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일리아스 - 트로이의 노래 한빛비즈 교양툰 22
동사원형 지음 / 한빛비즈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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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고전 작품들은 이미 읽어 보았거나, 언젠가 읽으려고 책장에 두었거나, 반쯤 읽다가 지루해서 덮어 두었거나 하는 식으로 구매를 했든 빌려 보았든 한 번쯤 접한 적이 있다. 하지만 전혀 읽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이다.  일단 두껍고, 어려워 보이기 때문인데, 이번에 이런 부담을 단번에 해결해주는 책을 만났다. 바로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를 웹툰 형식으로 재구성한 교양만화다.  




이 책은 10년간 이어진 트로이 전쟁 막바지 51일 동안에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총 15,693행의 위대하고도 장대한 서사시 <일리아스>를 제대로 된 고증과 화려한 작화, 그리고 탄탄한 각색을 통해 '교양툰'으로 재탄생시켰다. 지식웹툰플렛폼 이만배에서 10주 연속 1위를 기록한 화제의 교양툰이자, 한빛비즈의 교양툰 시리즈 스물두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작가인 '동사원형'은 고대 서양의 문명을 동경하는 역사 덕후다. 고대 로마사를 좋아해 학회 참석 등 다방면으로 공부하는 작가인 그는 이 작품의 구성과 각색에만 1년 이상 걸렸을 정도로 충실히 고증했다. 덕분에 이 책을 통해 <일리아스>를 처음 읽는다면, 전혀 어렵지 않게, 쉽고, 재미있게 서양문학에서 가장 오래된 위대한 서사시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일리아스>의 주제는 바로 '분노'이다. 원작의 1권 1장 1절의 첫 구절 또한 이렇다.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이다. '사소한 다툼과 오기로부터 시작된 작은 분노, 이로 인해 생겨난 고통과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분노, 분노의 연쇄 끝에서 분노를 수용하고 용서를 통해 평온을 찾는 일련의 과정'이 <일리아스>의 주제라고 이 책은 말한다. 


저자는 <일리아스>가 높으신 분들의 현학적인 문학이 아니라 마치 현대에 사는 우리가 TV 드라마를 보듯 평범한 고대 그리스인들이 듣는 서사시였기 때문에 이러한 주제와 요소들을 넣었다고 설명한다. 덕분에 영웅들을 쉽게 감정이입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과 가까운 존재로 묘사했는데, 내용을 읽다 보면 각종 치정극과 막장 스토리에 깜짝 놀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왜 2천7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일리아스>가 칭송받는 고대 그리스 문학이며, 우리는 대체 왜 <일리아스>를 읽어야 하는 걸까. 이 책이 바로 그러한 의문에 대한 명쾌한 답이 되어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실 <일리아스>는 수백 년 동안 입을 통해 내려온 것을 호메로스가 집성, 정리해 완성한 것이라 분량도 방대하지만 등장하는 인물과 내용도 복잡하기 그지 없다. 트로이 전쟁을 중심 사건으로 온갖 전설들이 덧붙여지면서 완성되었기에 그야말로 길고 긴 이야기라 문턱을 넘기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니 <일리아스>를 처음 읽는다면, 전체적인 구조와 흐름을 잘 설명해주고 있는 이 만화로 먼저 시작하면 어떨까. 


이 책은 복잡한 인물 관계도와 주요 캐릭터 설명, 그리고 그리스군과 트로이군의 지휘관, 민족, 함선의 수, 지역을 도표로 알아보기 쉽게 정리했고,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지도에 표기해 고전 중의 고전인 <일리아스>의 문턱을 제대로 낮춰주고 있으니 말이다. 초판 한정으로 캐릭터 설정, 작업 구상노트, 채색 전 스케치 등이 수록되어 있는 제작 노트를 특별 부록으로 받을 수 있으니 놓치지 말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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