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복순이
김란 지음 / 소미아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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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이 하루종일 관광선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사람들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돌고래들을 따라다니며 돌고래들의 먹이활동 시간과 휴식 시간을 단축시키고, 무리를 떼어놓아 문제가 된 것이다. 함께 실린 사진 속에는 등지느러미가 잘린 돌고래의 사진이 있어 더 마음이 아팠다. 왜 사람들은 돌고래들이 마음껏 넓은 바다를 헤엄치며 뛰노는 것을 지켜주지 못하는 것일까. 해양보호생물로 지정이 되어 있어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번에 만난 그림책은 제주에서 태어나 마을 앞바다에서 뛰노는 남방큰돌고래를 보면서 자란 작가가 실제 일어난 ‘돌고래 불법 포획 사건’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고향 앞바다에서 잡혀 좁은 수족관에 갇힌 채 4년 동안 강제로 돌고래쇼를 하던 돌고래 제돌이가 고향 바다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듣게 된 작가가 그 기적같은 이야기를 작품으로 쓰기로 한 것이다. 게다가 이 이야기는 제주 남방돌고래뿐만 아니라 아직도 좁은 수족관에 갇혀서 묘기를 부려야 하는 다른 모든 돌고래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제주 섬 바다에는 남방큰돌고래 마을이 있었다. 입이 엇갈린 채 태어난 복순이를 비롯해 돌고래들은 마음껏 헤엄치고 신나게 놀았다. 오월의 햇살에 바다가 반짝반짝 빛나던 날이었다. 복순이는 제돌이, 태산이랑 마을 앞바다에서 놀고 있었다. 그때 고등어 떼가 몰려왔고, 신이 난 세 돌고래는 제일 좋아하는 고등어를 빠르게 따라갔다. 고기잡이배를 조심하라는 어른들의 말은 잊은 채 말이다. 결국 복순이와 친구들은 어두컴컴하고 좁은 수족관에 갇히게 된다.

 

사람들은 돌고래들을 서울에 있는 돌고래쇼장으로 끌고 갔고, 그들은 억지로 돌고래쇼를 위해 동원되었다. 그렇게 죽은 물고기를 먹이로 먹고, 겨우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좁은 수족관에 갇힌 채로 몇 년 동안이나 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일부 사람들이 돌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내자는 운동을 시작한다. 과연 복순이와 친구들은 다시 푸른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까.

 

 

살아 있는 물고기를 먹고 살았던 돌고래들이 썩은 냄새가 나는 죽은 물고기를 먹으며, 넓은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대신 좁은 수족관에 갇혀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된 채로 고통스럽게 살게 된 것이다. 다행히 돌고래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을 본 환경 운동가의 1인 시위를 통해서 돌고래들을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운동이 시작된다. 이후 ‘핫핑크돌핀스’라는 돌고래 환경 단체가 만들어졌고 마침내 2012년 3월, 서울시는 서울대공원의 남방큰돌고래를 바다로 보내기로 결정한다. 돌고래들은 야생 적응 훈련을 거쳐 제주 앞바다의 자연으로 돌아가게 된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복순이와 태산이까지 붙잡힌 지 6년 만에 바다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니 그야말로 뭉클한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아이들은 이 그림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동물권에 대해 배우게 될 것이다. 해양 생태와 동물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여 보호하고 지키려는 노력을 할수록 동물들이 학대 당하지 않고,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돌고래 복순이를 통해 아이에게 자연과 환경의 소중함을 가르쳐 주는 시간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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