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의 공식 - 첫눈에 독자를 홀리는 역대급 주인공 만들기 어차피 작품은 캐릭터다 2
사샤 블랙 지음, 정지현 옮김 / 윌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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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주인공이라서가 아니다. 히어로는 작품의 얼굴 그 이상이다.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히어로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빌런이 이야기의 갈등이라면, 히어로는 이야기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곧 ‘변화’다. 아무 소설이나 영화를 떠올려보자. 그것이 무엇이든, 전부 처음과 끝이 다를 것이다(물론 예외도 있겠지만). 처음과 끝 사이의 변화하는 과정, 그것이 바로 이야기의 본질이다. 그리고 히어로는 그 변화를 겪는 인물이다. 제대로 그려내기만 한다면, 독자는 히어로와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        p.16

 

이 책은 작가를 위한 사전 시리즈 저자인 안젤라 애커만이 극찬한 ‘어차피 작품은 캐릭터다’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이 시리즈는 빌런, 히어로, 사이드 캐릭터 편으로 나뉘어 출간이 되는데, 먼저 <빌런의 공식>과 <히어로의 공식>이 함께 출간되었고, 곧 <사이드 캐릭터의 공식>도 나올 예정이다. 첫 번째 책인 <빌런의 공식>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바로 두 번째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작법서가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기가 참 쉽지 않은데 말이다. 베스트셀러 소설가이자 작가들의 글쓰기 선생님이기도 한 사샤 블랙은 정말 맛깔나게 글을 쓴다. 스스로 자신이 수준급의 블랙 유머를 구사하는 사람이라며, 작법서를 독파하며 유머 감각까지 체득할 수 있다니 일타쌍피가 아니냐고 할 정도이니 말이다. 특히나 작가 역시 오랜 이야기 중독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어, 더욱 공감하며 읽게 되는 책이기도 했다. 좋아하던 소설이나 시리즈가 끝났을 때 상실감을 느껴본 적이 있다던가, 소설 속에 너무 깊이 빠져든 나머지 왜 내가 소설 속에 있을 수 없는 건지 속상하기도 했다고 하니 말이다. 그렇게 이 세상의 모든 이야기 중독자들을 구원할 히어로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니 정말 지루할 틈이 없는 작법서였다.

 

 

 

왜 히어로를 고문해야 할까? 사실성 때문이다. 현실에서도 그렇지만 소설에서도 원하는 것을 얻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유명한 자기계발서는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준다"라고 하는데, 사실 우리가 일상에서 더 자주 목격하는 건 우주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우리를 시험하고 쓰러뜨리고 장애물을 던지는 상황이다. 따라서 작가는 히어로가 원하는 것을 얻기 전까지 그를 고문할 필요가 있다. 히어로를 괴롭히는 게 괴롭더라도, 주리를 틀고 몽둥이를 마구 휘둘러야 한다. 작가는 때로 무자비할 필요가 있다.         p.136

 

히어로라고 하면 보통 배트맨이나 블랙 위도우 같은 슈퍼히어로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히어로는 장르나 캐릭터의 특징과는 상관없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을 뜻한다. <빌런의 공식>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빌런이 이야기의 갈등이라면, 히어로는 이야기 그 자체'라는 말에 더 집중해서 읽게 되었다. 사실 히어로는 어느 정도 예측이 되는 지점이 많은, 뻔한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했었는데, 사샤 블랙은 히어로가 절대 뻔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완벽한 캐릭터에겐 결함이 있다며 불완전함의 심리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캐릭터 아크를 완성하는 매우 중요한 장치로 '캐릭터가 믿는 거짓'에 대해 알려 주고, MBTI를 이용해 캐릭터의 성격 유형 만드는 것도 해본다. 그 외에도 동기에 디테일을 부여하는 법, 보글러의 이야기 구조 12단계, 캐릭터 아크의 네 가지 원칙, 갈등을 만드는 가장 간단한 방법, 매슬로의 욕구 5단계, 클리셰와 트롭 활용법, 캐릭터 업그레이드하는 법 등 다양한 정보들이 우리를 매력적인 히어로에게로 안내한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해당 내용에 대한 요약, '생각해볼 질문들'과 직접 써 볼 수 있는 연습 페이지가 수록되어 있다. 후반부에는 부록으로 캐릭터의 긍정적 특징과 부정적 특징, 영혼의 상처를 비롯해 다양한 목록을 실어 캐릭터를 만들어 나갈 때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직접 이야기를 쓰는 작가 혹은 지망생들에게는 정말 현실적인 팁들이 가득해 도움이 될 것 같고, 그저 영화나 소설 등 이야기를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도 대단히 흥미롭게 읽힐 수 있는 책이다. 작품의 무대를 찢어놓을 히어로를 탄생시키는 비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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