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술쟁이 사과와 잔소리 할머니 제제의 그림책
휴 루이스-존스 지음, 벤 샌더스 그림, 김경희 옮김 / 제제의숲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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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초록빛깔의 예쁜 사과가 하나 등장한다. 그런데 모습과는 달리 표정이 그리 좋지 않다. "얘는 심술쟁이 사과야. 정말 못된 녀석이지." 라는 말로 소개되는 우리의 주인공은 여기저기 다니며 온갖 심술을 부리는 사고뭉치이다.

 

심술쟁이 사과는 전작인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에서 남의 자리를 뺏거나, 작은 콩이 먹던 음료수를 빼앗아 마시고, 잠자는 고양이의 모자를 훔치고, 지나가는 감자를 진흙탕에 밀어 버리는 등 온갖 못된 장난을 쳤었다.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인 이번 작품에서는 잔소리 할머니가 등장한다. 심술쟁이 사과가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것도 바로 잔소리 할머니 때문이다. 사과 마을에서 가장 나이 많은 할머니가 자꾸 모범 사과가 되라고 잔소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온갖 못된 짓들은 그만 하고, 모범 사과들을 소개해 줄 테니 따라 해보라는 거였다. 그렇게 빛깔이 예쁜 사과 둘, 동글동글 운동 잘하는 사과 셋, 아삭아삭 맛있는 소리를 내는 사과 넷 등을 만나게 되지만, 심술쟁이 사과는 짜증이 난다. "내가 꼭 따라 해야 해요?"

 

 

모범 사과 아홉에다 엉뚱한 파인애플까지 등장해 심술쟁이 사과는 화가 난 상태다. 내가 왜 따라 해야 하느냐는 심술쟁이 사과의 질문에 잔소리 할머니는 "따라 하지 않으면 어쩔 셈이냐?"라고 대답한다. 서로를 노려보며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 두 사과가 마주보고 있는 모습은 어쩐지 웃음이 나올 것만 같은 상황이지만.. 심술쟁이 사과의 표정을 보고 있자니 또 뭔가 장난을 꾸미려는 것 같다.

 

자, 화가 잔뜩 난 심술쟁이 사과는 잔소리 할머니의 말을 듣지 않고, 어떻게 했을까?

 

 

누구에게나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심술을 부리는 심술쟁이 사과도 문제지만, 사실 모범 사과를 따라 하라고 하는 잔소리 할머니의 방식도 꼭 옳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강요하려고 하면 행동의 타당성에 대해 생각하기 보다는 잔소리로 치부하고 듣기 싫어 하는 게 세상 모든 어린이들의 심리이기도 하니 말이다. 특히나 누구는 이렇다더라, 누구는 이런 걸 잘한다더라, 는 식으로 비교를 하기 싫으면 그걸 순순히 받아들이고 따라하겠다고 나설 아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심술쟁이 사과의 모습은 장난기 가득한 아이들의 행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청개구리 심리로 부모들의 속을 썩이는 아이들의 모습이 심술쟁이 사과처럼 보였다. 모범적인 아이가 된다면 좋겠지만, 누구나 다 똑같은 모습일 수는 없다. 심술쟁이 사과 시리즈는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심술쟁이 사과>와 <심술쟁이 사과와 잔소리 할머니>에 이어 또 다른 이야기도 계속 나올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해 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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