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지옥에서 왔습니다 - 방송월드에서 살아남은 예능생존자의 소름 돋는 현실고증
김주형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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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나는 게 아닌' 방송 일. 끝나면 또 다시 다음 주 방송이 기다리고 있고, 프로그램이란 마치 생명체 같아서 제작하는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가 없다. 그래서 늘 돌발 상황이 발생한다. 프로그램 제작에는 정해진 일이 있기는 해도, 그 외의 일들은 명확한 경계가 없다. 기본적으로 정해지고 준비해야 하는 일들은 당연히 잘 해야 하지만, 아주 자주 '정말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일이 생긴다... 워라밸이라는 말도 없었지만 완벽히 붕괴된 밸런스로 목동 신사옥이 내 워크이자 라이프였다.           p.88~89

 

SBS 대표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연출했던 시기에 ‘멱PD(멱살 잡고 싶은 PD)’라는 별명으로 사랑받은 예능 PD 김주형의 첫 번째 에세이이다. <런닝맨>을 끝으로 SBS에서 퇴사한 뒤,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 한국 최초 오리지널 예능인 [범인은 바로 너!]를 만들었고, 지금도 유튜브, 각종 OTT 등 글로벌 채널을 오가며 다양한 예능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이 책은 ‘재미있는 지옥’이라 불리는 이 변화무쌍한 예능 콘텐츠 세계에서 20년 동안 예능 PD로 살아온 그의 무모한 도전과 방송가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런닝맨> 제작기와 그 비하인드 스토리, 방송국 퇴사 후 예능 인생 2막, 한국 최초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을 제작하게 된 이야기 등을 들려 준다. <런닝맨>은 김주형 PD의 첫 연출작이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막 시작한 신생 주말 예능 프로그램이었다고 하는데, 그 프로그램이 10년을 훌쩍 넘기며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인기 예능이 될줄은 미처 몰랐을 것이다. 이름표 떼기 추격전, 배신 광수, 월요커플, 유임스본드, 능력자, 하로로, 왕코형님 등 <런닝맨>에서만 볼 수 있는 캐릭터와 설정, 독특한 세계관과 게임들때문에 나 역시 그 긴 세월 동안 여전히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그래서 김주형 PD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더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예능 프로그램이란 게 참 기구하다. 잘되면 정말 좋다. 좋긴 한데, 잘되는 경우에는 끝이 없다. 워라밸 따위는 가슴에 품고 기약 없는 노동 쳇바퀴를 굴려야 한다. 그래도 요즘에는 시즌제 프로그램들이 많이 정착을 해서 좀 나아졌다. 하지만 그때는 그랬다. 죽어야 끝나는 기구한 예능 프로그램의 운명. 유재석 형을 비롯해 여러 연예인들과 사담을 나누던 자리에서도 이 얘기는 단골이었다.
"우리는 잘 안 돼야 끝나. 잘되면 주구장창 계속 해야 돼."       p.166~167

 

대학 시절, 공대생이었던 저자는 방송국에서 일을 할 것 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3학년 여름에 MBC교양국에서 작가로 일하던 동아리 선배 누나의 부탁으로 외국인들 길거리 인터뷰 아르바이트를 하고, 4학년 때 우연히 '방송국 PD 되기'라는 취업특강을 보게 되면서 삶의 방향이 바뀌게 된다. S전자 해외마케팅 부문에 지원해 졸업 1년 전에 이미 합격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전자공학 전공자가 생뚱맞게 방송 PD라니 소식을 들은 과 후배들도 술렁였지만, 그렇게 최종 합격이 되고는 지사파 방송국 공채 PD가 된 것이다. 입사 후에 교양국과 예능을 두루 거치며 천국과 지옥을 경험하는 그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만들어 주었다.

 

지금은 셀 수도 없이 다양한 방송 플랫폼에서 무수한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는 시대이다. 고작 4개 채널이 방송을 독점하던 그 시절부터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급변하는 방송 세계에서 살아남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지상파 방송국부터 글로벌 OTT까지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며 콘텐츠를 만들어온 현장 PD의 진짜 노하우가 궁금하다면, 예능 PD나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꿈꾸고 있다면 재미 지옥에서 살아남은 김주형 PD만의 노하우를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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