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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가드너 4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9월
평점 :
마일로 작가의 미친듯이 재미있는 식물집사 이야기! <크레이지 가드너>가 4권으로 완간되었다. 카카오 페이지에서 연재되는 웹툰으로 45화까지 완결이 되었는데, 지난 3권에서 35화까지 수록되었고, 이번 4권에서 마지막 이야기까지 마무리가 되었다. 매주 재미있게 챙겨보던 웹툰이 연재가 끝나 아쉬웠다면, 그 마음을 종이책으로 달래주면 좋을 것 같다.
특히나 이번 4권에서는 완결 기념 특별 에피소드가 외전으로 두 편이나 수록되었다는 사실! <크레이지 가드너>의 팬이라면 놓치지 말고 챙겨봐야겠다.
<크레이지 가드너>는 식물을 의인화하는 방식으로 파워 넘치는 근육질의 식물도 등장하고, 아기처럼 귀여운 식물도 등장해 재미를 선사하고, 구석구석 식물 키우기에 대한 깨알 같은 팁들도 가득한 '본격 교양 식물 만화'이다. 식물 가드닝에 대한 정말 디테일한 정보들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주는 만화라서 이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식물 이름을 검색하고 있곤 했다.
이번에는 구근식물에 관심이 생겨서 찾아보고 있는 중인데, 수경 재배라는 것도 흥미로워서 조만간 히아신스 구근을 구매할 예정이다. 물론 잘 키울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지만, 마일로 작가의 말처럼 원래 죽이면서 점점 잘 키우게 되는 게 가드닝이라고 하니 말이다. 하핫.
날씨가 풀리자 마자 '식물 사고 싶어' 병이 도지고 말았다는 에피소드도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분명히 식물을 새로 사지 않은지도 꽤 되었고 번식으로 생긴 중복 개체들도 열심히 정리했는데, 식물을 둘 자리가 없어졌다는 게 문제라는데... 어째 딱 내가 느끼는 '책 사고 싶어' 병과 비슷한 상황 같아서 말이다. 늘 사고 싶은 책이 생기는데, 책을 새로 산다고 해도 둘 곳이 없다는 딜레마에 빠지곤 하니 말이다. 식물덕후와 책덕후의 공통점을 찾고 있자니, 세상 모든 덕후들은 분야가 다르더라도 말이 통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그래서 이 시리즈가 그렇게나 공감이 되고, 푹 빠져서 읽을 만큼 재미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SNS만 보더라도 반려식물을 키우는 이들이 너무 많아졌지만, 사실 식물을 돌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햇빛을 많이 보게 해주고, 물만 잘 주면 살겠지 싶겠지만 식물마다 필요한 환경이 달라서 제대로 키워내는 것이 만만치 않으니 말이다. 대체 왜 남들은 멀쩡하게 잘만 키우는데, 우리 집에만 오면 식물들이 죽는 걸까 싶었던 적이 있는 식물 똥손들도 생각보다 많은 편이다. 마일로 작가 역시 시작은 손만 댔다 하면 식물을 죽게 만들었던 '식물 망나니'였으니 말이다. 지금은 수백 개가 넘는 식물을 돌보며 키우는 '식물 집사'가 되었으니, 누구라도 식물 똥손에서 식물 금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만큼 애정을 가지고, 노력을 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말이다.
마일로 작가의 극한 가드너 경험은 기쁨과 힐링, 번뇌와 해탈의 콤보로 식물을 길러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폭풍 공감할 만한 이야기일 것이다. 식물 초보들에게도 극한의 유머와 유쾌함으로 무장한 현실 밀착형 에피소드로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안겨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사실 식물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크레이지 가드너> 시리즈를 읽다 보면 자연스레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본격 식물 뽐뿌질 만화이기도 하다. 언젠가는 꼭 시즌 2가 나오기를, 마일로 작가의 차기작 소식과 함께 기다려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