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가 어딨어? - 아이디어를 찾아 밤을 지새우는 창작자들에게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컬렉터이자 작가이며 치과의사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그랜트 스나이더의 <생각하기의 기술>이 새로운 옷으로 갈아 입고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탐독가로서의 책 소장과 책 읽기에 대한 글들과 작가로서 느끼는 창작의 기쁨과 고통을 함께 담고 있는 <책 좀 빌려 줄래?>로 처음 만났던 그랜트 스나이더의 작품은 최근에 나왔던 <샤워를 아주아주 오래 하자>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나게 되었다.

 

 

세 작품 모두 특유의 위트와 재치가 넘치는 카툰 에세이 형식으로 쓰였는데, 장난스럽고 유쾌하지만 그 속에 뼈 때리는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대목들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그랜트 스나이더의 카툰들은 굉장히 창의적이고, 기발하고, 놀라운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다 읽어도 좋고, 무작위로 골라 아무 페이지나 골라서 읽어도 좋다.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우울할 때, 벽에 부딪친 것 같은 기분일 때도 생각을 전환하고, 바닥을 치고 올라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이디어들이 가득하다.

 

 

이 책은 창작의 기쁨과 좌절, 그리고 그 과정에 대한 통찰력을 시적인 언어와 재치 있는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 헤매는 과정은 결코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기쁨을 느끼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좌절과 우울, 막막함과 공포 사이를 오갈 것이다. 창의적인 생각이라는 것이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니 말이다.

 

그랜트 스나이더는 '날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어떤 과정을 통해 탄생하는지 탐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생각하는 노동의 시간'과 '기술적 연습'이 차곡차곡 쌓여 아이디어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 과정을 만화와 철학과 시를 결합해 보여준다.

 

 

아이디어를 찾는 과정은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기처럼 막막하고, 벽에 부딪히는 것처럼 캄캄하고, 끊임없는 거절의 연속이며,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어야만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천재가 어딨어? 라는 제목처럼, 가만히 앉아서 갑자기 얻게 되는 영감이 아닌, 끊임없는 노력으로 반복해서 이상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노동으로서의 빛나는 아이디어에 대해 그랜트 스나이더는 이야기한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기술 중 하나이며, 다른 작품에서 영감을 받는 위대한 도둑이 될 줄도 알아야 하고, 절망이 좋은 생각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고 말이다.

 

천재에게 필요한 영감은 단 1%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노력과 즉흥성, 열망과 사색, 탐구와 일상의 좌절, 모방, 절망, 순수한 기쁨 등으로 채워 진다. 물론 이는 그랜트 스나이더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이므로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한 컷의 만화 속에도, 단 몇 줄의 문구 속에도 그 모든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나가는 과정과 방법들이 그려져 있다.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디어가 독자들을 매혹시키는 책이다. 지금 아이디어를 구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창작자의 기쁨과 슬픔, 그 모든 애환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