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 두더지한테 아무도 관심 없어 한울림 꼬마별 그림책
남동완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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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두더지는 땅을 열심히 파다 보니 너무 멀리 가버리고 만다. 땅 위로 나와보니 도착한 곳은 깊고 깊은 정글이었다. 얼핏 봐도 만만치 않아 보이는 정글의 동물들은 작은 두더지에게 아무도 관심이 없어 보였다. 다리가 길고 우아한 홍학들은 키가 커서 땅 바닥에 있는 두더지와는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덩치 큰 하마, 커다란 뿔의 말코손바닥사슴, 혀를 날름거리는 뱀, 인상을 찌푸리고 가슴을 쿵쿵 치는 고릴라 등등... 낯선 정글의 동물들 모습에 두더지는 주눅이 들고 만다.

 

 

두더지는 아무래도 잘못 온 것 같은데, 다시 돌아갈까 싶은 마음도 들지만, 그래도 온 김에 혼자서도 재밌게 놀아 보자고 마음 먹는다. 그런데 열심히 놀다 보니 정글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비는 걷잡을 수 없이 퍼부어 바닥에 쌓이고 만다. 비는 그칠 줄 모르고 쏟아졌고, 점점 물이 차오르자 동물들은 정신없이 나무 위로 기어 오른다. 두더지도 간신히 기어올랐지만, 붙잡고 있던 나뭇가지가 똑 부러지고 마는데... 물살에 휩쓸려 내려가는 두더지에게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두더지 살려! 나 좀 도와줘!" 두더지는 목이 터져라 외쳤지만, 그 목소리는 빗소리에 묻혀 사라져 버린다. 물살에 휩쓸려 이대로 떠내려가다가는 아무도 모르게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만 같다. 두더지는 너무 무서웠고, 자신에게 관심없는 동물들이 원망스럽다. 과연 두더지는 어떻게 될까. 낯선 정글 속에서, 무사할 수 있을까.

 

 

알록달록한 색감과 잔뜩 심통이 나 있는 두더지의 모습이 너무 귀여운 그림책이다. 정글의 화려한 색감 속에서 작은 두더지 한 마리가 혼자 이곳저곳을 헤매고 다니는 이야기는 낯선 환경 속에 던져진 한 개인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누구나 새로운 환경에서는 두려운 마음이 든다. 설레는 기분도 들겠지만, 낯설고 알 수 없는 환경에서 겁이 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니 말이다. 어른들도 그런데, 아이들은 더할 것이다. 아이들 역시 학교에서 학년이 올라가거나, 새로운 장소에 가게 되었을 때 낯선 환경을 마주하는 것이 두려울 수 있다. 먼저 친구에게 손을 내미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고 말이다.

 

두더지는 정글의 동물들을 겉모습으로만 판단하고, 쟤들은 나한테 아무 관심이 없다고 혼자 상처받는다. 사실 무심해 보이더라도 속마음은 누구보다 따뜻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먼저 다가가기가 어려웠을 뿐, 실상은 관심이 없었던 게 아닐 수도 있는데 말이다. 지금 혹시 새로운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는 아이가 있다면, 친구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 아이가 있다면 이 책을 같이 읽어 보면 어떨까.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록달록 예쁜 색감의 정글 동물 친구들이 알려줄 테니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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