가 본격적으로 정체를 드러낸다. 게다가 '괴물 사냥꾼'까지 나타나서 흡혈귀들을 위협한다. 영원한 밤 증후군을 저지른 것이 바로 흡혈귀들이 아니냐고 의심하면서 말이다. 과연 태협과 흡혈귀 친구들은 괴물 사냥꾼의 방해에서 벗어나 불행 포식자의 음모로부터 세상을 구해낼 수 있을까.
"물론, 현실과 한 겹 다른 차원에 존재한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세계를 이루는 구조는 완전히 달라. 거울 세계가 오직 거짓으로만 이루어졌다면, 여긴 정반대인 '진리 세계'거든. 여기에선, 헉,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게 되지...... 진실로부터 눈을 가리던 것들은, 보이지 않게 되고 말이야......" p.75~76
평범한 초등학생과 흡혈귀들의 탐정 활동을 그린 <흡혈귀 탐정 클럽> 그 세 번째 이야기이자, 시리즈 완결편이다. 정직하고 선하며 심지가 곧은 어린 흡혈귀 제이, 상대의 눈을 바라보면 최면을 걸 수 있는 리더, 청각이 뛰어나서 아주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는 엔, 냄새로 상대방의 감정이나 인격을 파악할 수 있는 케이, 사람과 흡혈귀의 혼혈로 괴력을 소유한 미나, 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마법 능력을 물려받은 마녀 은유, 그리고 평범하고 겁 많은 초등학생인 태현이까지.. 한밤중 달이 떠오르면 학교에서 비밀스럽게 열리는 흡혈귀 탐정 클럽의 멤버들은 많은 거짓 속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인간 세상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뭉쳐 왔다.
사실 흡혈귀들의 모임에서 '인간'으로 멤버가 된 태현은 사실 겁 많고 무서운 일이라면 피하고 싶은 소심한 초등학생이다. 하지만 친구를 돕기 위해서 낯선 세계 속으로 뛰어들어 모험을 하게 되면서, 두려움에 맞서는 용기야말로 평범한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초능력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이야기에서 탐정 클럽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의 꿈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각자의 마음속에 자리한 깊은 어둠을 마주하게 된다. 그들은 스스로도 몰랐던 내면 깊은 곳의 슬픔과 공포, 불안, 두려움 같은 감정들을 잘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을까. 그리고 전작에서 알려주지 않았던 제이의 비밀 사연도 드디어 밝혀진다.
흡혈귀 탐정 클럽의 멤버들은 전 세계에 뿔뿔이 흩어진 불행 포식자의 봉인을 다시 복구하는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매우 위험하고 언제 돌아올지 기약이 없는 여정이라, 인간인 태현이는 함께 할 수 없었지만, 언젠가는 이들이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사건을 해결할 시간이 다시 찾아 오기 전까지, 잠시만 쉬는 거라고 말이다. 이 세상에 수수께끼가 존재하는 한 흡혈귀 탐정 클럽의 모험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 시리즈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탐정과 흡혈귀가 함께 등장하는 이야기인데다, 어른이 같이 읽어도 재미있다. 무서운 이야기, 모험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