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들의 산책 웅진 세계그림책 224
닉 블랜드 지음, 홍연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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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거대한 고래들이 바다에서 걸어 나온다. 마치 사람처럼 지느러미로 선 채로 땅을 딛고 걸어 나온 것이다. 꽤 많은 고래들이 그렇게 바다에서 나와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들어온다.

 

배가 고프면 생선 가게에서 생선을 잔뜩 사고, 수영장에서 책을 보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구경하며,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기도 한다.

 

 

신문에는 고래들의 이야기가 계속 실렸고, 사람들은 점차 거대한 고래들 덕분에 하나둘씩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엄청난 양의 생선을 먹어치우고 남는 쓰레기들 또한 너무 많았고, 고래들의 무게 때문에 도로들이 쩍쩍 갈라졌다.

 

고래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된 사람들은 점점 고래를 탓하는 목소리를 높여 간다. "고래는 살던 곳으로 돌아가라!" "우리는 고래와 함께 살 수 없다!" 고래는 계속 사람들과 함께 땅 위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애초에 왜 고래들은 바다를 떠나 땅에서 살기로 한 것일까.

 

 

한 아이가 고래에게 묻는다. "고래야, 왜 바다를 떠나 땅에서 살기로 한 거야?" 고래가 슬픈 얼굴로 대답한다. "바다가 온통 쓰레기로 가득 찼거든. 거대한 쓰레기통이 되어 버렸어!" 

 

사람들은 잠깐의 불편함때문에 고래를 쫓아내기 위해 ‘고래 반대 운동’을 벌였지만, 사실 그 모든 것은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에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플라스틱, 비닐봉지 등 다양한 쓰레기들이 바다에 쌓이고, 이렇게 건져내는 바다 쓰레기가 매일 약 3톤 규모라고 하니 어마어마한 양이 아닐 수 없다. 지구 표면의 70프로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다인데, 사람들이 버리는 쓰레기들로 인해 바다가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는 것은 다들 잘 알 것이다. 점점 심각해지는 바다 환경 문제에 대해 무겁지않게, 재치있고 귀여운 방식으로 알려주는 그림책이었다.

 

 

바다에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들을 작은 바다 생물들이 먹고, 점점 더 큰 바다 생물들을 통해 결국 그것은 사람에게 도달하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겠다. 2050년이 되면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거라고 하니, 너무도 끔찍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환경 문제를 다루고 있는 많은 책들이 있지만, 이렇게 고래와 사람들이 공존하는 세상을 통해 그림책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우리 어린이들이 더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극중 상황처럼 고래들이 땅 위를 걸어 다니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일상을 함께 살아간다는 상상은 너무도 사랑스럽고 재미있지만, 고래들이 자신들의 터전인 바다에서 살 수 없게 되어 도망치듯 나온 거라고 하면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그림책은 향유고래, 일각고래, 범고래, 수염고래, 흰고래, 혹등고래, 대왕고래 등 가지각색의 고래들을 등장시켜 아이들에게 우리가 바다 생물들을 지켜줘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득력있게 이야기를 들려 준다. 여름에 읽기에 딱 좋은, 시원하고 사랑스러운 이 그림책을 만나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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