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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사는 개미
세진 마비오글루 지음, 괴체 아이텐 그림, 오세웅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2년 1월
평점 :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어느 날 아침, 개미는 먹이를 구하러 나선다.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기고 있었고, 개미는 냄새를 따라 하얀 집의 부엌으로 향한다.
초콜릿이 있을까? 아이스크림이 있을까? 아니면, 과일 케이크가 기다리고 있을까? 달콤한 음식을 좋아하는 개미는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하지만, 문에 거의 닿으려는 찰나에 끔찍한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무시무시한 괴물이 나타나 개미들을 모조리 빨아들이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개미는 너무 무서워서 벽을 타고 올라 간신히 구석으로 도망친다.
눈앞에 보이는 방으로 무작정 도망치고 보니, 크기가 다른 여러 빛깔의 책들이 가득한 곳이었다. 개미는 제일 가까운 책 속으로 숨어들어간다. 그리고 거기서 낱말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책장 속에 가득한 책들에는 저마다의 이야기들이 있었고, 이야기들은 여러 단어들로 만들어져 있었으니 말이다. 수수께끼, 용기, 친구, 신비로움, 종이배, 희망, 두려움, 호기심, 상상력, 마음 등등... 그곳에서 만나게 된 낱말 친구들은 괴물로부터 개미를 구해준다.
'호기심'과 '상상력' 친구는 글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기 시작하고, 글을 쓰면서 개미는 '생각'이라는 친구와 더 친해진다. 그리고 '생각'이 가장 좋아하는 친구가 '질문'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개미는 책 속의 글자 친구들에게 정말 많은 것을 배우며, 조금씩 성장해 간다.
이 그림책은 2020년 터키 최고의 문화상으로 일컬어지는 아이든 도안 문화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이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인데, 독특한 콜라주 기법이 인상적인 그림책이다. 책에 적힌 낱말들과 친구가 되는 개미라는 소재로 풀어 나가는 이야기라 각종 단어들을 비롯해서 펼쳐진 책 모양까지 콜라주로 그림을 완성시키고 있어 귀엽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여러 가지 재료들을 붙여서 만드는 기법이라 더욱 동심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하고, 조각조각 이어 붙이고 크레파스로 쓱쓱 대충 그린듯한 그림들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것 같기도 하다.
특히나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책에 적힌 낱말들을 통해 또 다른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이 너무 흥미진진하다. 아직은 아이들에게 어렵고 낯선 감정인 부끄러움과 절망, 미움, 분노, 실패, 불안 등의 낱말들이 찾아올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럴 때는 용기, 희망, 사랑, 기쁨, 도전, 아름다움,, 마음 등의 소중한 단어들을 부르면 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있어 책과 독서가 공부나 숙제가 아니라 놀이와 친구처럼 느껴지게 해주니 말이다. 개미의 특별한 단어 친구들을 통해 아이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경험을 해본다면 좋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